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중앙통합방위회의 주재 "국제정세 유동적, 자주국방이 핵심"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자신감을 확고하게 가져야 한다"며 자주국방 역량을 강조한 것은 중동 상황을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된 안보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 정부 출범 후 일관되게 강조해 온 통합방위 역량의 획기적 강화에 한 발 더 다가가겠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4배에 달하는 한국의 연간 방위비 지출액 △세계 5위 수준의 한국 군사력 △세계 10위권의 한국 경제력 △막강한 방위산업 역량 등을 거론하며 "자주국방이 통합방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밝혔다.
객관적인 전력 차를 기반으로 한 압도적 수준의 대북억지력을 재확인한 것이다. 최근 제기된 주한미군과 관련한 과도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일각에선 중동 상황 장기화로 주한미군 자산과 전력이 이탈해 한국의 안보 공백이 초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국제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유동적"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국가 단위의 통합된 방위체제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도 주한미군 방공무기 반출과 관련해 "우리의 대북 억지 전략에 무슨 장애가 심하게 생기냐고 묻는다면 전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며 "객관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군사 방위비 지출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4주째로 접어들었으나 한반도 안보 상황과 대북 억지력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조상근 카이스트 미래기술환경 예측·분석센터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현재 (중동 상황은) 지상군을 중심으로 한 전쟁은 아니다"라며 "주일미군의 경우 공군과 해군 중심이지만 주한미군은 지상군 위주"라고 말했다. 중동 상황 장기화에도 주한미군 전력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중동 상황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자주국방 역량 강화 정책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미동맹과 양국간 경제·안보 협력 관계를 굳건히 하면서 미국이 글로벌 분쟁에 동시다발적으로 대응하는 상황에 상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과거의 국제 질서는 규범에 기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에는 힘에 의한 질서로 바뀌고 있다"며 "자강 노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라고 했다. 특히 "(향후 한미동맹은) 한국이 재래식 역량을 담당하고 핵이나 첨단 분야에선 미국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거듭 강조한 대로 국가 단위의 통합 방위체제 구축을 위한 자주 국방이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독자들의 PICK!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관계부처·지방자치단체와 '유사 시 대규모 가스·정유기지 폭발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 대응 방안'에 대한 토의도 진행했다. 특히 각 기관장들을 '작은 신'에 빗댄 뒤 "공직자들의 대비 태세에 국민들의 생사 여부가 달려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