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00조 시장 열린다"…건설업계가 낙점한 신성장 동력은

"8700조 시장 열린다"…건설업계가 낙점한 신성장 동력은

배규민 기자
2026.04.26 13:10
주요 건설사 데이터센터 사업 전략/그래픽=이지혜
주요 건설사 데이터센터 사업 전략/그래픽=이지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도 제기되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빠르게 커지면서 중장기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 시공을 넘어 투자와 운영까지 아우르는 '인프라 디벨로퍼'로의 전환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데이터센터를 신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보고 조직 신설과 기술 투자,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전력공급과 냉각, 보안, 통신 등 복합 기술이 결합한 고난도 시설로 일반 건축 대비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수주 자체가 쉽지 않은 만큼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수요 급증이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국내외를 막론하고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랜드뷰리서치 등 주요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2030년 4373억달러(약 61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규모는 훨씬 크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이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약 6조7000억달러(약 8700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력과 설비 등을 포함한 전체 인프라 기준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투자 규모 전망/그래픽=이지혜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투자 규모 전망/그래픽=이지혜

건설사들은 이런 성장성을 바탕으로 사업 모델 전환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32,800원 ▼450 -1.35%)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전담 태스크포스(TFT)를 신설하고 설계·시공뿐 아니라 MEP(기계·전기·배관 설비)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남 장성·강진 일대에서 최대 500MW급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단순 시공을 넘어 투자·개발 단계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통해 해외 사업 확대도 추진한다.

경쟁 구도는 기술과 사업모델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SK에코플랜트는 설계·시공 최적화와 MEP 역량을 결합해 'AI 인프라 솔루션 공급자'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EPC 수행 역량 고도화와 함께 사업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시공성과 기술적 타당성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GS건설(40,750원 ▼800 -1.93%)은 개발·운영까지 포함한 수익형 모델 구축에 나서며 데이터센터를 장기 수익 기반 자산으로 키우고 있다.

시공 경험을 앞세운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건설(173,000원 ▼2,400 -1.37%)은 2004년 금융결제원 분당센터를 시작으로 KT목동 IDC,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등 주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국내 최다 수준의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에는 친환경 전력 인프라와 연계한 데이터센터 모델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물산(311,500원 ▼8,500 -2.66%) 건설부문은 데이터센터 구조 변화에 대응해 차별화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고발열 서버 대응이 가능한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모듈러 공법을 도입해 공기를 단축하는 등 AI 데이터센터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화건설은 2004년 KT 강남 IDC를 시작으로 금융·통신사 데이터센터를 꾸준히 시공하며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최근에는 영등포, 창원, 고양 등 주요 거점에서 프로젝트를 확대하며 과거 시공 경험을 기반으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동남아·중동 등지에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도 해외 EPC와 투자 기회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이 주택 경기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판단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AI 시대를 이끄는 핵심 인프라로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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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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