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 "산불대응 효과 없다" VS "진입시간 단축 등 실효성 있는 수단" 찬반 '팽팽'

임도, "산불대응 효과 없다" VS "진입시간 단축 등 실효성 있는 수단" 찬반 '팽팽'

대전=허재구 기자
2025.08.05 17:19

국회산불지원대책특별위원회 '산림경영논쟁관련 토론회' 개최

 '산림경영논쟁관련 토론회' 모습./사진제공=산림청
'산림경영논쟁관련 토론회' 모습./사진제공=산림청

올해 초 경남·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피해 이후 원인과 피해확산, 사후대책 관련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벌채, 숲가꾸기, 임도 개설 등의 산림관리방안에 대한 적절성을 따져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산림경영논쟁관련 토론회'에서는 "벌채가 산사태를 유발하고, 임도는 바람길을 만들어 산불을 확산시켜 산불 대응에 실질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부정론과 "특정 사례를 전체 산림정책에 무리하게 일반화하거나 복잡한 생태계 반응을 흑백논리로 단순화해서는 안된다"는 긍정론이 팽팽히 맞섰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산불지원대책특별위원회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했다. 추후 산림관리 정책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자리다.

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장은 '산사태 산불 부르는 산림정책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산불의 온도가 1000도에 육박하는데 임도를 만들었다고 해서 그곳에서 산불을 진화할 수 있나. 오히려 불의 통로가 된다"며 임도의 기능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이어 "숲에 심어진 나무를 다 팔아도 4조원가량이 되는데 산림예산으로 10년간 10조원이 넘게 들어갔다"며 "벌목상이나 산림조합 같은 극히 일부서 돈 버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목재자급율 27%까지 끌어 올리려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엄태원 (주)우탄숲복원생태연구소장은 '산불, 산사태, 숲가꾸기, 임도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산불→벌채→산사태 인과,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문제는 벌채 여부가 아니라 벌채의 기술, 시기, 방법을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수행하느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밀 벌채 가이드라인과 긴급벌채 의사결정도를 구축하고 지형·토양조건에 따른 시간차 벌채와 조석한 토양 및 사면안정화 공법, 식생복원 등 후속 복구·복원기술의 의무화가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임도와 관련해서는 "산불대응 시간과 피해 규모에 실질적인 차이를 만드는 인프라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며 "이는 단순한 논리가 아니라 초기 진입시간 단축→진화거점 확보→확산억제로 이어지는 즉각적이고 연쇄적인 산불 대응을 가능케 하는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엄 소장은 올초 울주산불에서 임도가 있는 화장산은 20시간 내 진화가 가능했지만 임도가 없던 대운산은 128시간 소요돼 피해 규모가 15배나 컸던 점을 사례로 꼽기도 했다. 또 임도 유무에 따라 야간 진화효율이 82%대 17%로 큰 차이를 보였던 2023년 합천·하동 산불사례를 제시하며 "임도는 차량이 2㎞를 4분 만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 도보(48분) 대비 12배 빠른 초기대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숲 가꾸기가 산불을 키운다'는 주장에 대해선 "숲가꾸기를 통해 나무 밀도가 낮아지고 지면과 가까운 아래쪽 가지(사다리연료)가 제거돼 산불이 나무 위로 크게 번지는 것을 막아줘 실제 피해가 훨씬 적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숲가꾸기 후 잘라낸 나무(간벌목)를 숲에 그대로 두면 오히려 불쏘시개가 돼 재발화의 위험이 있어 반드시 수거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현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도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녹화치산의 성공국 한국은 나무를 심고 투자하고 관리해서 된 것이지 저절로 이뤄진 게 아니다" 며 "벌목은 매국, 식목은 애국이란 잘못된 프레임에 갇혀선 안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임업인들도 일부 환경단체가 벌채와 임업을 '숲 파괴'로 단정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전문임업인협회는 지난달 31일 "벌채는 범죄가 아니라 산림 순환의 일부"라며 "국가가 정한 산림경영계획에 따라 신고·허가를 받고 수확한 뒤 조림의무까지 이행하고 있는 정당한 생업을 일부 환경단체와 언론이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임업인총연합회와 한국산림단체연합회도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숲 가꾸기, 임도, 헬기 진화 등 임업인들이 오랜 기간 수행해 온 산림관리 활동을 산불 원인인 것처럼 단정하는 것은 국민적 이해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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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구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허재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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