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근거없는 기성회비 예산편성에 칼 가는 야당

법적 근거없는 기성회비 예산편성에 칼 가는 야당

황보람 기자
2014.12.0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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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기성회비 등록금화 전제로 1조5200억 예산편성…근거법은 예산부수법안서 빠져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소속 대학총장들이 지난 6월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성회비 대체입법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 소속 대학총장들이 지난 6월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성회비 대체입법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2년 여를 끌어온 국·공립대 기성회비 불법 논란이 예산 정국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정부는 기성회비를 등록금에 통합해 예산을 편성하고 법 통과를 기다린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누리과정 예산 관련 힘겨루기에서 패배한 야당 측이 "정부가 원하는 대로 법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어 또 한번 전면전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2015년 예산에 '입학금 및 수업료' 명목으로 1조5200억원 가량을 편성했다. 이는 전년도(2060억원)에 비해 639% 증액된 규모다. 당초 등록금과 기성회비를 2대8 비율로 징수하던 대학이 이 금액 전부를 등록금으로 걷게 되면 정부도 상향된 비율에 따라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국·공립대 기성회비가 대법원에서 불법으로 판결날 것에 대비해 기성회계를 일반회계인 수업료 항목에 흡수시켜 예산을 짠 것이다. 대법원 판결은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해당 예산은 '재화 및 용역판매수입 중 수업료'에 해당한다. 기성회비가 기존 수업료 항목으로 고스란히 옮겨가면서 세입 항목이 신설되지는 않았다. 반면 '국립대학 기성회비 수업료 통합 징수에 따른 대학 운영비 지원'을 명목으로 세출 항목은 신설됐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기성회비 예산을 뒷받침할 법안이 세입부수법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 선진화법이 발효된 이후의 법들로 세입부수법안이 한정되면서 2012년에 발의된 기성회비 관련법들은 후보군에도 오르지 못했다.

 현재 국회에는 기성회비를 수업료로 전환하는 내용의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의 '국립대 재정회계법안'과 이를 정부가 지원하는 유은혜 새정치연합 의원의 '기성회계 특별법안'이 계류돼 있다.

 '예산은 있되 법은 없는' 상태에서 칼자루를 쥔 건 야당 측이다. 야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편법적으로 증액한 기성회비 예산을 감액하지 않으면 정부가 원하는 대로 법안을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법이 통과되지 않은 채로 정부가 관련 예산을 집행하게 되면 위법이 된다.

 여당 법안이 통과더라도 대학들이 법 위반을 면치 못한다는 논리도 있다. 등록금보다 액수가 4~5배 가량 큰 기성회비를 곧바로 등록금화 할 경우 등록금 인상률을 제한하고 있는 고등교육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고등교육법 제11조에서는 "각 학교는 등록금의 인상률이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기존에 기성회비가 등록금으로 전환된 것으로 학생들이 실제 내는 등록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서 다툼의 여지는 있다. 기성회 직원들의 대규모 해고나 일반회계 예산의 불용 우려도 있다. 현재는 기성회계 직원들은 급여는 기성회계에서 지급되면 일반회계로는 지급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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