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려 반복에도 늑장대응
"트럼프 돌발성 대비했어야"

정부가 한미 관세협상 이후 긴장을 늦추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관세 재인상에 뒤늦게 분주해졌다. 한국의 디지털 규제에 관한 미국의 지속적인 우려전달에도 제때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7일 청와대는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관세 관련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미국이 기습적으로 관세 재인상 조치를 발표하자 통상 주무장관을 급파하는 등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관세인상은 연방관보 게재 등 행정조치가 있어야 발효되는 만큼 우리 정부는 관세합의 이행의지를 미 측에 전달하는 한편 차분하게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의 협상에서 얻은 경험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 등을 감안하면 이번 정부의 대응은 뒤늦은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관세협상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행동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규제에 대한 미국 측의 우려에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도 있다.
제임스 헬러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이미 2주 전 디지털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참조인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이는 온라인플랫폼 규제법안 추진에 대한 우려를 담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대수롭지 않게 대응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부과' 폭탄발언에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한미 팩트시트(설명자료)에는 디지털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기업을 차별대우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측은 최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태 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과 국회에서 논의되는 온라인플랫폼 규제법안을 팩트시트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당국이 디지털 규제와 관련, 미국 측과 만나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왔지만 우려를 불식하진 못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1~14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의회, 업계 등과 면담하면서 한국의 디지털입법 동향과 미국 측이 우려하는 부분 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