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과거사 사과, 내용은 전향적인데 효과는…

박근혜 과거사 사과, 내용은 전향적인데 효과는…

김경환 기자
2012.09.24 10:27

정치평론가들 "사과 시기 너무 늦어 실기…분위기 반전 여부 주목"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24일 과거사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분위기 반전 카드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박 후보의 사과는 과거사 논란과 잇단 측근 비리의혹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지지율에서 안철수 후보뿐만 아니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마저 뒤지는 결과가 나오면서 어떻게든 과거사 논란을 털고 가야 한다는 위기감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치평론가들은 박 후보의 사과가 시기상으로 너무 늦어 진정성에 대한 의심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분위기 반전 카드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치평론가들은 사과 내용 자체는 전향적이었고 더 이상 민주통합당 등 야당이 사과 내용을 갖고 트집을 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이 헌법 가치를 훼손했고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표현이 이전 태도와 완전히 달라진 전향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지지율 하락과 잇단 악재에 떠밀려 마지못해 사과한 듯이 보이는 모양새로 인해 이 같은 사과가 현재 숱한 악재에 직면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단 사과 내용으로만 봤을 때 더 이상 야당이 사과에 대해 얘기를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국민들이 박 후보의 사과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호소력과 전달력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전날 김재원 대변인의 설화까지 겹치면서 이날 사과 효과가 반감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분위기 하락 추세를 반전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박 후보 본인은 진정성을 몰라준다고 답답해할 수 있지만 국민들을 설득시키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 후보의 최측근인 김 대변인은 전날 "박근혜 후보가 정치를 하는 건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예수를 배반한 베드로를 비유로 삼아 박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과거사를 부인하기가 무척 어려웠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이 기자들의 정보보고를 통해 알려지자 기자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도 "사과 내용 자체는 전향적이었다. 5·16, 유신 인혁당 사건에 대해 헌법적 가치 훼손을 언급한 것이나 정치발전을 지연시켰다고 명시적으로 얘기한 것은 이전 태도와 달라진 전향적인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사과가 대선 정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위기 돌파할 반전 카드로까지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유 평론가는 "(박 후보가) 워낙 실기를 많이 했다. 사과 입장 표명이 대통합 행보 초반에 나왔다면 탄력을 받았을 텐데 사실상 사과할 뜻이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다가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마지못해 한 상황이 돼버렸다. 이로 인해 효과가 반감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지율 하락을 진정시킬 수는 있겠지만 반전시킬 정도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박 후보의 위기는 매우 원인이 복잡하다"며 "과거사 사과 하나만 갖고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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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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