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사퇴없다… 교육감 소명 다하겠다"

곽노현 "사퇴없다… 교육감 소명 다하겠다"

최은혜 기자
2012.04.18 15:31

(종합)강경선 교수 "법원 판결 몰지성적… 후보자 매수 시도 없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의 소명을 다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곽 교육감은 18일 오후 12시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 일신의 자리가 아니라 교육의 자리를 지키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곽 교육감은 기자회견에서 "제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내가 선거 당시 어떤 부정한 사전 합의와도 관계가 없음을 인정해줬다. 사실 이로부터 검찰의 기소는 근거가 없는 것이며 이미 진실이 승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부정한 뒷돈 거래가 아니어도 대가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 법이라면 그것은 부당하고 위헌적인 법이 아닐 수 없다"며 "법원이 법률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 방향으로' 해석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에서는 진실이 밝혀졌으며 검찰이 처음에 작성한 스토리와 많은 사람들의 편견은 부당한 선입관, 의도적인 시나리오였다"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또 박명기 교수에게 '선의'로 돈을 전달했다는 당초 주장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선거도 다 끝난 시기에 새삼 존재하지도 않는 후보를 매수했다는 '사후후보매수'라는 죄목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박명기 교수에게 돈을 전달하기로 한 것은 인간적 정리에 의한 선의였다"고 말했다.

대법원에 유죄판결이 나면 어떻게 하겠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가정적 질문에 대해 답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최고 사법기관으로서 보다 섬세한 법리 중재를 통해 처벌할 것과 처벌하지 말 것을 구별할 것으로 기대하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혐의로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은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와 곽 교육감 측 변호인도 참석했다.

강 교수는 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대해 "20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 사실관계 이해도나 법적용에서 진전된 측면은 없었고, 오히려 양형만 디자인하는 데 그친 몰지성적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또 "곽 교육감이 박 교수의 힘든 사정을 외면해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고 한다면 선거법위반보다 훨씬 강도 높게 비난받았을 것", "곽 교육감은 후보자 매수를 시도한 적이 없으며 법원이 사후매수행위로 규정짓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깨끗하게 물러나는 것이 교육감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맞섰다.

교총은 "2억원이라는 거금을 상대 후보에게 전달한 것이 '인간적 정리에 의한 선의의 부조'라는 주장에 동의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추후 공직선거에서 사전·사후 후보매수의 악용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법원도 고려한 것"고 주장했다.

교총은 또 곽 교육감이 사퇴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준법정신과 재판결과 존중이라는 법치주의 교육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리보전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교육자의 마지막 양심을 지키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의 학부모단체들과 서울시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곽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했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교육과학교를위한학부모연합·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은 "곽 교육감의 벙어권은 중요하고 박명기 교수의 방어권은 감옥에서 행사하라는 판결이냐"며 "선거사범은 돈을 받은 자보다 돈을 준 자가 중한 처벌을 받아 온 것이 법의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직공무원노조 역시 "교육은 정직성을 생명으로 하는데 이미 두 번의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면 교육자로서는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곽 교육감과 그의 측근 인사들 모두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곽 교육감을 지지하는 단체들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법원의 2심 판결에 '유감'을 표시했다.

'정치검찰규탄·곽노현교육감석방·서울혁신교육지키기 범국민공동대책위원회(곽노현공대위)' 등은 곽 교육감의 무죄를 주장하며 "법리는 없고 극도의 눈치 보기 정치적 판결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전교조 역시 "유죄판결의 근거가 되는 법률이 OECD 국가를 비롯해 국제적으로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1심 재판과정에서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판사의 의견에 따라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곽 교육감은 당초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어버이연합' 소속 회원들의 소동으로 행사가 연기됐다.

이들은 퇴장 요청에도 강하게 항거하며 '돈 주고 교육감 구입한 곽노현 사퇴하라' 등의 팻말을 들고 "왜 비밀리에 기자회견을 하냐", "곽노현은 석고대죄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기자회견은 25분가량 지연됐으며 시교육청 측은 결국 장소를 시교육청으로 변경해 다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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