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감법 개정안 반년만에 7건…19대선 정부안도 '폐기' "국회·정부, 의지가 관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 등으로 회계투명성 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회계제도를 둘러싼 국회와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20대 국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법률이 발의된 가운데 금융위원회도 회계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연내 정부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국회는 물론 정부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법안의 주요 내용들이 4년 전 19대 국회 당시 논의됐던 법안들과 '닮은 꼴'인 탓에 "무성한 논의보다는 국회 통과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개원 후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들이 약 5개월 동안 발의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안은 7건이었다. 19대 국회 4년 동안 정무위의 외감법 개정안이 15건(정부안 1건, 대안 2건 포함)이었던 것에 비하면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
◇외감법 개정안 '4년간 15건'→6개월 만에 7건'
여·야가 발의한 외감법 개정안은 주로 분식회계 회사의 경영진과 부실감사 회계법인에 대한 제재 강화, 지정감사제 확대, 외부감사 대상 회사를 유한회사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분식회계 회사의 퇴직 임원에 대해 2년간 상장사 재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을 발의했고, 같은 당 박용진 의원과 김해영 의원은 부실감사 회계법인 대표에 책임을 묻는 법안을 발의했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일정 요건의 유한회사로 외부감사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금융위는 의원 입법과 별개로 회계제도 개선 TF를 출범, 이르면 내달 중으로 정부안을 발의할 전망이다. 지난주 한국회계학회 주최로 열린 공청회 내용이 정부안의 골자가 될 전망인 가운데 지정감사제 확대, 분식회계 기업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갑을관계 청산' 정부안, 19대서 3년 표류 끝 폐기
그러나 회계업계에선 19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의원 입법안 및 정부안이 모두 좌초된 바 있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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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013년 4월 내놓은 외감법 개정안의 골자는 외부감사인 선임 결정의 권한을 '회사'에서 '감사위원회'로 바꾸는 내용이었다. 회계법인이 외부감사로 선정받기 위해 오히려 감시 대상인 회사 경영진(CEO, CFO)의 '갑(甲)질'에 시달리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회사 내부 감시기구인 감사위원회를 외부감사 선임의 주체로 규정했다. 그러나 정부안은 3년 넘도록 표류하다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분식회계 회사 임직원에 대한 처벌 강화도 오래된 아이디어다. 현행법은 분식회계 회사 임직원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등의 형사처벌을 부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4년 전 정무위 소속이었던 김종훈 전 의원은 형사처벌을 7년 이하의 징역·5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호준 전 의원은 7년 이하의 징역·7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역시 폐기됐다.
최대 관심사인 지정감사 대상의 경우, '상장사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무기준에 해당하는 회사'로 규정하는 내용의 외감법 개정안이 19대 국회에서 가결됐지만, 새롭게 터진 대규모 분식회계 사건으로 '추가 확대' 목소리가 높다.
◇사고 터질면 '땜질 처방'…"20대선 극복해야"
관련 업계선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땜질' 식으로 처방이 반복되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을 초래하는 만큼, 정부와 국회의 제도 개선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분식회계 회사 경영진 처벌 강화, 자유수임제 폐단 극복 등은 수년 전부터 반복된 요구"라며 "정작 개선책들이 국회 파행이다 뭐다 해서 그만두는 것이 문제인데, 20대 국회선 달라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장사 한 관계자도 "이런 식이라면 3~4년 후에 또 다시 똑같은 공청회를 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명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