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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병도 국회 예결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11.19.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1/2025111915134597049_1.jpg)
여야가 19일 내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4조2000억원 규모의 예비비 편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 시절 거대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예비비 예산을 일방 삭감했던 것을 거론하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예산 심사 파행의 원인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고 맞섰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정부가 편성한 예비비를 두고 "정부에서 여러 고려를 했겠으나 내로남불, 안면몰수로 편성이다"라며 "지난해 민주당은 예비비가 과다하다며 일방 삭감하더니 여당이 되니 4조2000억원을 편성한 것은 꼼수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예비비는 예측하기 어려운 지출에 대비해 미리 확보해두는 자금이다. 예산 편성 시점에 판단할 수 없는 긴급·불가피한 지출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정부는 일반회계 예산총액의 1% 범위 안에서 예비비를 편성할 수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예비비는 올해 본예산 대비 1조8000억원 증액된 4조2000억원(목적예비비 3조4000억원·일반예비비 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정부는 지난해 국회에서 2025년도 예산을 심사할 당시에도 4조2000억원으로 예비비를 편성했으나 당시 총지출 증가율(3.2%)에 비해 예비비 증가율(14.3%)이 과도하게 높고, 집행 내역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국회 심사 과정에서 민주당 주도로 절반가량 감액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삭감 주장과 함께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하는 의견이 나왔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에서 삭감하며 했던 주장들을 보면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하라'라거나 '관계부처 재해대책비로 (재난 상황을) 대신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냐. 왜 똑같은 논리를 올해는 적용할 수 없나"라고 했다.
이어 "정권에 관계없이 예비비를 투명하게 써야 한다는 데 찬성한다. 우리가 반대하지 않지 않느냐"며 "그러나 지난해에 2025년 예산을 검토하며 민주당이 했던 주장들이 정치적이었고, 여러 핑계를 대며 예비비를 다 깎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유감 표명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강승규 의원도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도 시점 차이는 1년이다. 작년에 민주당은 예산심의를 난도질하지 않았나"라며 "작년 추경부터 이런 부분에 대해 한 번도 사과 없이 이렇게 편성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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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예측 불가능한 정부의 행정 보장을 위해서라도 삭감이 아닌 원안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도 "당시에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해외 일정과 관련해 예비비 집행이 많았다. 그것 때문에 지적이 된 것이지 정상적 부처 운영을 위해선 평시 복원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예결특위 여당 간사인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예산안이 통과됐던 날은 12·3 계엄 이후인 12월10일이었다"며 "협의 과정에서 계엄이 일어나서 (의견을) 조정할 문을 당시 여당(국민의힘)이 닫았다는 사실관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당시 여당이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계엄이라는 군사적 방법을 동원했던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승규 의원이 "민주당의 팩트 체킹이 교묘하다. (예산안 본회의 의결은 12월 10일이었으나) 예결특위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삭감 예산을 통과시킨 건 계엄 전"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설전이 계속되자 민주당 소속 한병도 예결특위 위원장은 토론을 멈춰 세우고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선 "당 차원 사과는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

이날 여야는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위해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한 1조90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지원 정책금융 패키지에 대해선 추후 정부가 '한미전략적투자관리 특별법'(가칭)을 제출하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산업은행의 통상 대응 프로그램(6300억원), 한국수출입은행 통상 대응 프로그램(7000억원), 한국무역보험기금 출연사업(5700억원)이 그 대상이다.
정부는 당초 각 기관이 직접 대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출자금이 편성된 예산안을 마련했으나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기금 신설을 추진하기로 한 상태다. 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은 "대체할 예산 금액과 계산 방식에 대해 추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상의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은 다음 달 2일이다.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의결이 이뤄지면 예결특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거쳐 예산안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