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친박이 유리하지 않다? 계파로 본 새누리 전대
총선 참패 이후 표류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운명을 가를 전당대회가 40일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권내 권력지형도 요동칠 전망이다. 현재 주류인 친박(친 박근혜)계가 당내 다수를 장악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감안할 경우 친박계의 우세를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주류 친박의 총선 참패 책임론 등이 함께 부상할 경우 당권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친박계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당청 관계를 중심으로 당의 주도권을 계속 쥐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비박(비 박근혜) 진영에 수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20대 총선을 거치면서 비박계 의원들이 상당수 공천에서 탈락하고 친박 성향의 후보자들이 공천되면서 원내를 기준으로 수적으론 압도적인 우세를 점했다.

실제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새누리당 129명의 계파 성향을 분석한 결과(표 참조)도 79명이 친박, 비박이 40명, 중립이 10명으로 집계됐다. 친박 의원 비중이 2배에 달한다. 중립 성향 10명이 모두 비박 진영에 가세한다고 해도 79대 50으로 친박의 절대 우세가 유지된다.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김성원 김정훈 여상규 이은재 이진복 이학재 정용기 정진석 정태옥 지상욱 의원 등이다.
하지만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 당원 등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역구 의원들로 좁히면 간극이 확연히 줄어든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17명 중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김종석 전희경 의원을 제외한 15명이 모두 친박 성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들 비례대표의원들을 빼면 비박계 38명, 친박 64명, 중립 10명으로 집계된다. 중립 성향 10명이 비박에 가세한다면 48대 64로 차이는 10여명으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여기에 100여명이 넘는 원외 당협 위원장까지 감안하면서 친박계가 꼭 우세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정당의 지역구 조직을 책임지는 당협위원장들은 대의원, 당원에 대한 영향력에 있어서 지역구 의원들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의 낙선자 다수가 ‘진박 마케팅’ 등이 표심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어서 친박계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친박계의 결속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이미 임기 후반으로 접어들어 박근혜 정부의 성공 뿐 아니라 정권 재창출도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는 국면이 됐기 때문이다. 친박 진영 내에서도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수직적으로 이뤄진 친박계의 권력구조에 반발하는 이들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친박계의 구성을 보면 4선의 최경환 의원이 실질적인 좌장을 맡고 있고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3선의 조원진 의원, 재선의 김태흠 이장우 김진태 박대출 의원 등이 강성파로 분류된다. 최근 당으로 복귀한 윤상현 의원도 대표적인 강성 인사다. 비박계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를 무산시키고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뒤집으려는 시도를 한 것도 이들을 중심으로 한 20여명이었다. 이를 두고 친박계 내에서도 분화가 이뤄지고 있으면 강성 친박은 소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들이 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중진들과 일종의 역할 분담을 하고 있을 뿐 친박계 전체의 대오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여기에 친박계가 최경환 이주영 이정현 홍문종 원유철 의원 등 중량급 당권 주자들이 즐비한 반면 비박계에선 주자들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비박계에선 소장파 이미지가 강한 정병국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거나 출마의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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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비박계 관계자는 "당 안팎의 세력 분포로 보면 비박이 결코 불리한 양상은 아니다"면서 "정병국, 김용태 의원 등 비박계 주자들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련 거치며 대통령 만들어…친박의 역사 보니

"친박, 제가 만든 적은 없거든요."(박근혜 대통령. 4월 26일 언론사 국장단 오찬)
"지금 친박들은 대부분 졸박이에요. 2007년 고난의 시기를 겪었어야 진짜 친박이지."(새누리당 한 재선의원)
친박(친박근혜)은 여전히 명실상부한 여권 내 최대 권력계파다. 친박의 태동은 2005년으로 보는 시각과 2007년으로 보는 시각이 나뉜다.
2005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YS 문하생 출신 김무성 의원을 사무총장에, 이회창 총리 문하생인 유승민 의원을 대표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이들이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은 둘다 비박(비박근혜)의 상징 격이 됐다.
2007년은 친박계가 본격적으로 시련을 겪기 시작한 시기다. 역시 김무성, 유승민에 진영 등이 대표적인 친박 라인업인데, 이재오, 정두언 의원 등 이명박(MB)계와 대선 경선에서 혈투를 벌였다. 경선 패배는 피바람을 몰고왔다. 2008년 친이계에게 공천학살을 당하며 철저히 배제당했다.
눈물을 뿌리며 국회를 떠났던 이들이 이른바 '친박연대'를 결성하고 국회로 돌아왔다. 시련을 겪으며 결속력이 대단히 높아졌다. 이런 배경 때문에 2007년을 명실상부한 친박의 본격 태동기라고 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2009년에는 친박의 견고한 대오에 균열이 발생한다.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하자 친이계는 친박 좌장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에 임명한다. 박 대통령은 거절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이를 수락하며 친박 대오에서 사실상 이탈, 19대 총선에서도 공천 배제된다. 유승민 의원이 박 대통령에 쓴소리를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친박의 세력이 외려 커졌다. 박 대통령이 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총선 승리를 진두지휘, 선거의 여왕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친박계는 힘의 정점을 찍는다.
2015년 유승민 의원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대통령에 맞섰다가 '배신의 정치' 한 마디에 원내대표직을 잃었다. 역시 거칠 것 없는 친박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사례다.
이후 친박계는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재편, 20대 총선을 치르며 최 의원은 명실상부한 친박계 좌장이 된다. 19대에서 숫적 우세를 보유하고도 친박에 밀리던 비박계는 20대 총선 이후 숫자까지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숫자 역전 후 결속력도 역전이 됐다. 소수이면서도 조직력이 대단했던 친박이지만 총선 승리 이후 분파되는 양상이다. 유기준, 홍문종, 이정현 의원 등이 독자세력화하고 있으며 이주영 의원과 원유철 의원 등도 별도로 세를 구축하는 모양새다. 반면 비박은 김무성계와 친이계를 중심으로 소수가 되며 외려 결속력이 강해졌다는 평이다.
"친박 때문에"vs"김무성-유승민 탓" '친박책임론'의 실체

지난 20대 총선 새누리당 참패 이후 불거진 친박(친박근혜)계 책임론은 선거 두 달여가 지나도록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7월 '배신의 정치' 파동과 진박 논란, 이후 친박계 이한구 공천위원장이 주도한 공천파동과 유승민 의원 탈당 사태로 이어진 '친박-비박' 갈등은 총선 이후에도 탈당파의 일괄복당과 혁신위 권성동 사무총장 사퇴로 이어지며 봉합되지 못하고 있다.
친박계와 비박계 갈등의 뿌리는 깊다. 비박계는 공천파동의 주도세력인 친박계 주류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친박 책임론'을 주장한다. 지난 공천 과정이 박근혜 대통령 측근의 독선 등으로 편향적으로 진행됐으며 특히 공천의 '뇌관'이었던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를 막판까지 끌어 수도권 등 표심의 이탈을 불러왔다며 '친박 패권주의' 쇄신을 내세운다.
친박계는 총선 참패의 책임은 친박과 비박 모두에게 있다며 '친박 책임론'을 부인한다. 특히 유승민 의원이 마지막까지 거취를 결정하지 않은 것이 당의 파국을 불러온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책임을 일부 비박계로 돌리고 있다. 선거 막판 김무성 전 대표의 '옥새파동' 등으로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도 참패의 한 원인으로 지목한다.
최근 탈당파들의 일괄복당 과정에서 타오른 새누리당 계파 갈등은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고 권성동 전 사무총장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친박계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도 27일 사퇴 의사를 밝힘으로써 내홍은 일단 수습 국면. 그러나 '총선 책임론'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차기 당권을 놓고 갈등이 재현될 여지가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대 총선 새누리당 패배의 1차 원인은 친박계 중심의 공천에 있지만, 비박계 역시 총선 이후 '친박 책임론'만 물고 늘어지며 계파갈등에 몰두하는 모습으론 집권여당으로서 새누리당 쇄신이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으로 있을 전당대회를 친박과 비박이 공정한 룰로 치르고 결과를 수용한다면 새누리당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총선 결과를 분석하자면 국민들은 대통령과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친박 중심 공천을 심판한 것이다. 이는 박 대통령과 친박계도 동의하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것이 총선 이후 제대로 조정되지 않고 친박이 일선에서 물러나서 해결하기보다 친박이 당의 중심이 되겠다고 맞서면서 파열음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새누리당에 호불호가 없는 입장에선 책임론은 거의 100% 친박계에 있지 유승민 의원에게 책임을 두는 건 어불성성일 것"이라며 "다만 그렇게 당에서 싫다고 하는데 유승민 의원이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복당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수순인가, 정치적 오기가 아닌가 생각할 순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새누리당은 다행히 헤어질(분당) 수 있는 힘이 없어서 당이 살 길을 찾아갈 텐데, 7명이 복당해서 외연상으로 친박과 비박이 공존하는 과거의 새누리당으로 돌아갔다"며 "전당대회에서 이들이 공정한 경쟁을 하고 결과에 승복한다면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친박의 패권이나 공천문제, 진박 논란은 대통령도 이미 인정한 것으로 직접 패인은 친박에게 있다. 유승민 탈당도 진박논란 이후에야 나온 것"이라며 "다만 비박도 친박이 문제란 책임공방 싸움에만 몰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고 새로운 정책과 인물을 국민들에게 선보이며 여론의 우위를 점함으로써 승리하는 전략적 고려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자기다툼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철 한국 반부패 정책학회장은 "현재 새누리당 계파갈등이 친박의 책임만이라고는 할 수 없고 과거 친박과 친이간의 계파간의 권력에 대한 집착과 권력에 대한 비정상적인 야욕이 굴절된 현상들이 모여 현재 갈등이 지속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정치인 개개인의 권력에 대한 과욕과 권력욕, 집착이 근본적으로 정치갈등 기저에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설 것인가, 물러설 것인가…친박의 고민

4·13 총선 참패 후 새누리당에는 지각변동이 예상됐다. 총선 참패라는 결과에 '친박(친박근혜) 책임론'이 부상했고 '친박 2선 후퇴' '당 혁신'이 터져나오면서 친박들의 '각자도생'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총선 두달여, 친박은 여전히 당 내의 다수파이자 주류다. 원내대표, 상임위원장 경선 등 원내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했고, 결정적 국면에서 지도부의 결정을 되돌리기도 했다.
고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다. 친박계가 힘을 회복할수록 당이나 친박계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비박계에 주도권을 내주자니 임기 후반 차기 대선 국면에서 소외되고 정치적인 입지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도 적잖다. 오늘의 친박을 있게 만든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마무리를 지원하는 것도 숙제다. 친박들의 이런 고민들이 응축돼 표출되고 있는 것이 오늘 8월9일 열릴 전당대회다. 총선 참패 책임을 어떻게 털고 가느냐, 누가 당권 도전에 나서느냐 등 풀어야할 숙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28일 새누리당 관계자들과 정치 분석가들에 따르면 친박계로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총선 참패의 부담을 어느정도 들어내면서도 당내 주도권을 잃지 않는 구조다. 친박 핵심이면서 총선 참패의 책임이 적지 않은 최경환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직접 나서지 않고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거나 총선 패배 책임이 적은 친박 인사가 당권을 쥐는 구조다. 당원 7 대 국민참여 3으로 이뤄지는 대표 경선에서 적어도 당내 지지 기반에 있어선 친박계가 비박계에 밀리지 않는다는 시각이 아직은 우세하다. 친박계 표가 결집할 수만 있다면 친박계에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현재 친박계 당권 주자로는 최 의원 외에도 5선의 이주영 원유철 의원, 4선의 홍문종 의원, 3선의 이정현 의원 등 다수가 거론된다. 그러다보니 최 의원이 나서지 않고 지난 총선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던 이주영 의원 등으로 친박 후보 단일화를 하는 방안이 추진됐다는 전언도 나온다. 하지만 이정현 의원 등의 출마의지가 확고해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친박 후보가 난립할 경우엔 비박계에 당권을 내주게 우려가 적잖다. 비박계에선 당권 주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김용태, 정병국 의원 정도가 출마를 선언했거나 적극적으로 준비중이다. 특히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당 대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고, 대표 경선을 선거권자 1인1표로 치러기로 해 표가 분산되는 쪽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대표와 최고위원을 같이 선출하고, 1인 2표제로 최다 득표자가 대표, 2위부터 다득표 순으로 최고위원이 결정됐다.
친박 표가 분산돼 당권을 비박에 넘겨줄 가능성이 크다면 최 의원이 결국 직접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남아있다. 친박 후보들이 난립하더라도 최 의원이 후보로 나설 경우에는 친박표가 최 의원으로 상당히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선거 참패에 책임을 져야할 인사가 다시 당권을 쥐려한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최 의원이나 친박계로선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친박계가 어떻게든 당권을 쥔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대권 후보로 영입해 정권 재창출과 권력 연장을 시도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친박이 어떻게든 당의 중심에 남으려는 자체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을 위해서든, 자신들을 위해서든, 한발 빠지는 것이 현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매서운 채찍질을 당하고도 친박계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친박이 또다시 전면에 등장한다면 새누리당을 지지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싶고, 박근혜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은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