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주름' 닮은 반도체, 기억력 4배 높였다...국내 연구팀 신기술 개발

'뇌 주름' 닮은 반도체, 기억력 4배 높였다...국내 연구팀 신기술 개발

권태혁 기자
2026.02.24 13:55

금오공대·서울과기대·가천대 연구팀, 뇌 주름 모사한 유기반도체 소자 개발
기존 평면 소자 대비 장기 기억 능력 4배 향상...학습 정확도 140%↑
표면 위상 제어 통한 차세대 AI 하드웨어 및 자가학습형 센서 활용 기대

배근열 금오공대 소재디자인공학과 교수, 이은호 서울과기대 교수, 김대건 가천대 교수.(왼쪽부터)/사진제공=금오공대
배근열 금오공대 소재디자인공학과 교수, 이은호 서울과기대 교수, 김대건 가천대 교수.(왼쪽부터)/사진제공=금오공대

국립금오공과대학교는 최근 배근열 소재디자인공학과 교수가 이은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김대건 가천대학교 교수와 함께 유기반도체의 표면구조를 제어해 전기화학트랜지스터 메모리 성능을 향상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인간 대뇌 피질이 부피를 확장하는 대신 주름을 형성해 신경 세포 간 접점을 극대화한 현상에 주목했다. 지각능력이 주름 형성 순간 급격히 향상되는 진화과정을 전자소자에 응용했다.

연구팀은 고분자 반도체 박막에 기계적 압축을 가해 미세한 주름 구조를 만들고 박막 내 결정 구조를 제어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압축성 결정립이 전자소자의 기억을 담당하는 이온을 강하게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인공 시냅스의 장기 기억 능력이 기존보다 4배 이상 향상됨을 규명했다.

인공 시냅스 소자는 뇌의 시냅스처럼 신호를 기억하고 학습하는 기능을 갖는 전자 소자다. 전해질 내 이온 이동을 이용해 전류 흐름을 조절하고, 이온이 남으면 기억이 형성되는 원리다. 전력 소모가 낮고 유연한 유기 소재로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AI 하드웨어에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

이번에 개발한 '주름형 인공 시냅스 소자'는 실제 신경 시냅스에 준하는 6가지 핵심 학습 메커니즘을 모두 구현했다. 쌍자극 촉진을 비롯해 자극 강도, 시간, 빈도, 횟수, 지속시간에 의존하는 가소성 등 다양한 학습 거동을 보였다.

특히 AI 신경망 시뮬레이션 결과 주름형 소자는 기존 평면 소자보다 140% 이상 높은 학습 정확도를 기록했다. 단순한 재료 개선을 넘어 뇌의 구조적 진화를 전자 하드웨어 수준에서 재현한 결과라는 평가다.

금오공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고분자 기반 유기소자의 결정 구조를 기계적으로 조절해 전자적 기억 성능을 극대화한 첫 사례"라며 "연구팀은 다양한 고분자 시스템에 위상 제어 개념을 확장해 차세대 AI 하드웨어와 자가학습형 센서 네트워크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Brain-Inspired Topological Surface Modulation for Advanced Nonvolatility in Organic Artificial Synapses'(유기 인공 시냅스의 향상된 비휘발성을 위한 뇌모사형 표면 위상 조절)라는 제목으로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Small'(상위 7.8%, IF=12.1)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금오공대·서울과기대·가천대 공동 연구팀의 연구자료 이미지./사진제공=금오공대
금오공대·서울과기대·가천대 공동 연구팀의 연구자료 이미지./사진제공=금오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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