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00]朴 대통령 '거부권' 배수진…정부 이송 전 국회 '결자해지' 기대

청와대는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사실상 거부권 행사 의지를 밝힌 후 정치권과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명확하다. 공무원연금법과 연계해 정치권이 이른바 '주고받기'를 한 '졸속입법'의 사례라는 거다. 더구나 법원의 심사권과 행정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한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 211명이 찬성한 법안을 거부하는 것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지만, 이를 감수하더라도 위헌 논란이 있는 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논란의 일으킨 국회가 대승적 차원에서 '결자해지(結者解之)'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을 국회에 넘겼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달 29일 개정안의 국회 통과 후 정부로 송부하기 전 재검토를 요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당청 갈등이 심화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중심으로 이를 봉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의 시행령 수정·변경 요구 권한에 대한 강제성 여부로 논의의 중심이 이동시키고 있다. 강제성이 없다(여당)와 있다(야당)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 대표는 "강제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키(Key·열쇠)"라고 말했다.
결국 박 대통령의 속내는 개정안의 정부 이송 전 여당이 협상력을 발휘해 야당을 설득해 재협의의 테이블로 끌어내달라는 것으로 읽힌다. 청와대와 여당 입장에서는 당청 갈등을 최소화하며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지만, 야당이 재협상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재협상이 실패로 돌아가 개정안 원안이 정부로 넘어올 경우 박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면 해당 법안은 국회로 돌아가 재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거부권 행사시 야당의 반발로 정국이 냉각되며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등 향후 국정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다.
특히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에 대한 집단적 반기를 들어 개정안이 재의결되면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에 막대한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를 감수하더라도 개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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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정치적 결별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리며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나 새누리당이 피하고 싶은 최악의 국면이 펼쳐지게 되는 셈이다. 청와대내에는 재의결 가능성이 적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물론 국회법 개정안이 부결되면 당청 갈등이 봉합될 수 있지만, 야당의 강한 반발과 함께 여야 협상을 주도한 유승민 원내대표 등 여당 원내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개정안을 재의결하지 않고 여야가 제3안의 안을 마련해 통과시키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야당이 여당의 협상 요구에 응할지가 관건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위헌 소지가 있는 법안을 받아들 일 수 없다는 대통령의 생각은 확고하다"며 "국회법 개정안을 정부에 보내기 전 국회에서 이를 재검토해 논란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