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나프타 성과 배경은
오만 등 韓정부 정성 높이 평가
AI·광물협력 확대 수요 작용도
정부가 카자흐스탄·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중앙아시아 4개국으로부터 원유·나프타 제품을 공급받기로 한 데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특사로 급파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 구축된 상호신뢰 관계와 함께 AI(인공지능)·광물분야 협력을 원하는 상대국의 수요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강 실장은 15일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이어진 4개국 방문성과를 설명하면서 연말까지 원유 2억7300만배럴과 나프타 210만톤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유는 석 달치 사용량 이상, 나프타는 한 달치 수입물량에 해당한다. 특히 사우디는 우리 기업에 원유와 나프타를 최우선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강 실장은 방문국이 한국 정부의 적극적 노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방산분야 협력의 대가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원유도입과 방산을 연계하는 것은 무리고 적절치도 않다"고 일축했다. 특히 "오만의 경우 '기업들이 연락하는 경우는 있어도 정부가 직접 특사단을 보내는 등 정성을 들이는 경우는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우리 정부의 적극적 노력을 높게 평가했고 한국을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이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에 임명된 강 실장은 각국 정부와 고위급 채널을 구축하는 한편 방산과 에너지분야에서 각종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중동전쟁 직후인 지난달 초에도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총 2400만배럴의 원유 긴급도입을 약속받고 중동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을 신속하게 귀국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출장길에 당초 예정에 없던 카타르를 방문한 것도 중동전쟁 상황과 현지 사정을 감안해 긴급결정했다. 강 실장은 "카자흐스탄에 도착한 지난 8일 새벽 휴전합의 소식을 접하고 에너지분야 핵심 협력국인 카타르 방문을 현지에서 긴급 추진했다"며 "카타르 국왕을 예방해 이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했고 '한국과 체결한 LNG(액화천연가스) 수출계약이 적기에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사우디 방문에선 연말까지 원유 2억배럴 도입과 나프타 50만톤 이상의 물량공급을 약속받았다. 에너지뿐 아니라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제조업분야 협력도 논의됐다는 게 강 실장의 설명이다. 강 실장은 "원유수입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국 경제에 이상이 없고 (현지 투자도) 이뤄질 것이란 점을 들어 설득했다"며 "사우디는 한국의 최대 원유수입국이고 사우디의 가장 신뢰할 만한 최대 원유수출국인데 신뢰관계가 잘못된다면 서로의 위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 작동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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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AI·광물·플랜트분야 등에서 협력을 확장하길 원하는 방문국들의 수요도 원유·나프타 조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강 실장은 "중동전쟁 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예방을 직접 수락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원유·나프타 수급뿐 아니라 광물자원, 도시개발,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와는 양국이 공통으로 전략적 가치를 둔 AI 및 산업분야 전반의 투자협력을 확대하고 구체화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