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문' 인수위 별관 열렸지만···언론 '갈증' 여전해

'금단의 문' 인수위 별관 열렸지만···언론 '갈증' 여전해

변휘 기자
2013.01.18 17:38

김용준 "대답하기 거북한 얘긴 안들려"...불통 진화에 급급

ⓒ뉴스1제공
ⓒ뉴스1제공

18일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주재한 출입기자 환담회는 그 동안의 '불통(不通)'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취재진과의 '스킨십' 이벤트였다. 그러나 '철통보안'을 강조했던 인수위원들과 그들의 한 마디에 목말라 했던 취재진들은 여전히 '소통'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상당해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 별관의 문이 열렸다. 이곳은 취재진들이 "한 마디"를 외치며 녹음기와 수첩을 내밀어도,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한 채 야속하게 사라져 버리던 인수위원들만의 공간이었다. 인수위 출범 후 처음 취재진의 별관 입장을 허락함으로써 소통 의지를 과시하는 의미도 담겼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도 앞서 환담회 계획을 밝히는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당선인의 국정운영 철학과 인수위 활동방향에 대해 충실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언론에서는 김 위원장이 전날 언급한 새누리당과의 대선공약 '불협화음', 눈 앞으로 다가 온 청와대 조직개편 방안 등을 언급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김 위원장의 현안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 그는 "낮은 자세, 겸손한 인수위가 되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인수위가 결정되지 않은 사안으로 인한 혼란을 막아보려고 노력하다 보니, 언론이 다소 불편하지만 이해해 달라"고 당부하는데 그쳤다.

김 위원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나는 '날씨가 어떠냐'는 등 그런 질문에만 말한다"며 현안 관련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박 당선인과 자주 만나시냐"는 질문에도 미소로 답변을 대신했다.

특히 올해로 76세 고령인 김 위원장은 평소 청력이 좋지 않아 그의 보청기를 착용한 모습을 놓고 일부 언론은 인수위의 '불통'을 상징하는 풍자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내가 보청기를 클로즈업해 담은 신문에 아는 분이 있어 '홍보해주는 건 고마운데 이제 그만하라'고 전화하기도 했다"며 "나는 대답하기 거북한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진영 부위원장 "정치를 시작한지 17년이 흘렀지만 오늘날까지 기자들에게 이렇게 죄송했던 적이 없었다. 기자들이 밥을 먹자고 하면 즐겁게 나갔던 사람인데 요즘은 전화 한 번 받기도 어려워 맘속으로 항상 죄송하다"며 '불통' 인수위 논란에 대해 연거푸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인수위원들의 함구령은 여전했다. 김 위원장과 진 부위원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인수위원이 이날 환담회에 참석했지만, 이들은 기자들의 각종 현안 관련 질문에 이전처럼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혜진 법질서사회안전분과위 간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가능성을 묻는 기자에게 음료수를 건네며 "이거나 한 잔 드시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또 강석훈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도 청와대 조직개편안 발표 시기에 대해 "오늘 발표하느냐"는 질문에는 "안 한다", "혹시 오후 5시에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건 모른다"며 알쏭달쏭한 답변을 내놓았다.

소통에 목말랐던 탓인지 취재진들은 30분 동안 진행된 환담회 내내 인수위원들에게 그 동안 쌓아뒀던 질문을 쏟아내는데 주력했다. 이러한 와중에 기자들은 인수위에서 준비한 떡과 과자, 음료수 등 다과에 손을 댈 틈이 없었다.

인수위 대변인실 관계자는 짧은 환담회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는 기자들에게 "음식이 그대로 남았다. 가져가시라"고 소리쳤지만, 대부분의 취재진들은 손도 대지 않은 음식들보다는 인수위와의 '소통'에 대한 갈증과 배고픔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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