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2020년, 출생자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 데드크로스'의 충격파가 대한민국을 급습했다.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9년 빨랐다. 사실 강원도 18개 시군 중 15곳은 이미 2000년 이전에 데드크로스를 경험했다.
전국에서 합계 출산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놀랍지만 서울이다. 인구의 자연감소보다 수도권 이동으로 인한 인구 사회감소가 더 심각하다는 뜻이다. 특히 청년층의 지방 이탈은 가속화되고 있다. 40대 미만의 인구 중 무려 54.5%는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문제에 해답이 있다. 비수도권 지역의 인구감소는 사회적 인구유출 요인이 크기 때문에 지역특성을 반영한 전략개발이 필요하다. 기업 유치, 교육 네트워크 구축, 청년정착 제도 등 여러 추진과제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장기적 과제는 지방자치단체가 삶의 터전으로서의 경쟁력과 자족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628년 만에 이름을 바꾼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이러한 배경 속에 새로 태어났다. 지난 5월29일 강원특별자치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강원도는 제주, 세종에 이어 세 번째로 특별자치단체의 지위를 얻었다. 그러나 그동안 논의되었던 '환동해경제자유특구', '농생명특구'의 개념이 빠지면서 특별자치도에 걸맞는 비전과 구체적인 특례조항은 갖추지 못했다. 큰 틀은 잡혔지만 각론이 없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의 '특별자치도' 전환 움직임에 대해 '특혜'라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특혜'가 아니라 '특화'에 가깝다. 강원도는 수십년간 접경지역, 산간지역이라는 이유로 군사, 산림, 농업 관련 토지규제 면적만 2만1890km²로 서울시 면적의 35배에 달한다. 다른 도시에 산업단지가 생겨 눈부신 발전을 이어갈 때 강원도는 탄광 산업으로 동력을 공급했다. 그러나 탄광산업 외에 개발은 온갖 규제에 번번히 막혔다. 에너지로, 상수원 식수로 국민 생활을 위해 헌신해왔으나 결국 수많은 규제로 인해 강원도에 돌아온 것은 지방소멸의 위기다. 이제라도 지역적 특색에 맞는 특화전략산업을 발굴해 자립해보고자 하는 것이 강원특별자치도법의 취지다.
특별법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그 첫 단계로 지난 6월, 국무총리 소속의 '강원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를 설치하는 개정안, 일명 '강원점핑법'을 발의했다. 강원특별법 지원을 위해 강원도 뿐 아니라 국무총리, 중앙정부 등 기관에도 행정 조치의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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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산업 특례에 대한 지원근거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규제완화 내용을 담기 위해선 강원 규제자유특구의 성과를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업이 직면한 신사업 덩어리 규제를 패키지로 완화해주는 규제 자유특구제도는 지역의 혁신성장과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현재 강원 규제자유특구는 춘천 원주의 디지털 헬스케어 6건, 삼척의 액화수소 7건, 춘천 원주의 정밀의료산업 3건 등 총 16건의 신산업 과제가 실증 특례 중이다. 사업 결과를 단순한 실증사업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관련 규제 법령을 정비하고 성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특별법과의 시너지 효과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17일, 강원도가 특별법 구체화를 위한 대규모 연구용역에 착수했으니 강원도와 보폭을 맞추며 힘을 보탤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아동 전문가 오은영 박사는 "양육의 궁극적 목표는 자녀의 건강한 독립"이라는 발언으로 공감을 얻었다. 지방소멸 지역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의 궁극적 목표 역시 경쟁력이 담보된 자립이다. 강원특별법은 실질적 지방분권의 길로 가기 위한 역사적인 출발로 기록될 것이다. 수도권인접지역, 폐광지역, 접경지역, 동해안권 등 4개 권역의 다채로운 특성을 지닌 강원도의 특화된 발전 전략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