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국회, 공정거래법 공청회..하도급법 '단가 후려치기' 규제도 논란
국회 정무위원회(위원장 김정훈)가 11일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와 관련, 전문가 공청회를 열고 찬반 양론을 청취했다.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 중소기업중앙회 등을 대표한 각계 전문가들은 공정거래 질서를 위해 일감몰아주기를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특정 업종에 주로 나타나는 사례를 막으려고 내부거래를 광범위하게 사전 규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대론으로 팽팽하게 갈렸다.
정무위는 아울러 하도급법(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 관련 별도의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부당행위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징벌적 손배 도입시 과잉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후 법 개정 논의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조유현 중기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중소기업의 시장참여를 차단, '중소기업 성장 희망사다리 구축'을 훼손한다"며 "부당지원행위의 위법성 성립요건을 '현저히 유리'에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완화하거나 삭제해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구소장인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지원성 내부거래'뿐 아니라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도 부당지원행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총수일가의 지분이 전혀 없는 계열사간 부당지원 행위도 규제하도록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광고·물류 등 일부 사업군은 그 특성상 지속적인 협업으로 효율성을 확보해야 하고, 수직계열화나 독립법인화 차원에서 계열사간 거래도 자주 발생한다며 이를 무조건 규제해선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최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법 개정으로 부당 내부거래를 규율할 장치가 충분히 마련됐다"며 "개정된 규정의 성과를 지켜본 후 추가 규제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손연화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96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신설된 부당지원행위 규제는 형식적으로 불공정거래행위를, 실질적으로 대규모기업집단 내부거래를 규제해 처음부터 형식과 실질의 괴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특수관계자'의 범위에 대해 "그 범위를 확대적용하면 과거의 연좌제법과 같은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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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는 지난해 대선기간 여야 공통 화두였다.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 부당 단가인하 등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하도급법 개정이 추진됐다. 이에 이만우·이종훈 새누리당 의원과 민병두 민주당 의원 등이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새 정부 보건복지부장관에 발탁된 진영 의원과 오제세 민주당 의원 등이 하도급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해 국회로 공이 넘어왔다.
규제강화 움직임은 그러나 대선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과잉·중복규제를 우려하는 반대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도급법 공청회에서도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섰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전략경영연구실장과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기술유출에 국한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부당 납품단가인하, 부당 반품, 부당 발주취소 등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과 전삼현 숭실대 법대 교수는 규제강화의 법리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특히 신 연구원은 "동일한 행위에 대해 '징벌적' 성격을 가지는 제재수단, 즉 과징금·징벌적 손해배상·형벌 등 삼중처벌을 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여야 의원들도 입장이 엇갈렸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당위론적 접근보다는 실증적 접근이 필요한데 최근 (부당행위가) 악화됐다거나 하는 실증 데이터가 있느냐"며 "과학적 연구가 진행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입법에 신중함이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이 문제는 지난해 가장 많은 경제토론회의 주제였을 것이고 여야 대선후보들의 공통공약이기도 했다"며 "그런데 다시 공청회를 여는 것을 어떻게 봐야하느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