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경련의 '야당 푸대접'

[기자수첩] 전경련의 '야당 푸대접'

김경환 기자
2014.02.03 07:25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네요."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정성호 의원의 농담섞인 말이다. 정 의원은 얼마전 기자와 만나 "지난해 5월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이후 1년이 다 돼가지만 전경련을 비롯해 어떠한 재계 단체도 법안 협의를 위해 한번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법안과 관련해 언론플레이만 하거나 입장이 비슷한 여당 의원들만 찾아가는 손쉬운 일만 하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경련과 경영자총연맹(경총), 대한상공회의소와 같이 국회의 법안 통과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재계 이익단체라면 법안 통과의 핵심 역할을 맡은 원내수석을 수시로 찾아 필요한 법안의 당위성을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푸념'이다. 야당이 반대하는 법안은 '이래서 안된다'고 설득하고 때로는 논쟁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정 의원의 생각이다.

정 의원은 재계단체가 아닌 다른 이익단체들은 직접 찾아와 법안과 관련한 자신들의 견해를 전달하기도 한다고도 했다.

정치 현실에서 여야 원내수석은 상대 당과 협상을 주도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전면에 드러나지 않을 뿐 상임위 차원에서 여야 간 이견으로 통과되기 어려운 쟁점법안을 당 차원에서 조율하고 물밑협상을 통해 통과시키는 핵심 인사다.

때로는 서로 중점 처리 법안을 '빅딜'을 통해 주고 받기도 하고 내용과 수위를 협상을 통해 조율하기도 한다. 여야 대화 정치의 꽃이자 법안 통과의 막전막후 실세인 셈이다.

특히 원내수석은 지난 2012년 국회선진화법 통과 이후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다수당이 법안을 힘으로 밀어붙일 수 없는 국회 환경이 조성되면서 법안의 합의처리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국회에서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하향, 대기업 최저한세율 1%포인트 인상 등 '부자증세' 법안 현실화는 원내수석간들의 협상력이 발휘된데 따른 것이란 평가다.

정 의원은 "재계단체의 인식은 아직 이같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듯 보인다. 재계단체가 제대로 일하려면 더 적극적으로 야당 의원들도 만나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법대로 하는 세상'이 되면서 입법부의 역할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재계단체가 제 역할을 하려면 좀 더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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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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