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국정원 사건 관련 녹음파일 100여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폭로전 양상을 띠면서 이번에는 민주당이 공개한 녹음파일의 유출 경로와 도청 여부 등을 놓고 실정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공개된 권영세 주중 대사의 대선 당시 발언 녹음본이다. 이날 공개된 녹음본에서 권 대사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입수하고 있고,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공개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아울러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 관련 음성파일 100여 개를 입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해당 녹음파일을 제보에 의해 입수했다고 주장하지만 100여 개나 되는 녹음파일을 도청 없이 입수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권 대사가 편하게 속내를 드러낼 만큼 친한 지인이 대화 내용을 녹음해 민주당에 제보한 것 역시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간사단-정조위원장단 회의에서 "박영선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민주당은 '도청 전문정당'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며 도청 의혹을 제기했다.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박영선 위원장은 새누리당과 여권 관계자들의 대화 녹음파일을 100여 개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며 "이는 민주당이 스스로 '도청전문당'이라고 밝히는 것과 다름없다. 그 내용을 국민 앞에 당당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박 위원장 측은 대선이 끝난 지난 1~2월 여러 경로를 통해 녹음파일을 입수했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권 대사 녹음본 역시 당 차원에서 사실 여부와 불법도청 여부, 참석자, 날짜 등의 검토를 통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단, 해당 녹음본을 공개했다는 주장이다.
이날 녹음본을 공개한 박범계 의원은 권 대사가 지난해 12월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3명의 지인이 "권 대사가 자신의 위세를 자랑할 만큼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구체적 정황을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6일 민주당 중진의원 회의에서 "법사위에 제보된 테이프 중 권 주중대사와 관련된 것은 1시간 36분"이라며 "그것(공개된 것) 이외에도 몇 개가 더 있다. 1시간 36분짜리 녹취록에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데 대부분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것은(녹음파일) 그 자리에 함께 한 사람이 우리에게 제보를 해줬기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과 관련이 없다"며 "이외에도 또 다른 제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계속 법사위가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도청 의혹 제기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전략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의혹제기에 대한 본질적 답변은 회피하면서 도청 의혹 제기로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