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9일만에 사퇴' 강훈식 "전적으로 제 불찰"…공적 대신 꺼낸 말은

'499일만에 사퇴' 강훈식 "전적으로 제 불찰"…공적 대신 꺼낸 말은

이원광 기자
2026.10.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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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SNS에 초대 비서실장 소회 "대통령은 탁월한 행정가...무엇보다 좋은 분"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강훈식 전 대통령 비서실장. / 사진=강 전 실장 SNS.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강훈식 전 대통령 비서실장. / 사진=강 전 실장 SNS.

499일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강훈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5일 "비서실의 장으로서 대통령께서 사과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했다.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참모장으로서 변명이나 책임 전가 없이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강훈식, 李대통령 사과에 "비수 날아드는 심정…책임 지는 것이 옳다"

강 전 실장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무엇 하나 제 탓이 아닌 게 없는 것 같아 괴로운 밤이 많았다. 대체로 사실일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강 전 실장은 "가장 괴로웠던 날은 대통령님의 기자회견 날이었다. 모시는 분의 입에서 부족했다, 송구하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비수가 날아드는 심정이었다"며 "잠 못 이루는 주말을 보내고 이 대통령께 사의를 말씀드릴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에서 민심 이반과 관련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많은 시간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이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했다.

정부를 향한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였다. 강 전 실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은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터이고 대부분의 비판은 수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을 더욱 단단히 지켜야 할 때 왜 나가느냐는 말씀은 많이 아팠다"며 "죄송하다. 그럼에도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인구전략 비전 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인구전략 비전 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강훈식, 성과보다 반성·감사…"李대통령, 무엇보다 좋은 분"

그러면서 강 전 실장은 성과를 내세우기보다 함께 일한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데 힘썼다. 자신을 키워준 충남 아산 주민들과 대선 때부터 소임을 맡긴 이 대통령, 함께 뛰어준 직원들을 차례로 언급하며 "그저 운이 좋았다는 생각만 거듭 든다"고 적었다.

특히 이 대통령에 대해 강 전 실장은 "탁월한 행정가이고 대리인임을 잊지 않는 정치인"이라며 "무엇보다 좋은 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시는 내내 감탄하는 순간이 많았다"며 "더 보조를 맞춰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499일 동안 저를 움직인 가장 큰 힘이었다"고 했다.

후임 비서실장과 참모진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당부했다. 강 전 실장은 "청와대는 제 개인의 거취와 관계없이 언제나 흐트러짐 없는 대오를 유지할 것"이라며 "새로운 비서실장과 제가 만나본 가장 유능한 참모들이 든든히 버틸 테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강 전 실장은 "첫날부터 지금까지 응원해준 모든 목소리와 비판해준 모든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 조급했던 지난날도 돌아본다"며 "더 잘할 수 있었던 순간들, 더 깊이 살폈어야 했던 일들을 오래 기억하겠다. 온전히 빈틈없이 감사했다"고 적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강훈식 전 비서실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6.10.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김진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강훈식 전 비서실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6.10.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김진아

국정 정상화에 에너지 위기 대응까지…강훈식, '실행형 비서실장' 새 모델 남겼다

강 전 실장은 이재명 정부 초기 청와대 비서실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국정 정상화 및 성장 회복에 기여하는 한편 기존의 은둔형·관리형 비서실장을 넘어 현장을 누비며 성과를 만드는 '실행형 비서실장'(O-CoS·Operational Chief of Staff)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을 실무적·전략적으로 총괄 지원하는 '국정 COO(최고운영책임자)'의 새로운 비서실장 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성과는 중동 위기에 대응한 에너지 공급선 확보다. 지난 4월 카자흐스탄·오만·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를 방문한 뒤 연말까지 원유 2억7300만 배럴 도입을 확정하고 나프타도 최대 210만톤을 추가 확보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지 않는 대체 공급선을 마련해 국내 수급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조치였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경제협력 확대에도 힘을 보탰다. 지난 2월에는 관계 부처로 구성된 특사단을 이끌고 UAE를 방문해 650억 달러(약 96조원) 규모 방산·투자 사업 추진에 합의했다. 지난해 8월 대미 관세협상 국면에선 이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 D.C에 동행해 특유의 친화력과 전략적 마인드로 위기 상황을 풀어내는 공도 세웠다.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독일로 출국하고 있다. 2025.10.19.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독일로 출국하고 있다. 2025.10.19.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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