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 되는 '절대평가·서논술형 전환' 논의..."교육 현장 고려해야"

되풀이 되는 '절대평가·서논술형 전환' 논의..."교육 현장 고려해야"

정인지 기자
2026.08.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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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 대입개편 논의 현황/그래픽=이지혜
국교위 대입개편 논의 현황/그래픽=이지혜

대입 개편안을 준비하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현재 초등학교 6학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교 내신을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서·논술형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교위는 국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오는 10월 대입 개편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방향성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사교육 과열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는 공식안건 되나...국교위 "국민 의견 들을 것"

국교위는 3일 "대입 제도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가들로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특위)'를 구성해 절대평가, 서·논술형 확대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확정된 사안은 없다" 밝혔다. 특위는 자문기구로 논의가 완료되면 보고서로 정리돼 국교위에 보고하게 된다. 국교위는 이를 토대로 교육현장과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가교육발전계획에 포함한다.

절대평가와 서·논술형 확대는 국교위에서 매년 거론돼 왔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커 실제 국교위에서 정식 안건으로 논의된 적이 없었다. 2024년 윤석열 정부 당시 국교위 산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원회(전문위)에서 수능 논·서술형 도입, 고교 내신 절대평가 등을 논의했다가 학부모 등이 거세게 반발하자 "(국교위) 본회의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 하에서도 국교위는 지난 1월 발간한 '공교육 혁신 보고서'에서 과도한 입시 경쟁을 해소하고 대학 서열화를 막기 위해 수능과 내신을 모두 5등급 절대평가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국교위는 당시에도 논의 방향성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개별 의견을 취합한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다만 11개 특위 중 대학입학제도는 국민적 관심사를 반영해 유일하게 위원장이 차정인 국교위원장이 맡고 있어 특위에서 논의된 내용이 그대로 국교위의 중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위는 △수능 과목별 서논술형 비율 △서논술형 도입에 따라 수능 시험일을 이틀로 확대 등을 함께 고려 중이다.

국교위 관계자는 "교육의 목적은 줄 세우기가 아니라 학생의 성장 지원이라는 점에서 수년간 논의돼 왔던 의제"라며 "입시제도 변화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보안책도 함께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지난해 12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 위촉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지난해 12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 위촉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교육계 "현장 의견 수렴부터 해야"

교육 현장에서도 절대평가와 서·논술형 도입이 교육적으로 맞는 방향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지만 현실 적용을 위해서는 섬세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BS 대표 강사인 윤윤구 한양대사범대부속고등학교 교사는 "고교학점제가 도입된 2028 대입체제부터 이미 양적평가를 끝내고 질적 평가로 넘어왔다"며 "경희대는 내신을 절대평가로 반영하기로 했고,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이 정성평가를 위해 학교생활기록부 평가와 면접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신을 쉽게 출제해 상위 대학 진학을 노리는 '내신 부풀리기'도 이를 통해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공교육의 역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취약 지역의 경우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윤 교사는 덧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대학별 자체 선발 기준을 강화하거나 심화된 면접 등의 별도 평가를 덧붙이면 사교육 유발 기제가 될 수 있다"며 "특목고나 자사고 등 명문고 진학을 위한 고입 입시 경쟁으로 전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논술형 도입은 평가의 공정성과 교사들의 업무 부담 확대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정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채점 부담을 낮추겠다는 입장이지만 입시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민원이 폭증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교육청은 내년 서·논술형 의무화 도입 계획을 밝혔지만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전남광주교육청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전국 최초 '100% 서·논술형 평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고, 인천교육청은 내년부터 중·고등학교 정기고사 논술형 문항 반영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 전남·광주지부, 인천지부가 각각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7%, 95%의 교사가 이에 반대하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AI가 학생들의 악필을 인식할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이라며 "주요 과목 교사는 매년 200~300명을 가르치는데 평가를 세심하지 못한다면 (학생 및 학부모) 반발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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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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