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합참과 국방부는 국방위를 어떻게 인식하는 겁니까. 과연 이게 협력적 파트너 관계인지, 피감기관이라는 느낌은 있는지."
지난 11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이 발언은 올해 국방위 국정감사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날 합참 국감은 오전 11시쯤 '비공개 업무보고'로 전환된 이후 4시간여 속개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의원들은 합참에 '작계 5015'의 언론 유출경위 등을 추궁했으나 합참은 비공개 회의에서도 작전비밀이라는 이유로 보고하지 않아 공방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호 의원 등 일부 여당 의원들은 작계의 민감성을 고려해 보고할 필요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날 합참의 '비밀주의'적인 국감 답변 태도에 국방위원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다음날 한 일간지에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방부 국감장에서 질의 중 군사기밀을 유출했다는 보도가 실리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진 의원은 다음날 "국감에서 언급한 국군사이버사령부 '900연구소'는 언론에 공개되는 업무보고 자료에 국방부가 스스로 공개한 것"이라며 "군사기밀을 발설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국방위원이 기밀을 보고받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의 법적 권리에 속한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정부의 주요 사업이나 계획에 대해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이 보고를 받고 감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작계5015'나 진성준 의원과 관련된 군사비밀 논란은 국가안보와 밀접히 연관된 국방부와 합참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 국방위원들에 대한 비판 대부분은 이들이 군의 특수성을 망각하고 안보개념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정작 왜 국방위원들이 '작계5015'와 '900연구소'에 대해 보고받으려 하는지엔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한 국방위 소속 야당 관계자는 "작계5015 세부 분야를 알 필요는 없지만 대략적인 건 알아야 전력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 있다"며 "국민 세금이 달린 예산을 심사하는 입장에서 대략적인 내용을 보고를 받는 것은 당연한데 의도가 왜곡된 것 같다"고 했다.
합참에 대한 지난 국감 도중 4시간 넘게 이어진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합참은 군사비밀에 대한 업무보고 거부와 관련된 법리검토를 했으나 법적 근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공개회의할 수 있는 사안인데도 국방부에서 비공개 회의요청을 남발하고, 정작 비공개 회의에서도 보안을 이유로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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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대치하는 특수한 안보상황에서 군사비밀의 보안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방위사업비리 등 군의 주요 문제를 보면, 군사비밀 유출보다 군의 정보 비공개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위원은 국민이 군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 감시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통로이자 최후의 보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