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한국당 '미니 필리버스터' 반발, 文의장 '병원行'…'패스트트랙' 법안 두고 정면충돌 '예고'

내년도 예산안이 정기국회 마지막날 국회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이른바 ‘4+1’ 협의체가 예산안 처리를 주도했다. 법정시한인 12월2일을 넘겼지만 정기회 회기 중 처리되며 최악의 '지각 사태’는 면했다. 한국당은 장시간 반대 토론하는 등 사실상 '미니 필리버스터'로 반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몸 상태 이상으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는 일도 벌어졌다.
여야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512조3000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재석 162인 중 찬성 156인, 반대 3인, 기권 3인으로 통과됐다. 당초 정부 제출안 513조5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순감했다. 법인세법 개정안 등 예산 부수법안 4건도 처리됐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은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안신당(가칭) 등이 참여한 ‘4+1’ 협의체 안이다. 지난달부터 한국당을 포함한 교섭단체 3당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이른바 ‘소소위’를 통해 예산안을 심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과다. 이날 저녁에도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예결위 간사가 ‘3+3’ 회동했으나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수정 예산안, '보육·안전·노인' 챙겼다
수정된 예산안은 정부안 대비 7조9000억원 증액됐고, 9조1000억원 감액됐다.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단가 인상을 위해 2470억원을 증액했다. 2013년부터 22만원에 묶였던 아동 1인당 지원단가는 7년만에 24만원으로 늘어난다.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단속카메라 등 안전시설 확충에 1100억원이 증액됐다. 잇따른 어린이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예산 투입이다. 쌀 변동직불제 등 기존 7개 직불제를 ‘공익기능증진 직불제’로 통합 개편하기 위해 농업·농촌공익기능증진직접지불 기금을 신설하고 예산을 2000억원을 더 투입했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책 524억원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고지원 확대 875억원 △참전명예·무공영예·419혁명공로 수당 인상 461억원 △소방 대체 헬기 도입 144억원 △규제자유특구와 강소특구 지원 707억원 △전기 버스·화물차 구매보조금 620억원 등을 증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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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가정보원과 국방부의 정보활동 예산은 큰 폭으로 삭감됐다. 국정원의 정보활동 예산과 국방부의 군사정보활동 예산은 각각 165억3000만원, 27억원 감액됐다. 2000억원 규모의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 중 500억원은 전출 처리됐다.
고용·노동 분야 삭감 폭도 컸다. 고용보험 미적용자에게 지급되는 출산급여 예산이 정부안 대비 202억원 줄었다.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와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을 위한 예산도 각각 139억원과 130억원 삭감됐다.

◇한국당 '미니 필리버스터' 반발…文의장 병원 이동
한국당은 이날 예산안이 가결되자 거세게 반발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예산안 부수법안에 대해 반대 토론을 신청한 후 장시간 예산안 처리 과정을 문제 삼는 등 사실상 ‘미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전략에 나서기도 했다.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들 법안 처리에 참여했다며 반대 토론 자체가 자기 부정이라고 주장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예산안 의결 후 부수 법안을 심의해야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건강 이상을 느껴 병원으로 이동했다. 주승용 국회부의장이 대신 회의를 진행했다.
여야가 또 다시 대립 국면에 휩싸이면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전망도 어두워졌다. 여야가 서로 국회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각을 세우는 상황이어서 향후 법안 처리 과정에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민주당이 소집을 요구한 11일 임시국회부터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임시국회가 열릴 때마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하나씩 표결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등을 통해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민식이법' 통과…'찰나의 평화'
국회는 이날 오전 ‘민식이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도로교통법 개정안), ‘하준이법’(주차장법 개정안) 등 잠자던 민생법안들을 처리했다. 그러면서 '찰나의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이들 법안은 본회의 개의 20여분만에 부의된 법안 중 가장 먼저 국회 문턱을 넘었다.
‘민식이법’은 ‘스쿨존’에서 신호등 및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와 어린이 교통사고 시 가해자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하준이법’은 경사진 모든 주차장에 미끄럼 방지용 고임목과 주의 안내 표지 등을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