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 [페이고, 정말 Go? ②]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페이고'(Pay-Go) 법안의 처리를 촉구하고 나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2015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입법을 통한 무분별한 지출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재정을 수반하는 법률 입안시 재정 조달 방법도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페이고'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여당이 적극 호응하면서 국회에서 '페이고' 법안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청와대가 현 시점에서 '페이고'를 새로운 화두로 꺼내든 이유는 뭘까?
우선 '재정건전성'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며 야당을 그 대척점에 놓고 몰아세움으로써 정치적 반대급부를 누릴 수 있다. 정부·여당은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반면 야당은 재정건전성 문제에 대해 안이하다는 '프레임'을 구축함으로써 지지세력을 결집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라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 지난 7일 이례적으로 청와대 홍보수석이 직접 나서 "미래세대에 향후 65년 간 1702조원의 세금폭탄을 안기려 한다"며 공개 비판한 것도 '재정건전성 프레임'과 무관치 않다.
영국 보수당은 이 같은 프레임을 활용, 노동당을 '재정건전성 문제에 둔감한 무책임한 세력'으로 낙인찍는 전략 등으로 1978년부터 1997년까지 무려 19년간 장기집권에 성공한 바 있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은 '페이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예산 편성권을 국회가 아닌 정부가 갖는 있다는 점에서 '페이고'가 국회 또는 야당에 대한 견제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논리다.
청와대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박 대통령의 2012년 대선 공약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은 "임기내 균형재정을 달성해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0% 이하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는 35.7%였다. 임기 내 공약 이행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재정적자는 2013년 21조원, 지난해 29조원에 달했다. 올해는 최대 30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페이고' 도입은 박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신념이기도 하다. 안 수석은 정계 입문 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로 있을 때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정성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가져왔다. 19대 국회에 입성한 뒤에는 넓은 의미에서 '페이고'와 같은 취지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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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정 규모 이상의 조세특례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을 제출하는 경우 외부 연구기관의 사전 평가자료를 함께 제출토록 하는 내용이었다. 정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재정지출과 실질적으로 같은 조세지출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페이고'와 일맥상통한다. 2013년 11월 발의된 이 법안은 대안에 반영돼 지난해 1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안 수석은 또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으로 있던 지난해 4월초 당시 같은 당 원내대표였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페이고' 법안의 국회 통과를 적극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직후 세월호 정국이 시작되면서 국회에서 페이고 관련 논의는 흐지부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