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승조 민주통합당 의원 "주주권 행사 자제해야"
상장사 주주총회 시즌에 접어들면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문제가 논란이 됐다. 국민연금은 아직 주주권 행사에 소극적이지만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기업집단 대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위해서는 자금 운용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2008년8월 정부가 발의한 관련 법안은 국회 상임위에서 3년 반 동안 낮잠을 자고 있다.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를 놓고 의원들간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그동안 국민연금 제도 개선에 앞장섰던 양승조 민주통합당 의원(사진)은 15일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국민연금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돈이 400조원에 이를텐데, 주주권을 강화하면 기업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너무 세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지만, 국민연금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국정감사 등을 통해 강하게 반대했는데, 반대 입장을 설명해 달라.
▶ 원칙적으로는 국민연금이 기업의 주주이기 때문에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알다시피 국민연금의 재원이 300조원이 넘는다. 나중에는 1000조, 2000조원에 이를 것이다.
지금 전체 기금의 20% 이내에서 주식에 투자를 할 수 있는데, 만약 최대 20%를 투자한다면 기금이 2000조원이 되면 주식 투자액은 400조 원이나 된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이 1100조원 안팎인데,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잘못하다가는 민간 기업이 국민연금의 산하기관처럼 되고, 정부의 입김이 너무 세질 수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작정하고 우량기업 몇 개를 찍어서 투자한다면 지배적 주주의 지위를 얻게 될 텐데,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크겠나.
- 대기업이 대주주를 견제하기 위해 주주권 행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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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면에서는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재벌, 대기업 집단은 분명 견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대주주의 지위 남용은 다른 법률을 통해서 막아야 한다. 자칫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엄청난 시장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독립성을 갖춘 기구를 만들어 운용 권한을 주는 방안은 어떤가.
▶ 정권 차원에서 독립된 기구여야 할 텐데, 한국 정치 현실에서 완전히 독립된 기구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기존에도 형식적으로는 독립적이지만 실질적인 권한 행사는 정부나 권력층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
- 해외 사례는 어떠한가.
▶ 해외 연기금도 주주권 행사를 무제한 허용하고 있지는 않다. 현재 국민연금이 기금 규모 면에서 세계 4위수준인데, 앞으로 가입 인구가 늘어나면서 기금이 상당기간 증가 할 수 밖 에 없는 만큼 (주주권 행사는) 적절한 제어가 필요하다.
-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일 필요성은?
▶ 국민연금이 그동안 안정적인 채권에만 주로 투자하다가 해외 투자 등 투자 수단을 다양화하고 있다. 채권에만 투자하면 안정성은 확보되지만 수익성에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주식 비율을 높이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 국민연금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해 기금을 자율적이고 전문적으로 운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복지위에 계류 중이다. 처리될 가능성은 있나.
▶ 이번 18대 국회의 복지위 일정은 끝났다. 본회의 일정이 하루 이틀 정도 남았는데, 논의는 어렵다고 본다. 19대 국회가 시작되는 오는 6월 이후에나 다시 논의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