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세제개편안 '샐러리맨 역풍' 차단 고심

새누리, 세제개편안 '샐러리맨 역풍' 차단 고심

김태은 기자
2013.08.09 14:27

중간소득층 증세에 여론 반발, 세부담 완화 검토…민주당 공세 차단 필요성도

새누리당이 세제개편안 발(發) '샐러리맨 역풍'을 차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이를 위해 월급 소득자가 몰려있는 중간 소득층의 세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정부가 확정한 세법 개정안 중 중간 소득계층의 세 부담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 정밀 검토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세 부담 폭을 낮추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혜택을 추가하는 방안을 마련해 입법 과정에서 수정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숫자 상으로는 (중산층의 세 부담액이) 크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세금이 늘어난다는 점에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정부와도 다시 협의를 하고 논의 과정을 거쳐서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일부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당초 이번 세법 개정안이 고소득층의 세부담은 늘린 데 반해 저소득·서민층의 부담을 줄이고 지원을 늘렸다는 점을 부각시켜 형평성 논란을 차단코자 했다. 중간 소득층이 부담하는 세금이 대폭 늘어나지 않도록 정부를 설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그동안 '증세'는 없을 것이란 말과 달리 중간 소득층의 세금이 늘어나자 결국 정부가 월급쟁이의 유리지갑에 손을 대려고 한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여론의 향방을 주도하는 중산층과 월급 소득자들의 역풍을 불러일으킬 조짐을 보이자 새누리당 내에서도 세제개편안에 대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세제개편안에 대한 협의 주체였던 새누리당 정책위원회의 나성린 부의장은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이번 세제개편안으로 고소득층에 유리했던 소득공제방식을 세액공제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산층의 세부담이 일부 늘어난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인데 세액공제로 전환 자체는 바람직한 방향이란 점에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산층과 월급쟁이에 대한 세금폭탄이란 지적은 매우 잘못된 비판이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성실히 세금을 납부해 온 유리지갑, 중간 소득계층 샐러리맨들에게 부담이 지나치게 증가한다면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심의과정에서 국민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중간소득자의 세액부담을 소득구간별, 가구별 특성에 따라 꼼꼼하게 분석을 해서 한꺼번에 과도한 세 부담이 증가되지 않도록 세법 심의과정에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산층 증세에 대해서는 정부와 일정 부분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 정국에서 민심의 향방을 민감하게 읽어 정국 주도권을 장악해야 하는 원내 대표로서 당 정책위와는 발언의 초점이 다소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새누리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세제개편안 문제로 민주당에게 공세의 빌미를 줘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 소용돌이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내세우고 있는 카드가 바로 민생이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으로 새누리당 압박에 나서자 새누리당은 민생 챙기기 행보를 강화해 정국 경색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그러나 중산층 증세는 부자감세와 더불어 새누리당의 민생 카드를 약화시키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민주당 역시 정부와 새누리당이 "부자감세를 위해 중산층과 월급쟁이에게 세금폭탄을 투여했다"며 파상공세에 나서고 있다. 국회 통과를 놓고 한판 격돌을 예고해 이를 정쟁화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의 장외투쟁 명분이 불분명한 가운데 '세제개편안 투쟁'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여당으로선 이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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