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최근 금품 수수 등 비리를 저지른 검사 수사를 놓고 검찰과 경찰이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과 관련해 주요 대선후보들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입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지난달 19일 발표한 경찰 처우개선 공약을 통해 "검경 협의를 거쳐 수사권 분점을 통한 합리적인 배분을 추진하겠다"며 "검찰과 경찰을 서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관계로 재정립하겠다"고 검경수사권 배분에 대한 구상안을 밝혔다.
두 기관의 협의를 필요사항으로 전제하면서 검경 수사권 재정립을 언급한 것이다.
박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현재 검찰 측에 편중된 수사권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겠다는 것은 경찰 수사권을 넓히는 쪽에 가깝다고 전해 박 후보의 발언이 점진적인 경찰 수사권의 확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해 경찰 측은 검찰과 사전에 협의를 하라는 것은 경찰 수사권 확대의 실효성을 의심하게 만든다면서 그리 달가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경찰에 수사권을 일임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지난달 23일 발표한 권력기관 바로세우기 정책을 통해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조정하겠다"며 "경찰에게 수사권을, 검찰에게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형사정책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인으로 수사권 자체를 경찰에게 부여하겠다는 의미다.
문 후보는 다만 "경찰에 민생범죄와 경미한 범죄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수사권을 부여함으로써 경찰과 검찰의 2중 수사로 인한 불편함을 없앨 것"이라고 경찰 수사권의 범위를 한정적으로 제시했으며 검사 등의 비리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이 공약만으로는 이번 사건이 경찰 소관인지를 확언하기 어렵다. .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검찰 수사기능은 축소하지만 수사지휘권은 강화할 뜻을 밝혀 다른 두 후보와는 또 다른 차이점을 보였다.
안 후보는 지난달 31일 사법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공수처를 설치하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겠다"며 "이로 인해 검찰의 수사기능이 약해지는 만큼 수사지휘권을 강화해 경찰의 모든 수사를 준사법적으로 통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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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의 개혁안에 따르면 범죄를 저지른 검사에 대한 수사는 문 후보의 공약과 같이 독자적인 수사권과 공소권을 갖는 공수처 특별검사가 하도록 돼 있다.
이런 입장 차를 보이는 가운데 12일 박 후보 측과 문 후보 측 사이에서는 이번 검경의 ''2중 수사' 사태를 둘러싸고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졌다.
박 후보 측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누가 수사를 하든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이 든다"며 "누가 하든 잘 하면 된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인 안 위원장은 "내 경험에 의하면 검찰은 언론의 주목을 받거나 자기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더 엄중히 수사한다"며 "결과가 어떨지는 잘 모르겠으나 검찰이 하더라도 전혀 이상한 수사가 아니다"라고 덧붙여 검찰의 움직임을 두둔하는 듯한 태보를 보였다.
이는 수사 결과만 잘 나온다면 수사를 혼자 하든 둘이 하든 문제될 것이 없기에 2중 수사도 괜찮다는 입장으로 박 후보가 밝힌 '검찰과 경찰이 서로 견제하는 관계정립'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은 "'누가 하든 잘하면 된다'는 말은 참 검사다운 발언으로 그런 사람에게 정치개혁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정치개혁이 빛 좋은 개살구임을 보여주는 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또 "잘 해오던 경찰 수사에 검사비리가 포착되자 특임검사를 투입해 수사를 하는 것은 검찰 조직 보호가 목적이 아닌지 의심하기에 충분하다"며 "특임검사 또한 '검찰이 경찰보다 나은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은 계급사회를 조장하는 경찰 비하 발언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경찰이 합법적으로 이미 수사를 개시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개입을 비난한 것으로 수사권이 기본적으로 경찰에 있다는 공약을 문 후보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이다.
안 후보 측은 유민영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검사에게 사건 무마를 청탁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라며 "검찰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사법개혁이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강조했으나 이번 사건에 있어 검·경 중 어느 쪽이 수사를 하는 것이 올바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렇게 세 후보의 검찰 개혁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비리 검사 사건이 향후 주요 대선 후보의 검경 수사권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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