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갑질 근절, 성숙한 사회로의 첫 걸음

[기고] 갑질 근절, 성숙한 사회로의 첫 걸음

뉴스1 제공
2020.10.29 18:26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 뉴스1
이창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 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 몇 년 전, 모 재벌가의 갑질 사건이 연달아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외신에서도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는 ‘갑질(Gapjil)’이란 단어를 신조어로 등재시키며 관심을 가졌다.

특히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해당 갑질사건을 보도하면서, ‘갑질’이란 ‘중세시대 영주처럼 행동하면서 부하직원이나 하도급자를 학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벌가문이 과거 중세시대의 영주처럼 군림하는 한국사회의 분위기를 표현하며 사회문화가 전근대적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갑질은 재벌가의 부도덕한 행동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가까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막말을 하거나 폭행을 일삼으며, 개인적인 일을 업무시간에 부당하게 지시하고 회식자리에 강제로 참석시키는 등 다양한 유형이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외신들조차도 관심을 갖는 한국의 갑질은 어디서 온 것일까?

다른나라에서는 작금의 성과를 얻기까지 중세 봉건시대를 지나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까지 약 70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그러면서 번영과 쇠퇴를 반복하는 경험을 통해 성숙하고 서로 존중하는 사회문화를 형성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1950년 이후 약 70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다른 나라와 비견될만한 성과를 이룩했다. 이런 압축성장 시기에는 일의 실적과 성장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우리사회에서는 성과가 좋은 사람, 실적을 창출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게 당연시됐다.

자연스레 사회, 직장에서 갑(甲)과 을(乙)이라는 상하관계가 발생했고 갑이 을에게 하는 모든 행동은 성과와 실적이라는 미명에 가리워지는 미성숙한 사회가 됐다.

이런 갑질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는 원활한 소통이다. ‘통하면 아프지 않다.’는 한의학의 말은 비단 사람의 신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나 직장, 조직 등에서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아프지 않은 관계가 되려면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자신의 본분을 아는 것’이다. 지금 나의 위치와 권한이 유한하며, 상대방이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라 동등한 인격체라는 점을 깨닫고 내가 해야 할 본래의 ‘역할과 책임’을 먼저 생각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초심(初心)을 지키는 것’이다.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스스로 가졌던 다짐과 어려움을 항상 돌아보며, 상대방도 겪고 있을지 모른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사람이 평생 지켜야 할 금언 중에 ‘내가 원하지 않은 것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기소불욕 물시어인, 己所不欲 勿施於人)’는 공자의 말씀처럼, 상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위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하급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질 때 일상 속에서의 갑질 행위가 사라질 것이며, 우리사회가 공정사회를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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