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려대 파산 신청 제기…법원, 파산관재인 선임 의견서 제출받아

[단독]한려대 파산 신청 제기…법원, 파산관재인 선임 의견서 제출받아

최민지 기자
2021.05.26 16:30

채권자가 학교법인 파산신청 선고 앞두고 관련 절차 진행중...학교측 "본질은 재임용 손해배상"

법원이 최근 전남 광양에 위치한 한려대학교에 대해 파산관재인 선임 의견서를 제출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한려대에 대한 파산 신청이 제기되자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아직 최종 선고는 내려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법원에 대해 파산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하고,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방법원 제1파산부는 지난 18일 학교법인 서호학원(한려대)에 대해 광주지방법원 관리위원회로부터 파산관재인 선임 의견서를 제출받았다. 파산관재인은 추후 파산 선고가 내려질 경우 재단의 관리·배당 등 파산 절차의 중심적 활동을 하는 공공기관이다.

한려대 파산신청은 이 학교법인의 채권자가 된 해직 교수 A씨가 2019년 제기했다. A씨를 비롯한 일부 교수들은 지난 2000년 재단의 등록금 횡령과 부실운영 등을 이유로 당시 이사장인 이모씨에게 반발하다 해직됐다고 주장했고, 이후 재임용 거부 결정 무효확인 등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재판부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교수들을 재임용시키고 이들의 해직기간 급여에 상당한 손해배상액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했다.

학교 측은 이를 즉각 이행하지 못했고 교수들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파산신청 주체인 채권자가 됐다. 관련 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4조)에 따르면 채무자 뿐만 아니라 채권자도 파산신청을 할 수 있다.

A씨 측은 미지급금에 대한 강제 집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파산 신청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소유한 재산을 매도하거나 권리를 포기할 경우 학교법인이 직접 관할청에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학교 측의 자발적인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이에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A씨 측은 학교법인이 파산해 재산을 처분해야 채권 회수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파산을 신청했다.

A씨 측은 해직교수 10명이 학교로부터 받아야 하는 손해배상금이 최소 80억원이라고 밝혔다.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지난해 한려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인은 "현재 법인은 재임용 거부 결정 무효확인 등 소송에서 패소해 당기말 현재 82억1014만9144원의 과도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재판부는 학교법인에 파산을 선고하면 학교가 폐교되기 때문에 상당 부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관할 부처인 교육부의 의견을 청취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말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파산에 신중을 기해달라"면서도 "재판부가 파산 선고를 내리면 재학생 편입 등의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재판부는 비용예납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파산하면 학교법인이 해산되며, 학교는 폐쇄 대상이 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금껏 폐교 전 파산선고를 받은 사례는 없었다. 폐교 후 파산선고가 내려진 대학은 한중대 1곳이었다.

한려대 한 교수는 "현재는 해직자 뿐만 아니라 재직 교수들도 임금을 100% 받지 못하고 있다. 급여명세서에 사학연금, 의료보험 납부액을 제외한 모두가 차인지급액으로 표시된 지 수개월이 지났다"고 말했다.

한려대 관계자는 손해배상액 미지급 이유에 대해 "이번 파산 신청의 본질은 재임용에 관한 손해배상"이라며 "복직 신청을 하라고 해당 교수들에게 제의했으나 1명 빼고는 복직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파산 절차 진행에 대해서는 "아직 선고가 내려지기 전이므로 (언급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달 20일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한려대가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기준 유지충원율을 달성하지 못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정원 감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학생 충원율과 교육 여건, 임금 체불 규모 등을 분석해 위험도가 높은 대학은 한계 대학으로 지정하고 집중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위험 대학은 위험 수준에 따라 3단계로 나누고 3단계인 위험 대학에 대해서는 개선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 폐교 명령을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폐교 되는 대학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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