"300만원 수강료 내도 로펌에만 갈수 있다면.."

"300만원 수강료 내도 로펌에만 갈수 있다면.."

배준희 기자
입력 2011.07.13 07:13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11.07.13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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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첫 배출 로스쿨 1기생, 학점·스펙 경쟁 심화...'생존경쟁' 치열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 위치한 한 고등고시 전문 학원. 이 학원은 최근 7~8월, 2개월 과정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변호사시험 대비 기획 강좌를 마련했다. 민사법, 형사법, 공법, 국제법, 노동법 등 변호사 시험 출제 과목을 현직 변호사나 유명 강사들이 가르친다.

이 가운데 방학기간 2개월 단기 집중 과정으로 개설된 종합반은 선착순 50명 모집에 수강료가 300만원에 육박한다. 이 법학원 관계자는 "과정이 굉장히 타이트 한데 개강 한지 얼마 안 돼 80% 정도가 채워졌다"며 "전원 로스쿨 3학년 재학생들이며 커리큘럼을 묻는 문의전화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내년 첫 배출되는 로스쿨 1기 졸업생들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2년 2월 처음 배출되는 로스쿨 1기 졸업생들은 약 2000명. 이 가운데 75% 정도인 1500명만 변호사 자격증을 딸 수 있다. 하지만 한 과목이라도 100점 만점에 40점 미만을 받으면 과락을 받게 돼 있어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향후 합격률은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다.

이런 가운데 현실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대안이 로펌 외에는 많지 않다는 점도 이들의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법무부와 법원은 각각 200명 규모로 2012년 검찰 및 재판 연구관을 뽑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임용기준도 정해지지 않았다.

김앤장, 태평양, 광장, 세종, 율촌, 화우 등 국내 주요 6대 로펌의 채용 규모는 연간 20~25명 수준이다. 서울대 로스쿨 졸업생만 15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로스쿨 1기생들은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어야 한다.

상당수 대형 로펌들은 방학 기간 심화과정 인턴 제도를 운영하며 실무 능력이 우수하거나 제2외국어가 능통한 학생, 회계사 등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학생들을 우선 선발한다. 서울대 로스쿨 1기생 150명 가운데 이처럼 미리 채용이 확정된 인원은 30~4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변호사시험 성적이 공개되지 않아 로스쿨생들에게 가장 객관적인 스펙은 학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학생들 간에 학점 경쟁도 극심한 양상이다. 일부 로스쿨에서는 시험 답안을 5~10분 정도 늦게 낸 특정 학생을 지목해 공개사과를 요구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서울대 로스쿨 3학년생은 "현실적으로 학점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이라며 "다들 좋은 학점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분위기라 시험 감독 같은 사소한 것들까지 신경을 쓰게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상대적으로 학점 따기가 수월한 계절학기 수업을 신청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계절학기의 경우 절대평가 방식의 수업이 많기 때문이다. 연세대 로스쿨의 경우 한 과목당 수강료가 40~60만원 수준이지만 지난달 인터넷 원수접수가 시작되자마자 마감됐다.

근래에는 이 같은 스펙 경쟁이 1,2학년생들에게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방 소재 한 로스쿨 2학년생 김모씨(31)는 최근 미국공인회계사(AICPA)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고시공부를 하다가 로스쿨에 바로 진학을 했기 때문에 변변한 스펙이 없어서 불안하다"며 "학부 때 전공이 경영학이어서 관련 자격증을 따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로스쿨 A교수는 "로스쿨 출범하고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착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메이저 로펌에서도 점차 로스쿨 출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지금의 논란도 조만간에 불식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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