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치적 지역화폐,후생 감소' 결론 내고 시작한 조세연?

[단독]'정치적 지역화폐,후생 감소' 결론 내고 시작한 조세연?

이해진 기자
2020.10.06 07:40

[the300]이동주 민주당 의원 "실증분석 주제 누락, 이론모형 분석 위주 짜맞추기 결론"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지역화폐의 역효과를 분석한 보고서에 대해 '근거 없이 정부정책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한데 이어 경기연구원은 '부실하고 잘못된 연구 보고서를 비판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해 지역화폐의 기능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세종시 반곡동에 위치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모습. 2020.9.16/뉴스1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지역화폐의 역효과를 분석한 보고서에 대해 '근거 없이 정부정책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한데 이어 경기연구원은 '부실하고 잘못된 연구 보고서를 비판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해 지역화폐의 기능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세종시 반곡동에 위치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모습. 2020.9.16/뉴스1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최근 공개한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와 관련, 사업계획 단계에서부터 '지역화폐가 소비자 후생을 감소시킨다'는 결론을 내놓고 연구를 시작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사업계획서와 보고서 서문에서 밝힌 실증분석 주제 연구가 정작 최종보고서에는 빠지는 등 짜맞추기식 연구를 진행했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동주 더불어민주당의원이 입수한 지난해 10월 조세연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조세연은 연구의 필요성으로 "지역화폐의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지역화폐가 대형마트로부터 소상공인으로의 소비자 지출 이전 효과가 있지만 상품권과의 상쇄효과로 추가적인 소상공인 매출 증가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외부로의 지출 차단 효과가 있지만 소비자들의 지역 외 지출 비중이 크지 않은 경우 이 효과의 크기는 유의미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같은 사업계획서 내용은 최종보고서 결론에 그대로 담겼다. 보고서는 "지역화폐 도입은 선택 제약을 인한 소비자 후생감소, 지역화폐 발행 및 관리 비용으로 인한 지방재정 낭비,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사중손실 등의 비효율성을 유발한다'고 했다.

하지만 보고서가 이론모형을 거쳤을뿐 실증적 분석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세연은 사업계획서와 보고서에서 연구방법으로 이론모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선형도시(linear city) 모형'이다. 보고서는 두 선형도시 A,B가 존재하며 사람들이 선형의 도시에 균등하게 분포하고, 각각 1의 기금(endowment)를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고 가정했다. 실제 보고서는 "본고의 이론모형에서 보인 것처럼"이라고 밝히는 등 이론모형을 중점으로 결론을 도출했다.

특히 보고서는 서문에서 당초 사업계획서가 밝힌 △대형마트로부터 소상공인으로 소비자 지출 이전 △지역 외부로의 지출을 차단 △인접 지자체의 지역화폐 도입 유도 효과 △유사한 성격의 상품권(온누리상품권 등)과의 대체효과 △지역화폐 발행 및 관리비용(지방정부 예산 투입) △지출항목 제한으로 인한 소비자 후생감소 등 6가지 주제를 실증분석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보고서 본문에는 실증분석 결과가 누락됐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조세연 측은 이 의원실과 통화에서 "애초 연구를 시작할 때는 해당 연구주제에 대한 실증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서문에 적었지만 결과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서문 부분을 삭제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동주 의원은 "조세연은 연구 착수 시점부터 지역화폐 효과에 부정적 결론을 내렪고 짜맞추기식 연구를 진행했다"며 "실증분석도 없이 비현실적인 이론모형으로 애초 세워둔 결론 그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조세연은 문제를 인정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강된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세연 측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과 통화에서 "보고서는 지역화폐의 순경제적 효과를 살펴보기 위함이었다"며 "정치적 목적을 갖고 미리 결론을 세운 뒤 연구하거나 데이터를 짜맞춘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조세연은 사업계획서에서 연구의 예상 기대효과로 정책적 활용성을 제시하며 "정치적인 목적에 의한 지역화폐의 무분별한 발행을 견제, 정책목표(소상공인 보호)를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정책 입안을 위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김유찬 조세연 원장은 언론을 통해 "정치 개입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지역화폐 확대가 국가 경제 전체로는 큰 효과가 없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고 있는 그대로 발표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지역화폐 보고서 논란 관련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