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실 외면하는 中, G2다운 외교 펼쳐야

[기자수첩]진실 외면하는 中, G2다운 외교 펼쳐야

변휘 기자
2010.12.08 17:18

미국 워싱턴에서 6일(현지시각)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이 전한 메시지는 '중국 역할론'이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공개와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사실상 '편들기'를 하고 있는 중국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 이후 지속되고 있는 북·중 밀월 관계에 비춰볼 때 한·미·일의 요구는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 당시와 마찬가지로 연평도 도발 이후에도 '냉정과 자제', '평화와 안정' 등을 강조하며 6자 회담만이 유일한 '해법'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이 강조하는 '대화'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문제 해결의 순서다. 그러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백한 상황에서 '대화'만을 강조하는 것은 사건의 실체를 덮어놓으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중국은 군인은 물론 민간인 사망자까지 발생한 연평도 사태도 북한의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발생한 남북 교전으로 민간인이 포함된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이번 사태를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로 규정했다.

이 같은 태도는 G2(주요 2개국)의 위상을 지닌 중국이 가져야 할 엄정한 자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특히 미·중 관계의 전략적인 대립 구도 속에서 미국의 동북아 영향력 확대를 방어하기 위한 지렛대로서 명백한 사실조차 외면한 채 '북한 감싸기'에만 나선다면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진위가 명백한 북한의 도발에도 '시비(是非)'를 따지지 않는 중국에게 '중립적'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 사회가 한 목소리로 '중국 역할론'을 거듭 강조하면서 중국도 난처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거듭되는 중국의 독선적 태도는 세계 곳곳에서 중국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중국은 올해 끊임없는 외교적 갈등을 겪으며 주변국을 긴장시켰다. 특히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며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는데 몰두했다. 그러나 이는 국제 사회의 '중국 위협론'으로 돌아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기존 외교정책의 성과와 패착을 냉정하게 따져 보고 G2 국가에 걸 맞는 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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