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내 의원 대부분이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에 대해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한 전언이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한 데 이어 각종 특별기구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통 강화를 위한 '민주당TV' 준비 태스크포스(TF), 민생정치를 위한 '불금정치 골목민생단' 등이 출범했다. 범여권 대통합추진단, 정치제도개혁추진단 등 신설 기구와 단장도 줄줄이 발표했다.
소속 의원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로마 군단 같은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게 김 대표의 복안이다. 소속 의원 모두가 역할을 맡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겠다는 뜻이다. 당내 통합과 당·정·청 일체감 회복을 위한 전략적 조직 쇄신이다. 문제는 내용이다. 쇄신 기구를 설치하고 의원 모두에게 일을 맡긴다고 전당대회에서 갈라진 당이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가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민주당TV가 단적인 예다. 출범도 전에 강성 지지층 반발에 부딪혔다. 방송 시간이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과 겹친다는 이유로 강성 당원들 사이에선 '김어준 죽이기', '땡석뉴스'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씨 방송에 출연하는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새 지도부의 쇄신안마저 계파 대결의 연장선에서 해석될 만큼 당원 간 불신이 깊다는 방증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도를 넘는 계파 전쟁으로 치러졌다. 당내에선 당원들이 입을 상처를 걱정하는 반응도 많았다. 전대 과정에서 서로를 적대하게 된 당원들이 다시 하나로 힘을 모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민주당TV 관련 논란은 이런 염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전대가 끝났는데도 갈등을 부추기고 반목하는 일부 강성 당원들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같은 당 동료들을 적으로 돌린 가장 큰 책임은 당권 경쟁 후보들에게 있다. 다수 일반당원들은 여전히 전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김 대표를 비롯해 새 지도부에 입성한 최고위원들부터 적대의 언어를 내려놔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