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유선 기자 =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다소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단일화 논의 진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안 후보의 단일화 관련 언행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아 향후 논의 향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안 후보는 그동안 정치쇄신과 그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으나 정치쇄신과 국민적 동의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는 물음표에는 명확한 태도를 밝히지 않았었다.
안 후보는 그러나 7일 정치혁신 과제를 포함한 정책비전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한발짝 나간듯한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는 공직자의 독직과 부패에 대한 처벌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주장했다. 감사원장 임명과 대통령 사면권을 각각 의회의 추천과 동의를 거쳐 행사해야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동시에 국회에서도 개혁안을 만들어줄 것 등을 주문했다. 이것이 민주당을 포함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쇄신 요구는 아니지만 어쨌든 정치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일부나마 밝힌 것이다.
안 후보는 "전제조건이 관철되지 않으면 단일화 없이 가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출마선언에서 말씀드린 바 대로 진정한 (단일화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개혁이 있어야 하고 이를 국민들이 개혁으로 동의하셔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했다. 안 후보는 다만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냐"는 질문이 거듭되자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장의 국민 목소리, 전문가 평가, 여론조사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들의 동의를 판단하는 방법을 국민의 목소리, 전문가 평가, 여론조사로 구체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측 진성준 대변인은 "혁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제시하지 않았다. 구체적 방안을 내주셨으면 좋겠다"며 여전히 정치혁신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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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도 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단일화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정치쇄신, 정당개혁 협상조건 등에 대한 더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추후 그런 부분에 대한 안 후보측의 입장 발표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안 후보가 "오로지 나만이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이룰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단일화에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권교체를 강조함으로써 야권 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면서 동시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맞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비해 자신이 경쟁력이 있음을 앞세운 것이다. 이를 야권의 단일후보가 되려는 의지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안 후보 캠프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에서 정치혁신포럼을 이끄는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0월말 정도부터 단일화에 관한 논의들이 구체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진심을 가지고 정치혁신을 추진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단일화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이며 단일화의 기준도 국민들이 가르쳐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발언은 단일화를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는 기존 캠프측의 입장과는 다소 뉘앙스가 다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 5일 금태섭 상황실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안 후보의 대선 완주에 대해 "당연하다"고 말했었다. 김 교수와 상반된 입장이다.
종합하면 아직 안 후보의 캠프가 단일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갖춘 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단일화를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일찍부터 단일화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지지자들의 결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완주'를 강조하면서도 단일화 과정에 대비한 '퇴로'를 만들어두는 것이라는 풀이다.
윤 실장은 "안 후보가 처음부터 단일화에 마음이 없었다면 단일화 조건을 내걸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그동안 단일화 얘기를 꺼내지 않았던 것은 지지층의 동요와 그로인한 이탈을 막기위한 전략적 표현 내지는 의도였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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