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당원주권시대, 당원은 누구인가]②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약 500억원, 국민의힘은 약 459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당원들에게 걷는 당비보다 국고보조금이 더 많다. 정당은 사실상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정당법 2조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중략)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으로 정당을 규정한다. 정당과 당원들에겐 모든 국민의 이익을 도모할 책임이 있다.
2024년 기준 정당에 가입한 '당원'은 민주당 약 500만명, 국민의힘 444만명 등 1128만명에 이른다.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정당에 가입해 있다. 일반 당원도 있지만 실제 당원주권을 행사하는 건 당비를 납부하고 투표권을 갖는 진성 당원들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당내 투표 전 6개월 전까지 입당해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당원들에게 각각 권리당원과 책임당원 자격을 준다.
민주당의 권리당원은 약 131만명,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약 85만명 수준이다. 민주당 4만명, 국민의힘 16만명에 불과했던 지난 2010년과 견주면 당원이 크게 늘어났다. 거대 정당들이 추진한 전국정당화의 성과다.
문제는 216만여명의 권리당원과 책임당원이 5160만(올해 기준) 국민의 목소리를 온전히 대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머니투데이 더(the)300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에 구체적인 전국 당원 구성 데이터를 요청했으나 자료 제공이 어렵다고 답했다. 여당 한 관계자는 "당원 개인에게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양당 모두 당원들의 연령, 성별, 지역별 비중은 전체 국민 구성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경우 호남, 수도권, 40·50대가 상대적으로 다수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영남, 70대 당원이 많다.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 당원 숫자는 양당 모두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낮아 보인다. 당원들의 정치적 의사와 생각이 정당의 의사결정 구조와 결과를 좌우한다고 볼 때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의 괴리가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당원들의 의사결정 방식도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역구 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 하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여당 핵심 중진의원은 "유튜버의 메시지에 더 크게 흔들리고 여론이 쏠리는 모습이 현장에서 뚜렷하게 확인된다"며 "지역에 내려가서 택시를 타면 정치 유튜브를 보지 않는 택시기사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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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야당 다선의원은 "과거에는 당협위원장이 나서 전당대회에서 누구를 뽑아달라면 (당원들이) 다 따라왔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여야 모두 특정 메신저들에 의해 당심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여야 공히 당원 주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당헌·당규가 꾸준히 바뀌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도·무당층 외연 확장보다는 기존 강성 지지층과 당원들에게 소구하는 데 더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런 당원 여론의 변화는 정치인들을 더욱 극단으로 내모는 주된 배경으로 지적된다. 정청래 민주당 전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입을 맞춘 듯 '당원주권시대'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야권 다선의원은 "강성 지지층과 당원들을 선거 때 단기간에 동원하려면 강경한 메시지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정당은 이념적 성향이 보다 짙은 '매스파티'(Mass Party·대중정당)에 가깝다"며 "유럽 등에 정착된 '캐치올 파티'(Catch-all Party·포괄정당)처럼 당원에 매몰되기 보단 의원들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