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이 열립니다. 음악과 문화, 책이야기 등 부드러운 이야기로 세상을 들여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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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장르는 수요나 시장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지만 현장이나 사실에 바탕을 두므로 실제 감흥이 크다. 아울러 다른 영상콘텐츠보다 제작비와 제작기간이 가볍게 소요된다. 해당 분야나 인물이 관심이 있는 팬덤이 확고한 경우 제작비 대비 수익성이 클 수 있다. 극장업계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창작영화는 물론 블록버스터, 속편 영화조차 힘을 쓰지 못하는 극장가에서 팬덤이나 지지자 관객이 만들어내는 N차 관람의 다큐멘터리가 효자노릇을 한다. 콘텐츠 유통이란 점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유튜브와 같은 영상플랫폼이나 OTT를 통해서도 언제 어디서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찍부터 넷플릭스가 상당히 공을 들였고 실제 성과를 보이는 이유다.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다큐멘터리가 오는 3월 개봉을 두고 화제가 됐다. 이 의원이 대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제작했기에 정치적인 목적이 분명해 보이는 선택이다. 이렇게 정치인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자신을 홍보하게 된 것은 바뀐 문화 트렌드의 흐름이
얼마 전 시청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사회자가 이렇게 말했다. "어느 순간 더이상 높은 곳으로 가고 싶지 않을 때가 오게 됐다. 더 잘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내가 사실 어느 낮은 수준 정도만 하기로 마음먹으면 오히려 그 수준보다 더 낮은 위치에 서 있게 되더라." 이 요약은 약간 부정확하지만 당시 사회자가 조언하고자 한 취지를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했다고 본다. 그가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MC로 오랜기간 정상의 위치에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그 진실만큼 그의 말에는 모종의 권위가 부여됐다. 예능에서 고백처럼 한 저 말은 너무 높아진 자신의 몸값이 큰 부담이 된다는 배경설명과 함께 나온 것이었고 나름 겸양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다만 회당 출연료가 수천만 원에 이르는 정상급 연예인 입장에서 나온 진술을 듣는 것은 일반 근로자와 시민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그러나 저 말이 가리키는 냉혹한 진실, 더 높은 곳을 원하지 않고 낮은 자리만 겨우
딱 20년 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는 책에서 2045년엔 AI(인공지능)가 인간 전체의 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이 올 것이란 파격적인 주장을 했다. 어느덧 미래가 성큼 다가왔다. AI의 빠른 발전을 지켜보던 커즈와일은 지난해 '특이점이 더 가까워졌다'(The Singularity is nearer)는 책을 다시 냈고 특이점을 2029년으로 앞당겼다. 불과 4년 후다. AI 시대의 리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최고경영자)는 "다음 수십 년 안에 우리는 조부모 세대에게는 마법처럼 보인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초지능'의 등장을 예고했다. 그의 예측은 일찍이 SF문학의 거장 아서 클라크가 미래에 대해 "충분히 진보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말을 떠올리게 한다. 올트먼은 지난해 말 소셜미디어 X 계정과 개인 홈페이지에 '지능시대'(the Intelligence Age)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종합병원을 방문하면 바닥에 그려진 다양한 색의 선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선들은 환자들에게 피검사를 하거나 영상 촬영을 위해 이동하는 경로를 안내한다. 과거에는 벽이나 천장에 표시된 안내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바닥에 표시하는 방식이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다. 바닥 안내의 장점은 단순히 눈에 잘 띄는 데 그치지 않는다.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탄 환자, 혹은 노약자들은 자연스럽게 시선이 바닥으로 향한다. 벽에 표시된 안내를 보려면 고개를 들어야 하지만, 바닥의 선은 환자들이 머무는 시선에 맞춰져 있어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인다. 이는 환자들에게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 사례는 고객의 행동을 억지로 바꾸기보다 그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식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파도의 흐름을 바꾸거나 없앨 수는 없지만 파도를 타는 법은 배
재건축 사업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노력이 최근 계속됐으나 만족할 만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난제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상가와 관련된 것이다. 상가 소유자들은 주택 소유자들보다 소수여서 상가 소유자들의 뜻을 관철하기 어려운 반면 상가 소유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전체 재건축 조합설립인가 요건을 갖추지 못하므로 상가 소유자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최근 국회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대해 조합설립인가를 위해 상가 소유자들의 동의요건을 과반수에서 3분의1로 완화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2025년 4월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상가 소유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기 어려운 경우 조합이나 추진위원회가 토지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규정(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제67조)에 따른 토지분할 소송도 종종 활용된다. 이는 사업의 시작을 위한 조건에 불과하다. 사업진행에 따른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많은 재건축조합이 채택한 방식이 '상가의 독립정산제'다. 대법
새해 같지 않은 새해가 밝은 지 20여일이 지났다. 여전히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새해맞이 신년계획을 얘기해보자. 우리는 개인, 기업, 국가 등 다양한 차원에서 새해 계획을 세운다. 우선 개인 차원에서 생각해보자. 영어로 'New Year's Resolution'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동서양 공통적으로 새해엔 뭔가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자신이 정한 새해 결심일지라도 1년 동안 지키기가 쉽지 않다. 작심삼일이란 사자성어가 이를 증명한다. 거의 매년 되풀이된 나 자신의 작심삼일 사례들을 반성하며 새해 결심의 달성률을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봤다. 내 정답은 너무 어렵지 않은 현실적인 목표를 정하고 자주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책 많이 읽기'를 새해 목표로 삼는다면 '매달 한 권씩 읽기'보다는 '매일 하루에 다섯 페이지씩 읽기'와 같이 자주, 구체적으로, 반복적으로 실행하고 점검이 가능하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소박한
세상엔 좋은 의학논문에 실린 인공지능(AI) 모델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임상현장에서 사용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만다. 대체 왜 그럴까. 최근 한 네이처 자매지엔 그 이유에 대해 신랄하면서도 현실적인 인사이트를 전하는 글이 실렸다. 여기에 필자의 의견을 더해 정리해보려 한다. 첫 번째 이유는 학계에서 성공과 사업적 성공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학계에서 성공은 논문, 학술과제, 논문 인용수 등으로 설정되지만 사업적인 성공은 '얼마나 많은 병원에서, 얼마나 자주 사용되는가', 그리고 궁극적으론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었는가'로 측정된다. 두 번째는 일반적인 진료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환경과 일반 진료환경에서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는 너무도 다르다. 학계의 연구환경에선 갖가지 유형의 데이터를 활용해 더 정확한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겠지만 일선 임상현장에선 이런 데이터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즉, 모델에 사용할 데이터를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운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된 마크 앤드리슨의 칼럼은 당시 모바일 혁명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관통하는 통찰로 오랫동안 회자됐다. 마크 앤드리슨은 세계 최초로 웹브라우저를 만들고 1994년 넷스케이프를 창업해 디지털경제의 시작과 함께했다. 넷스케이프에서 얻은 수익을 바탕으로 2009년 설립한 벤처투자사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에어비앤비, 슬랙, 트위터와 같이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면서 가장 유명한 벤처캐피탈로 자리잡았다. a16z는 현재 총운용자산이 440억달러(약 64조원)로 세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모든 경제영역이 디지털로 전환(Digital Transformation)되는 과정에서 스타트업은 혁신을 주도하는 주인공이었고 그들 중 몇몇은 빅테크가 됐다. 그리고 2025년 현재 AI가 세상을 먹어치운다고 해
건강 관련 관심과 정보가 많아지면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한다. 특히 면역력을 올릴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약품에 대한 홍보나 상품 역시 늘었다. 면역기능은 모든 사람에게 매우 중요하다. 암도 면역과 깊은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면서 암환자를 진료할 때 어떻게 하면 면역력을 올릴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당황스러운데 그 이유 중 하나는 환자들이 물어보는 면역이란 말의 의미와 면역학 공부를 한 사람이 생각하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통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면역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면역이란 일종의 생체방어 시스템으로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세포나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의 혈액) 박테리아, 바이러스 같은 생명체의 침입을 찾아내고 제거하는 기능이다. 이런 신체작용을 하기 위해 면역기능은 1차로 자기 자신이 아닌 세포나 세포 부산물을 찾아내고 없애 자기 자신을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에서 창과 방패를 파는 상인이 "이 창은 예리하기로 어떤 방패라도 꿰뚫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방패의 견고함은 어떤 창으로도 꿰뚫지 못한다"라고 자랑하였다. 어떤 사람이 "자네의 창으로 자네의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물었더니 상인은 대답하지 못하였다. 고사성어 모순(矛盾)의 이야기는 최근 구글의 양자 칩 '윌로우' 공개와 함께 한층 더 우리 일상에 바짝 다가서고 있는 양자기술 시대의 미래상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양자기술은 디지털 시대의 안보에서 창과 방패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양자컴퓨터가 초고속 초거대 연산으로 현재의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위협이라면, 양자암호통신은 절대 해독이 불가능한 보안성으로 이를 방어하는 방패가 된다. 데이터 주권이 곧 국가 경쟁력인 시대, 양자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은 이제 굳이 별다른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중대한 현안이 되고 있다. 양자컴퓨터 개발은 AI(인공지능) 발전, 혁신적인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의 핵심동력으로 자리잡으면서 과학기술정책의 중요성 또한 크게 인식된다. 특히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객관적 근거와 과학적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과학기술정책 과학화'의 필요성이 부각된다. 과학기술과 혁신의 영역이 경제·산업·사회 전반으로 확장됨에 따라 효과적인 정책수립과 실행을 위해 지금보다 폭넓고 정교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책입안자나 이해관계자들의 주관적 견해에 의존하기보다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과 근거에 기반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책의 과학화를 위해서는 기존에 주로 다룬 R&D(연구·개발) 투자·인력, 논문·특허 등 과학기술분야 데이터와 타 분야 데이터의 연계·분석을 통해 새롭고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력을 제고해야 한다. 미국은 2005년부터 과학기술 투자의 전략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과학기술정책 과학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 결과
1831년 프랑스의 주간지 '라 카리카튀르'에 한 일러스트가 실렸다. 화가 오노레 도미에가 그린 시사풍자화 '가르강튀아'가 그것이다. 이 한 장의 그림은 당시 프랑스 국왕 루이 필리프의 격노를 불렀다. 작품은 곧바로 정부에 압수당했고 도미에와 편집장은 각각 징역 6개월과 무거운 벌금형에 처해졌다. 그림의 내용이 무엇이었길래. 거대한 배불뚝이 왕이 입을 벌리고 긴 혓바닥처럼, 컨베이어벨트처럼 생긴 판자를 통해 올라오는 재물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 왕은 자리에 앉은 채 의자 바닥에 뚫린 구멍을 통해 임명장과 훈장을 배설하고 그 배설물을 차지하기 위해 귀족들과 부자들이 똥파리떼처럼 달려든다. 왕이 먹어치우는 재물은 서민들로부터 착취한 것이다. 1830년 7월 혁명 이후 권력을 장악한 루이 필리프는 민중의 열망을 배반하고 서민증세와 부자감세, 부정부패와 매관매직 등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라를 망치고 있었다. 도미에가 그린 왕의 머리는 배를 닮았는데 프랑스어 'la poire'는 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