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미국 꼭 가야…", 1시간만에 朴대통령 "연기"

김무성 "미국 꼭 가야…", 1시간만에 朴대통령 "연기"

구경민 기자
2015.06.10 15:29

[the300]발표 직전까지 새누리당 지도부 딴소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5.6.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5.6.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1년 전에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알고있다. 이 한미 정상외교 통해 건강한 균형을 만들어 내야한다."(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의 방미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당초 계획대로 미국을 방문하시는게 옳다고 생각한다."(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10일 오전 9시부터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수습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강력 반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일방적으로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면 국익에 큰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를 이유로 일정을 연기한다면 오히려 국제사회에 더 큰 공포를 심어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는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뒤 한시간도 안돼 박 대통령의 방미 전격 연기 소식이 나오면서 일정을 강행해야 한다던 여당 지도부의 조언이 무색하게 됐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인 오전 10시30분께 기자들과 만나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정대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의 결단은 여당 지도부의 의견과 반대였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방미 일정을 연기하고 국내에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나가실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방미 연기 소식에 시간차를 두고 여당 지도부는 머쓱해졌다. 지속적으로 이어왔던 당청 소통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발표 직전까지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일정 강행을 주장했는데 결국 딴소리한 격이 됐다"면서 "당청 소통부재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로서 청와대, 대통령과 우리 당 사이의 불통 문제를 이번에 꼭 좀 해결해 보겠다고 했었는데 오히려 당청 갈등이 더 커져가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방미 연기 소식에 네티즌들은 "여론의 뜻을 반영한 것 같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지만 "새누리당에서 일정대로 해야한다고 하는데 뭔일이 있었길래 연기한다고 돌연 발표한 것이냐"는 의아한 반응도 적지 않았다.

불과 몇시간전 의총에서 미국 방문을 예정대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던 새누리당은 청와대 발표 직후 ' 메르스 사태를 반드시 조기에 극복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아 스타일을 구겼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도 "정상외교도 중요하지만 메르스 사태에 대한 국민 여론을 충분히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며 "메르스 사태를 반드시 조기에 극복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1시간 사이를 두고, 새누리당과 청와대에서 나온 엇박자는 (적어도 최근에는) 박대통령이 주요 정책결정을 할때 여당 지도부에 사전에 통보를 해주거나 상의하지 않는다는걸 재확인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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