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축소·은폐 수사 놓고 청문회 진행 여부 공방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5일 첫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박 후보자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팀 경력 등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40여분 만에 정회했다.
야당에서는 민주주의에 역행한 수사에 가담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자체를 열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의 해명을 듣고 난 뒤에 임명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적 사건이고 현대사를 규정하는 매우 중대한 사건인데 이를 축소·은폐하는 과정에서 후보자가 수사 검사로서 1~2차 수사에 모두 참여했고 본인 스스로 당시 안상수 검사로부터 추가 고문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 사건에 대해 침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관은 대한민국의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데 축소·은폐 사건에 가담했던 사람이 대법관 후보자가 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절차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주장처럼 그 당시 축소·은폐한 것에 대해 알고도 묵인한 것이 부끄러웠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서기호 의원 역시 "박 후보자는 6월 민주화 항쟁 계기가 됐던 박종철 고문 사건의 축소수사, 실체적 진실 덮어버리는 데 (수사팀의) 일원이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판단만 남아 있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도 사퇴했는데 박 후보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대법관은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야 할 사람인데 과거 이를 덮어냈던 사람이 외압에 굴복하지 않고 소신있게 재판할 수 있겠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며 "그래서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도 사퇴하라고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간사로 내정된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그동안 법사위에서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를 수없이 얘기했는데 이에 역행하는 후보자가 된 것에 대해 대법관의 추천, 선출을 위한 과정은 굉장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자 개인에 대해서는 80년대 민주화에 역행되거나 저해되는 행위, 공적인 지위에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은 씻기 어려운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주임 검사로서 은폐·조작에 이르는 부분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 후보자의 분명한 입장과 사실관계를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1,595명 읽는 중
이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는 일단 인사청문회를 열어 후보자로부터 직접 해명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같은 의견"이라면서도 "당사자 해명이나 청문회 절차도 없이 당사자가 (사건의) 축소·은폐에 가담했다는 것은 성급한 결론 같다. 좀더 따져보고 사실 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절차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당 간사인 이한성 의원도 "야당의 주장이 일리가 있고 박종철군의 민주주의에 대한 기여가 굉장히 크다"면서도 "헌법이 있고 청문회를 실시하도록 제도화돼 있는데 다른 절차가 없지 않나. 박 후보자가 수사에 참여해서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입장이었는지를 국민이 보는 앞에서 여당과 야당이 묻고 참고인을 불러서 적절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청문회 절차를 가로막는 것은 비민주적이다"고 말했다.
여야는 앞서 오는 11일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계획했다.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특위 회의가 파행되면 증인과 참고인에게 출석을 통보할 기간이 확보되지 못해 일정상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