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 '증인없는 국감'…파행 교과위(종합)

'정회' '증인없는 국감'…파행 교과위(종합)

서진욱 기자
2012.10.05 18:50

[교과부 국감]

19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첫 국정감사가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 증인채택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

여야 교과위 위원들은 국감 첫 날인 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 마련된 교육과학기술부 국감장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주고받으며 최 이사장 증인채택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시작부터 최 이사장 증인채택 문제로 격돌한 여야

야당 간사인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정수장학회 관련 증인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는 처음부터 절대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증인채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국감을 시작하는 것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정수장학회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실제로 정수장학회가 얼마나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밝혀내기 위한 것"이라며 여당이 최 이사장의 증인채택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여당 간사인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박 후보와 관계 없이 정수장학회의 문제를 지적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대선을 앞둔 정치적 공세를 편다는 오해를 부르기 쉬운 상황"이라며 최 이사장의 증인채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계속 이어졌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정치공세가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자는 것"이라며 "법 위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현재 책임자를 불러 확인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혜자 의원도 "과거 문제라고 하는데 정수장학회의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라며 "정수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의 정치적 활동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초 서울시교육청은 정수장학회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특별히 공개할 정도의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이 내용에 대해서는 서울시교육청 국감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의사진행 발언을 통한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이어지자 민주통합당 소속 신학용 교과위 위원장은 "여야 간사가 합의든 표결이든 원만한 국감을 위해 합의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오전 10시 55분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두 차례 감사 중지… 이어진 여야 공방

오후 2시쯤 감사가 속개됐으나 최 이사장 증인채택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계속 이어졌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새누리당은 대선이 끝난 뒤 따져보자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며 "최 이사장과 정수장학회를 언급하는 건 대통령이 될지 모르는 유력 대선주자인 박 후보의 도덕성을 검증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 1억원, 이사장 2억원 연봉을 동시에 받은 것에 대해 박 후보가 사과해야 했는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이밖에 정수장학회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려면 증인을 부르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은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 당시 법을 위반하면서 보수를 받았다는 박홍근 의원의 지적은 잘못됐다"며 신 위원장에게 속기록의 발언을 정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홍근 의원은 "문제가 됐을 때 이사장은 박 후보"라며 "그러면 박 후보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1998, 1999년 당시 섭외비 명목으로 돈을 지급한 뒤 문제가 되니까 뒤늦게 정정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여야 위원들의 공방이 지속되자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은 "자꾸 이런 공방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정상적인 국감 진행을 위해 위원장이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서 의원 발언 직후 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신 위원장에게 의사진행 발언권을 달라고 종용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이학재, 서상기 의원은 야당 의원에게 도를 넘은 말을 했다"며 "두 의원은 야당의원과 박홍근 의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최 이사장 증인채택 문제를 둔 여야 위원들의 공방이 격화되자 신 위원장은 "서로 사과하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감사 중지를 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게 올바른 방법인 것 같다"며 오후 3시쯤 두번째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여야 의원들은 두번째 감사 중지 이후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주장을 다시 한 번 반복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은 사실관계를 왜곡해 박 후보를 흠집내는 정치공세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을 정리한 기자회견문을 배포하며 여당 의원들에게 "최 이사장 증인채택에 응하고 국감장으로 즉각 돌아오라"고 요구했다.

◆증인채택 문제로 증인 없이 치러지게 된 교과부 국감

신 위원장은 감사 중지 상황이 길어지자 국감 시작 7시간여 만인 오후 5시10분쯤 국감 속개를 선언하고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요청했다.

여야가 정수장학회 관련 증인채택에 합의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교과위는 증인 없이 첫 국감을 진행하게 됐다.

이번 국감에서 정수장학회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정수장학회는 박정희 군사정부 시절 소유주의 부정축재를 무마하는 대가로 국가에 강제 헌납됐고, 이에 야권에서는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의 이사장 재직 시절 보수 수령, 정수장학회의 박정희 우상화 교육, 부산일보의 비상식적 재단 지원 등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상당한 자료를 준비했다.

한편, 교과위 국감은 18대 국회에서 4년 연속 정치·이념적 문제로 파행을 겪어 '불량 상임위' 낙인이 찍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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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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