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구하고, 무기 팔고... 美얼음공주·UAE 실세·JYP까지 녹였다

기름 구하고, 무기 팔고... 美얼음공주·UAE 실세·JYP까지 녹였다

김성은 기자, 김도현 기자
2026.04.19 14:20

[the300] [실행형 靑비서실장...'O-CoS'(오-코스) 시대] ②

강훈식 비서실장의 중동·중앙아시아 자원 수급 성과 및 K-방산 수출 성과/그래픽=김지영
강훈식 비서실장의 중동·중앙아시아 자원 수급 성과 및 K-방산 수출 성과/그래픽=김지영

"'형님'처럼 생각하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긴밀하게 협의해 성과를 내겠다."

UAE(아랍에미리트) 핵심 실세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지난 1월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한 말이다. "(강 실장이) UAE와 공동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데 두 분이 잘 지내고 있냐"는 이 대통령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칼둔 청장의 '형님' 발언에 좌중에선 폭소가 터졌다.

미국과 이란의 중동 전쟁 발발 후인 지난달 이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특사 자격으로 UAE를 찾은 강 실장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에 "조카가 삼촌을 만나러 왔다"는 인삿말을 건넸다고 한다. 가부장적 위계 질서와 가족 공동체의 연대감을 강조하는 이슬람 왕정 체제에서 '형님·조카·삼촌' 호칭은 상대방에 대한 상당한 신뢰와 존경을 상징한다.

아부다비 통치 왕조의 수장(알 나흐얀 대통령), 비왕족 출신 핵심 실세(칼둔 청장)와 강 실장이 쌓은 남다른 인연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 속에서 원유 2400만 배럴 확보와 중동 체류 우리 국민의 신속한 귀국으로 이어졌다. 70년대생'으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 비서실장인 강 실장 특유의 친화력과 적극성,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주는 실례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략경제협력특사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회의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강 비서실장은 모하메드 UAE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UAE 협력 강화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뜻이 담긴 친서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진=강훈식 비서실장 SNS) 2026.02.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최동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략경제협력특사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회의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강 비서실장은 모하메드 UAE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UAE 협력 강화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뜻이 담긴 친서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진=강훈식 비서실장 SNS) 2026.02.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최동준

강 실장의 소통 및 업무 능력은 지난해 한미 관계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해 8월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리기 약 3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SNS(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혹은 혁명같이 보인다. 우린 그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으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구속과 특검 수사 등을 비판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자 현지 협상팀과 대응팀은 발칵 뒤집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올라온지 1시간 가량 뒤 수지 와일스 미 백악관 비서실장과 면담한 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해를 푸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와일스 실장에게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확한 사실관계를 다시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입구에 도착한 이 대통령을 환대하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일어나는 숙청을 걱정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우리는 저 사람들을 가짜뉴스라 부른다"고 속삭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는 강 실장과 와일스 실장의 면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회담 2주 전부터 와일스 실장의 부친이 한국전 참전 용사였다는 점까지 숙지하는 등 강 실장의 꼼꼼한 면담 준비가 '핫라인 구축'으로까지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 2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8.31/뉴스1 (백악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 25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8.31/뉴스1 (백악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지난해 박진영 JYP 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를 장관급인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영입할 당시에도 강 실장 특유의 친화력이 화제가 됐다. 박 위원장은 "'(강 실장과) 너무 친근하게 이야기가 시작됐는데 강 실장이 나이가 저보다 두 살 아래였다"며 "'이래서 못하겠다, 저래서 못하겠다'고 하면 그 문제를 자꾸 해결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3개월을 연락했는데 결국 (위원장을) 하게 됐다"며 "제가 물린 건데 안 아프게 물어서 물린 줄 몰랐다. 그런 캐릭터는 처음이었다"고 털어놨다.

'K-방산'으로 상징되는 방위산업 분야의 굵직굵직한 수출 실적의 중심에도 강 실장이 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0월 강 실장을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임명하면서 'K-방산 4대 강국 달성'을 위한 '방산 컨트럴타워'의 역할을 부여했다. 강 실장은 특사 임명 직후 유럽으로 출국해 우리 방산 기업의 무기 수출 확대를 위한 독자 외교전에 뛰어들었고 올초부터 도드라진 성과를 견인했다.

지난 1월 노르웨이를 찾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MLRS) '천무' 수출 계약 성사를 진두지휘하며 북유럽 시장을 개척했다.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계약 체결 현장에 직접 입회해 정부의 지원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93조원 규모의 패키지딜을 성사시켰다. 방산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안정적인 판로 개척을 일궜고 원전 분야 제3국 공동 진출에도 합의했다.

단일 수출 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60조원 규모의 차세대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CPSP)에도 강 실장이 적극 나서고 있다. CPSP는 HD현대·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소와 독일기업이 경쟁 중이다. 강 실장은 프로젝트 최고 책임자인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을 두 차례 만나 우리 기업의 건조 능력을 적극 알리고 정부 차원의 안보 협력 강화 등을 약속하며 수주 기대감을 높였다.

(인천공항=뉴스1) 오대일 기자 =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노르웨이를 방문하고 돌아온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강 실장은 노르웨이 정부와 1조 3천억 규모의  한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 수출 계약이 최종 체결됐다고 밝혔다. 2026.1.3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공항=뉴스1) 오대일 기자
(인천공항=뉴스1) 오대일 기자 =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노르웨이를 방문하고 돌아온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강 실장은 노르웨이 정부와 1조 3천억 규모의 한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 수출 계약이 최종 체결됐다고 밝혔다. 2026.1.3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공항=뉴스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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