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 죽여줘" 과외누나 말에 40번 찔렀다...살인자 된 10대들[뉴스속오늘]

"전 남친 죽여줘" 과외누나 말에 40번 찔렀다...살인자 된 10대들[뉴스속오늘]

김소영 기자
2026.10.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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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신촌역 인근 공원에서 대학생 김모씨를 살해한 이모군(오른쪽)과 윤모씨가 현장검증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촌역 인근 공원에서 대학생 김모씨를 살해한 이모군(오른쪽)과 윤모씨가 현장검증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14년 전인 2012년 10월24일, 온라인에서 알게 된 대학생 김모씨(당시 20세)를 신촌역 인근 공원으로 불러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생 윤모씨(18)와 고등학생 이모군(16)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세 사람은 악마·악령 숭배 등 오컬트 게시물을 공유하는 일명 '사령(死靈) 카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이로, 중심엔 김씨의 여자친구이자 해당 카페에서 '마녀'로 불리며 리더로 활동하던 대학생 박모씨(21)가 있었다.

사령카페에 빠진 박씨…남친·10대 학생들 끌어들여

피해자 김씨는 여자친구 박모씨가 사령 카페에 심취하자 잦은 다툼을 벌였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
피해자 김씨는 여자친구 박모씨가 사령 카페에 심취하자 잦은 다툼을 벌였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

강원지역 대학에 다니던 피해자 김씨는 2011년 3월 한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서 만난 박씨와 이듬해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들 관계는 박씨가 사령 카페에 푹 빠지면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박씨는 자신이 악령계에서 인증을 받은 진짜 마녀이며, 치유 마법과 영혼 소환 의식 등을 포함한 영적인 능력을 쓸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박씨는 인터넷 코스프레 카페에서 알게 된 홍모양(15)과 홍양의 남자친구인 이군도 끌어들여 사령 카페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홍양 소개로 박씨에게 영어 과외도 받았던 이군은 평소에도 박씨를 잘 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도 연인인 박씨의 권유와 호기심으로 사령 카페에 가입했으나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박씨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카페에 몰두하자 김씨는 카페 활동을 그만두라고 설득했고, 둘은 이 문제로 자주 다투게 됐다.

"누가 김OO 좀 죽여줘"…이군, '해결사'와 범행 모의

사령 카페에서 '마녀'로 불리던 박씨는 김씨와 결별 후 지인들에게 김씨 험담을 늘어놨다. 메시지 속 '꼬맹이'는 김씨를 말한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
사령 카페에서 '마녀'로 불리던 박씨는 김씨와 결별 후 지인들에게 김씨 험담을 늘어놨다. 메시지 속 '꼬맹이'는 김씨를 말한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

박씨가 공격적인 반응까지 보이자 참다못한 김씨는 박씨에게 이별을 고했다. 이에 박씨는 이군과 홍양을 비롯한 지인들에게 김씨에 대한 험담을 늘어놨다. 단체 대화방에 '누가 김씨를 죽였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씨 주도 아래 카페 회원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게 된 김씨는 이들 모임을 '사령 카페 소굴'이라 부르며 비난했다. 김씨는 박씨와 이군 등에게 욕설 섞인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내 자신에게 사과하라고도 요구했다.

격분한 박씨는 단체 대화방에 "쟤 좀 죽일 수 없냐", "저 XX 죽여도 된다", "진심으로 너희가 김OO를 죽이면 좋겠다" 등 글을 남겼다. 이에 평소 박씨를 추앙하다시피 한 이군은 김씨를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이군은 사령 카페에서 '해결사' 또는 '킬러'로 불리던 윤씨와 함께 김씨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박씨처럼 자신의 역할에 심취해 있던 윤씨는 김씨와 일면식도 없었지만 이군 부탁을 받고 범행에 동참했다.

목 조른 채 40번 찔렀다…완전범죄 실패 아쉬워하기도

이군과 윤씨, 홍양은 김씨를 신촌역 인근 공원으로 불러내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군과 윤씨, 홍양은 김씨를 신촌역 인근 공원으로 불러내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군은 2012년 4월30일 밤 8시50분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한 공원으로 김씨를 불러냈다. 마침 이군 등과 화해하고 싶었던 김씨는 이군이 갖고 싶어 하던 컴퓨터 그래픽 카드를 챙겨 약속 장소로 향했다.

이군은 홍양에게 망을 보게 한 뒤 김씨를 으슥한 곳으로 유인했다. 이군이 김씨에게 말싸움을 걸어 시선을 끈 사이 윤씨는 김씨 뒤로 몰래 다가가 전선으로 그의 목을 졸랐고, 이군은 이 틈을 타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목과 배 등을 40여차례 찔린 김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두 사람은 김씨 시신을 인근 풀숲에 유기한 뒤 그래픽 카드를 비롯한 김씨의 소지품을 훔쳐 달아났다. 김씨 시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환경미화원에게 발견됐다.

이군 일당은 범행 약 36시간 만에 검거됐다. 이들은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계획범죄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셋은 범행 후 아무렇지 않게 일상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완전범죄를 못한 걸 아쉬워하기도 했다.

"무기징역 마땅하지만" 미성년자라 감형…박씨는 출소

신촌역 인근 공원에서 대학생 김씨를 살해한 이군과 윤씨가 현장검증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촌역 인근 공원에서 대학생 김씨를 살해한 이군과 윤씨가 현장검증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범행 현장에 있던 세 사람과 박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살인에 직접 가담한 이군과 윤씨에게 각각 징역 20년, 범행에 가담한 홍양에겐 소년법을 적용해 장기 12년·단기 7년, 살인을 방조한 박씨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특히 이군에겐 이례적으로 검찰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높은 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계획범죄인데다 범행 수법이 잔혹해 무기징역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미성년자임을 감안해 이보다 낮은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박씨에 대해선 "이군의 과외 선생님이자 대화방 등에서 리더 역할을 하며 정신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서 '김씨를 죽이고 싶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해 피고인들의 살해 결의를 강화시킨 점, 반성하기보다 '모든 게 장난이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판결은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김씨 유족은 형사재판과 별개로 가해자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가해자 4명과 그들의 부모 6명 등은 김씨 가족에게 총 4억400만원의 손해를 배상하게 됐다.

박씨는 2019년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이후 대부분의 사령 카페는 강제 폐쇄 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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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기자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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