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국민사과+특검' 카드로 사찰정국 돌파 시도

與, '대국민사과+특검' 카드로 사찰정국 돌파 시도

뉴스1 제공
2012.04.02 15:5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 새누리당이 2일 현 정부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나아가 현 정권은 물론, 전 정권 아래에서 이뤄진 모든 사찰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까지 제안했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과 청와대가 이번 사찰 건을 두고 치열한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측 모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이번 사건이 새누리당의 4·11총선 전략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즉, 현 정부에 대한 사과 요구는 야당의 '이명박근혜(이명박+박근혜) 정권 심판론'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또 전·현 정권의 사찰 의혹에 대한 포괄적 특검 제안은 "이전 정부에선 합법적 공직감찰만 이뤄졌다"는 민주당 측의 주장의 맞서기 위한 차원에서 제시된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 대국민사과 필요… 권재진 등에도 책임 물어야"

이상일 새누리당 4·11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이명박 정부는 민간인 사찰이 왜 이뤄졌는지, 그 결과가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특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데 대해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2년 전 불법사찰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권재진 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거듭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 등 야당은 불법사찰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주장한 바 있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이 공식적으로 대국민사과 요구가 나온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사과의 주체를 이 대통령이 아닌 '이명박 정부'라고 표현함으로써 야당과 달리 이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공격은 자제했다. 이는 "이 대통령의 불법사찰 인지 또는 지시 여부가 현재로선 불명확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이상돈 당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 "청와대 내부에서 어느 선까지 이 문제를 알았느냐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주장처럼 이 대통령이 불법사찰을 인지하고, 직접 지시까지 했다면 출당(黜黨)이나 그 이상의 상황도 불가피하겠지만, 현재로선 "사실 확인이 먼저"란 것이다.

다만 이 위원은 "이 대통령은 (사찰 문제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책임 아래에 있는 청와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데 대해선 유감을 표시하거나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에선 최소한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선 사찰 관련 사항을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 통해 전·현 정권 사찰 의혹 낱낱이 밝혀야"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현 정부의 총리실 지원관실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 때의 총리실 조사심의관실도 다수의 민간인과 정치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야당 또한 거듭 압박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전·현 정권의 사찰 관련 자료들이 정치권으로 유입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로 인해 정치권은 폭로·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졌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며 "민간인과 정치인의 뒤를 캤던 자료들이 어떻게 정치권에 유입됐는지 그 경로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 또 "그런 자료들이 특정 정파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유출됐고 활용된 만큼 누가, 어떤 이유에서 사찰자료를 빼돌렸는지에 대해서도 특검을 통해 규명해야 한다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제시된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사찰 피해자"란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현 정부는 물론, 이전 정부 관계자들의 사찰 책임론을 주장한 것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와 정부 요직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민주당 등 야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이혜훈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야당은 마치 사찰 문제가 '현 정권에서만 있었고 과거엔 절대로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처럼 얘기하는 데 전·현 정권 모두 이 문제로부턴 자유롭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우리도 피해자로서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정권이든 현 정권이든 모든 의혹을 수사해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선 선대위 공동 대변인도 "야당은 노무현 정부의 사찰은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전 정부도) 권력을 이용해 민간인과 정치인을 감시해온 게 아니냐'는 국민적 우려를 해소키 위해선 특검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야당 측에 특검 수용을 거듭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강원 지역 총선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박 위원장도 전날에 이어 "작년과 재작년에 현 정부가 나를 사찰했다고 주장한 게 지금의 야당이다. 그렇게 말한 야당이 지금은 내가 불법사찰의 동조자라고 비방하고 있다"며 "이게 바로 말 바꾸기고 뒤집어씌우기"라고 대야(對野) 공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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