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역대최대' 구직급여 13조 쌓아놓고 절반밖에 못썼다

[단독]'역대최대' 구직급여 13조 쌓아놓고 절반밖에 못썼다

유효송 , 김하늬 기자
2020.09.23 06:01

[the300]취업성공패키지 예산 집행률도 45.7% 불과1700억 '고스란히'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일자리를 잃은 국민들에게 지급한다며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13조까지 늘린 구직(실업) 급여 집행률이 절반에 머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소득층과 미취업 청・장년층을 위한 취업성공패키지 예산도 집행률이 반 토막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드러났다.

2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단독 입수한 더불어민주당과 고용노동부의 '당정 주요 추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구직급여 집행률은 52.1%에 그쳤다. 구직급여를 받은 사람은 123만 9000명, 액수로 환산하면 6조 7243억 원이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실업자의 안정적인 생활과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고용보험 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월평균 174만 원씩 4개월간 지급된다. 실업 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해 통상 실업 급여로 불린다.

당정은 지난 7월 3차 추경안에 구직급여 3조 4000억원을 포함시켜 총 12조 9000억 원의 '역대 최대' 구직급여 예산을 편성했지만 정작 본예산(9조 5000억원)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3년 이내 3회 이상 구직급여를 받은 '반복 수급자' 문제도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수급자 중 반복 수급자 비중은 2017년 2.8%, 2018년 2.6%, 2019년 2.4%, 2020년 2.2%로 집계됐다. 비율은 줄어들지만 2017년 3만 3000여 명이던 반복 수급자 수가 지난해 3만 6000여 명 수준으로 증가 추세다. 반복 수급자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만에 2만 명을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현재 속도를 유지한다면 연말까지 6만 3000명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차 추경 심사 당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반복 수급자에 대한 자격심사 등 보완책을 지적한 바 있다. 예결위 수석 전문위원은 추경 검토 보고서에서 "고용보험 기금의 지출 수요는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대응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부정수급과 중복지원을 방지하기 위한 자격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0월 실업급여 지급비율이 퇴직전 3개월 평균 임금의 60%로 상향되고 지급기간도 최대 270일로 확대되는 등 보장성이 강화됐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증가하면서 의도적 반복수급까지 더해지면 기금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이에 대해 구직급여 예산을 추경을 통해 늘린 이유는 의무지출 항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구직급여는 법적인 의무 지출 항목이라 신청하면 무조건 줘야 하기 때문에 예산을 모자르게 편성해선 안 된다"며 "금년 말까지 집행 추이를 봐야 한다"고 답했다.

저소득층과 미취업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서비스는 확대됐지만 이 역시 집행률이 '반토막'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저소득층과 미취업 청·장년층을 위한 취업성공패키지를 확대해 전용예산과 추경 등을 통해 총 3806억원을 편성했다. 지난달 말 기준 실 집행률은 45.7%( 1739억원)에 불과했다. 1700억이 넘는 예산이 고스란히 잠들어 있는 셈이다.

또 월 50만원을 최장 6개월동안 지급하는 미취업 청년 대상 청년구직활동지원금도 전용과 예비비를 통해 총 2849억 원을 확대 편성했지만 지난달 말 기준 집행률이 66.8%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취업성공 패키지는 1~2단계를 거쳐 3단계까지 도달하는 사람에게 수당을 지원한다"며 "이번에 신청을 받아 하반기에 3단계까지 달성하는 사람들이 생기면 연말까지 집행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이와 관련 그간 형식적이었던 구직활동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세부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 필요성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회 환노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상임위 분과토의에서 고용노동부와 추경 집행 현황을 확인하고 연내 집행 가능한 방안을 논의했다"며 "필요한 입법과 제도적 보완은 정기국회 내에서 반드시 처리하자는 정도로 서로의 상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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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송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유효송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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