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식 조직 개편과 '아버지'의 추억

박근혜식 조직 개편과 '아버지'의 추억

이상배 기자
2013.01.16 18:00

안보에 깊은 관심, 경제는 위임

↑군복을 입고 쌍안경을 통해 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군복을 입고 쌍안경을 통해 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내 기준에서 아버지는 나라를 지키는 정의의 사도였다. 어린 나에게 군복을 입은 아버지는 TV에 나오는 그 어떤 배우보다 멋있고 근사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 나오는 대목이다. '군인'의 딸로 자란 박 당선인이 군인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1979년 10월27일 새벽 1시30분 당시 김계원 비서실장으로부터 "각하께서 돌아가셨습니다"라는 말은 들은 박 당선인의 입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온 말은 "전방에는 이상이 없습니까?"였다. 박 당선인의 확고한 안보관과 안보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일화다.

박 당선인이 자신이 입성할 청와대에 외교·안보 분야의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을 신설해 안보 업무를 직접 챙기기로 한 것은 이런 점에서 놀라울 일이 아니다.

또 박 당선인이 국방부 장관 출신으로 안보관이 확고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김장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에게 유달리 깊은 신뢰를 보내는 것도 이 같은 성장배경과 무관치 않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경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믿고 위임하는 박 당선인의 통치 방식도 박정희 대통령을 빼닮았다.

인수위는 지난 15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5년만에 경제부총리제를 부활시킨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부총리를 겸임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새 정부에서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이끌고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박정희 대통령도 재임 기간 중 남덕우(총리)·이승윤(경제부총리)·김만제(경제부총리)·김용환(재무장관) 등에게 경제정책을 사실상 위임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용환 전 재무부 장관 등에게 "임자, (경제는) 자네가 사령관 아닌가"라며 무한신뢰를 나타낸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심지어 박정희 대통령은 남덕우 전 총리에게 1969년부터 1978년까지 무려 9년여 동안 재무부 장관 및 경제기획원 장관을 맡기고 이후 다시 경제특보로까지 임명했다.

'불균형 성장론'을 강조하는 이른바 '서강학파'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닮은 꼴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남덕우 전 총리 등 서강학파를 중용했듯 박 당선인 주변에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서강대 명예교수), 홍기택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중앙대 교수) 등의 서강학파들이 포진해있다.

한편 정치적으로 2인자를 만들지 않고, 인사 때 극도의 보안을 요구하는 스타일 역시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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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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