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죽어라 하는거죠"···막판 '게릴라' 유세

손학규 "죽어라 하는거죠"···막판 '게릴라' 유세

분당(경기)=변휘 기자
2011.04.26 17:04
ⓒ이동훈 기자
ⓒ이동훈 기자

4·27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종료가 만 하루도 남지 않은 26일 오전 6시30분, 민주당 후보인 손학규 대표는 미금역 사거리 앞에 세워 둔 유세차량에 올라 '브이(V)'자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유세를 펼치던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자리를 뜨고 '황사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동안 2시간30여 분이 흘렀다. 9시쯤에야 차량에서 내린 손 후보는 곧바로 콩나물국밥집으로 향했다. 아침식사는 유세 시작 전에 마친 만큼 식사를 하려는 게 아니라 유권자들과 악수 한 번이라도 더 나누기 위해서였다.

취재진은 잠시 손 후보의 동선을 놓쳤다. "어디로 향했느냐"는 질문에 선거본부조차 "어느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아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유세차량을 타고 주택가로 들어가 지지를 호소하는 '게릴라 유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연락이 닿은 오전 11시쯤 정자동 한솔마을 아파트 단지 안에서 손 대표와 만날 수 있었다.

비 내리는 아파트 단지 내 공터, 보좌진과 취재진 외에는 길을 지나는 이를 찾기 힘들었지만 손 후보는 마이크를 들었다. "서민과 중산층의 고단한 삶, 이대로 둘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손으로 변화를 만들어주십쇼. 투표로 희망을 보여주십쇼."

주민들이 하나둘씩 창을 열고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초로의 할머니는 "손학규 화이팅"이라며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들었다. 손 대표는 "고맙습니다. 내일 꼭 투표 하세요"라고 화답했다. 보는 이 없는 건물에 대고 소리높이는 일도 예상보다는 효과가 커 보였다.

주변 아파트 단지를 훑듯이 누비며 지지를 호소한 손 대표는 정오쯤 정자동에 위치한 KT본사 앞으로 이동했다. 점심을 먹으러 나선 KT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IT르네상스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다"는 '맞춤' 호소도 잊지 않았다.

당락 전망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죽어라 하는 거죠"라는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선거본부 관계자는 "오늘 하루가 너무 빨리 간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시간조차 아까울 정도"라며 조급한 표정이었다.

손 후보는 이날도 홀로 주택가를 누비며 '나홀로 유세'를 이어갔지만 당은 지원사격에 나섰다. 정세균, 정동영 최고위원과 장상 전 최고위원, 이미경, 김부겸, 문학진, 송민순 의원 등 현역 의원을 포함한 선거운동원 40여 명은 저마다 분당을 지역구 각지로 흩어졌다.

대표적인 중산층 밀집지역으로 한나라당 일색이던 과거와 달리 바닥 민심의 변화 조짐이 분명하게 느껴진다고 민주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15일째 분당으로 출근해 왔다는 장상 전 최고위원은 "분당이 깨어나고 있다"며 "한나라당 텃밭인 아파트 주민들도 "생각하는 중이다", "고민 중이다"라고 말 한다"고 전했다.

정자동에 산다는 50대 주부는 "이제까지는 남편과 나 모두 무조건 한나라당이었지만 이번에는 손학규씨가 인물 면에서 낫다고 본다"며 "아예 여당을 버리진 않겠지만 현 정권의 '소통 부재'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금역 주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30대 김모씨는 "민주당이 게임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많이 따라잡았다"며 "박빙일 것 같다. 임기는 1년뿐이니 공약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형연(43)씨는 "지금까지는 민주당이 어림없었지만 차기 대선 주자가 나선 만큼 결과가 주목 된다"고 관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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