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박승춘 "답변못해"…野 "국정원이 예산 지원"에 與 "국감 방해 의도"
국회 정무위원회는 28일 최근 야당이 제기한 국가보훈처의 '안보교육 동영상 DVD 세트' 제작 지원 주체를 놓고 여야간 공방이 가열되면서 결국 파행됐다.
발단은 DVD세트 협찬 주체가 누군지를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박승춘 보훈처장이 '개인정보보호법'을 근거로 답변을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민주당은 박 처장이 답변을 거부한데 대해 '국회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즉각 고발해야 한다고 외쳤지만, 새누리당은 예고된 국감 일정이 있는 만큼 추후에 논의하자고 하면서 맞섰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이날 오후 4시45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처장이 '(동영상 제작)협찬 주체가 국정원이냐'는 질문에 답을 안 한다"며 "정수장학회가 만든거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하면서, 국정원 협찬이냐는 물음에는 끝끝내 답변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보훈처의 안보교육 DVD 제작의 협찬 주체를 '국정원'으로 보고 있다. 2012년 안전행정부·국무총리실·공정거래위원회에 배포한 국정원의 교육영상과 일치한다는게 근거다. 즉 국정원이 보훈처 DVD 제작에 예산을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협찬을 했을거라는 판단이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보훈처가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예산을 가지고 수백만장의 DVD를 안보교육 빌미로 국민 상대로 선거활동을 했다"며 "이는 엄연한 불법"이라고 따졌다.
특히 민주당은 이종명 국군 사이버사령부 민군심리전 부장이 국정원 3차장으로 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국정원이 보훈처의 동영상 제작을 지원했다면 '사이버사령부-국정원-보훈처' 등 이른바 '3각커넥션'의 진상을 밝힐 수 있을 거라는 주장이다.
민병두 의원은 "국정원 3차장이 국군 사이버사령부에서 온 사람이다. 만약 국정원이 DVD 예산을 지원했다고 한다면 '3각 커넥션'이 다 밝혀지게 되는 셈"이라며 "이에 대해 최종 확인을 요청하는데도 답변을 거부하고 있어서 (박 처장을) 고발하지 않는 한 3각 커넥션의 진상을 밝힐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국감을 정상 진행할 뜻은 없고 오로지 '정치선전의 장'으로 삼으려고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가 권력기관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이른바 '정황적 증거'들만 줄기차게 내놓으면서 국감의 정상적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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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새누리당 간사는 이날 정무위 파행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박 처장에 대한) 고발조치를 국감 선행요건으로 내걸었고 이에 새누리당은 고발여부를 여야 간사에게 맡기고 국감을 이어가자고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신) 고발 여부는 여야 간사 협의와 법률전문가 자문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박 처장 고발 여부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자료제출 및 답변 거부의 사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검토' 결과에 따라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보호법상 당사자(신상공개) 동의가 없었다는 사실이 국감 자료제출을 거부할 합당한 이유가 된다면 박 처장을 즉각 고발해야 한다는 민주당 요구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국감때 제기된 사안이고 법리적으로 (자료제출에) 문제 없다고 이미 판단된 것"이라며 박 처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를 끌어왔다고 비난했다.
반면 새누리당 박 간사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이 꼭 정무위가 아니라도 다른 법률과 충돌이 생기는 법률"이라며 "(개인정보보호가) 정당한 사유인지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이 박 처장을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엔 "사실관계는 따져볼 수 있는 문제"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