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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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통령이 노동법원을 전문법원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엔 현재 지방법원, 고등법원 등 일반법원과 별도로 지식재산권을 다루는 특허법원, 가사사건을 다루는 가정법원, 행정사건을 다루는 행정법원, 파산·회생사건을 다루는 회생법원이 설치돼 있다. 독일은 노동법원과 재정법원(조세사건 전담) 등을 별도로 뒀는데 우리 역시 독일처럼 노동사건이 가지는 특수성과 사회적 여파 등을 고려해 노동법원을 별도 전문법원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논의는 상당히 오래 계속되기도 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조세사건을 행정법원에서 다루는데 조세법원의 별도 설치 역시 조세사건을 다뤄본 변호사들은 그 필요성에 공감한다. 필자 역시 예전에 조세사건을 수행하면서 원고와 피고 대리인들과 재판부 모두 무슨 말인지 서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재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부끄러운 기억도 있다. 노동사건이나 조세사건이 가지는 특수성을 이해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분쟁의 해결을 위해 상당히 필요한 요소라 생
며칠 전 오랜만에 TV를 틀었더니 공중파 방송사 한 곳이 글로벌 마술사들을 초대해 '더 매직스타'라는 서바이벌 마술사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참가한 마술사들의 실력이 출중했고 간만에 보는 마술쇼에는 내가 과거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종류의 재미있는 마술들이 있었다. 당신이 마술사의 능력을 갖게 된다면 어떤 마술사가 되고 싶은가. 나는 예전부터 딱 하나 생각해둔 마술이 있다. 납이나 비싸지 않은 다른 금속을 가지고 금을 만드는 연금술이다. 올해 3월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K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에 다닌다. 이번주에는 같은 과정 원우 네 분이 자신들의 인생관 또는 직업 등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중 30년 이상 공무원 생활을 하고 명예롭게 은퇴한 후 현재는 자유로운 60대를 살고 있는 원우님으로부터 연금술사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배웠다. 노후에 연금으로 술 사는 사람이 연금술사며 친구들의 경제활동이 뜸해지는 60대 중반 이후엔 당신이 받을 공무원연금으로 친구들에게 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은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다. 부동산을 비롯해 생활비가 많이 드는 것으로 악명높은 실리콘밸리에 비해 낮은 물가에 소득세가 없고 젊고 뛰어난 인재가 넘쳐난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테슬라, 오라클 등이 본사를 이전하고 애플, 아마존, 구글, 삼성 등 글로벌 IT기업이 몰려들어 이제는 '실리콘힐스'로 불린다. 스타트업엔 최적의 조건이다. 이외에도 자연재해가 적다, 미국 동부와 중부의 중간이라 시차문제에서 자유롭다 등 오스틴의 장점은 많지만 사실 오스틴이 스타트업 도시로 떠오른 데는 몇십 년 동안 꾸준히 청년들이 살고 싶은 도시였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오스틴은 1987년부터 열린 축제 'SXSW'(South by Southwest)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음악축제로 출발한 이 행사는 영화, 미디어, 게임, IT, 스타트업을 포괄하는 행사로 성장해 세계에서 가장 감각 있는 테크·스타트업 행사로 자리잡았다. 오스틴의 이런 문화적 배경은
얼마 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11차 전기본) 실무안이 발표됐다. 이 계획에는 2038년까지 전력수요 전망, 재생에너지 보급전망, 원전설비 증설계획이 포함돼 있다. 신규 원전계획은 앞으로 14년 동안 SMR 1기를 포함해 총용량 4.9GW인 원전 4기를 건설한다는 것에 불과하지만 제8차부터 10차까지 계획에서는 없던 신규 원전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이 계획에서 정작 우리가 주목할 사실은 불과 6년 앞으로 다가온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NDC는 2030년에 2018년 대비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2018년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발생량이 약 7억3000만톤으로 역대 최고로 높았던 해다. 이 중 발전부문(정확히는 전환부문)은 2억7000만톤이다. 발전부문의 감축비율은 평균보다 높은 44%로 공격적으로 정해져 2030년까지 12년간 감축목표량은 1억2000만톤이다. 매년 100
"동대문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필자는 2000년 서울경제진흥원(SBA) 입사 후 하나의 부서였던 서울패션센터 개소와 함께 동대문 상권에 첫발을 딛었다. 그 이후 동대문 상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무엇보다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첫 기획에 참여한 이력이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동대문에 대한 애착이 더욱 깊어진 한 사람이다. 1961년 근대식 상가인 평화시장의 설립을 시작으로 동대문에 의류산업 생태계가 형성됐다. 평화시장은 봉제공장과 의류판매장이 공존, 의류생산과 판매기능을 함께 가진 형태로 발전했다. 주변에 유사한 혼합형 의류상가들이 속속 들어섰고 1970년대 초반에는 약 550개 공장에 2만여명이 종사하며 내수의 70% 이상을 생산·판매할 정도로 성장했다. 동대문은 사실상 패션창업의 허브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1998년 밀리오레, 1999년 두타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쇼핑몰로 등장하며 동대문은 서울시의 주요 쇼핑 상권으로 우뚝
2023년 암환자 수는 195만명이 넘고 그 가족의 수까지 포함하면 국민의 최소 20%가 암이란 질병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고통받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너무 잘돼 있기에 누구나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암환자 산정특례제도가 있어 치료비의 5%만 지불하면 돼 경제적 부담도 적다. 환자들이 거주지에서 거리가 먼 병원을 원할 경우 통원의 불편함이 문제가 되고 가장 많은 고민 중의 하나는 치료 후 어떤 관리를 해야 하는지다. 실제 진료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받는 질문의 하나는 어떤 것은 먹으면 안 되고 어떤 것을 먹어야 할까다. 최근 정보나 지식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런 정보나 판단을 보면 상당히 심각한 오해가 많아 선의의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암이란 병이 국민들에게 처음 인식된 계기는 드라마 주인공의 슬픈 결말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런 드라마가 나온 1980~90년대에는 많은 사람이 고기를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의 불모지였던 과거를 딛고 1966년 최초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1977년 최초 연구중심 이공계 특수대학원인 KAIST를 설립하면서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4년 '이공계지원특별법' 제정 이후 5년마다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과학기술 인력을 효과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1983년 3만명 수준이던 상근상당연구원(FTE) 수는 2022년 기준 49만명에 이르렀고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연구원 수는 9.5명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우리나라의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23년 합계출산율 0.72명으로 전 세계 최저수준을 기록하며 인구감소가 가속화하면서 미래 과학기술 인재확보에도 큰 위기가 닥쳤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
종이 위에서 태어나 종이 속에서 살다 종이에 싸여 묻히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인이다. 불과 한 세대 전까지도 우리는 한지로 만든 장판 위에서 태어나 벽과 문에 한지를 바른 방에서 살다 죽어서는 한지로 염을 해 땅에 묻혔다. 그뿐이랴. 우리는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본질적인 용도 이외에도 많은 생활용품에 종이를 활용했다. 틀 위에 종이를 여러 겹 발라 항아리, 화살통, 안경집 등을 만드는 지장공예, 여러 겹 붙인 두꺼운 종이를 재료로 반짇고리, 물병, 지갑 등을 만드는 후지공예, 종이를 꼬아 만든 노끈을 재료로 돗자리, 화병, 찻상, 망태기 등을 만드는 지승공예가 있다. 이밖에도 색지공예, 전지공예, 줌치공예 등이 있으며 이런 기법들을 활용해 비옷, 우산, 요강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썼으며 유둔지로 군용천막을 만들고 갑의지로 종이갑옷을 만드는 등 군사용으로도 활용했다. 종이는 2세기 초 후한의 채륜이 생산, 보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610년 무렵 고구려 승려 담징이
시스템이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요소가 상호작용하며 존재하는 집합체다. 시스템에는 규칙과 질서가 있고 구성원의 사고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시스템은 역사가 만든 산물이고 쉽게 변하지 않는다. 시스템 개혁은 쉽지 않다.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제도, 관계, 행동양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질서를 바꾸면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따르고 갈등과 분란이 생길 수도 있다. 개혁 초기에는 혼란이 불가피한데 반개혁 세력이 꼬투리 잡기 딱 좋다. 많은 공무원이 위험을 감수하고 시스템 개혁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시스템을 바꿔도 문제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 구성원이 개혁의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하지 않으면 화려한 말잔치만 난무할 뿐 실제 변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식당이 신(新)메뉴 개발이나 음식의 품질은 놔두고 메뉴판만 슬쩍 바꿀 때 소비자 혼란에 인쇄비용까지 포함된 '메뉴비용'이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시스템의 겉포장을 바꿔도 내적 변화가 따르지 않으면 혁신은커녕 새
발트해 끝자락에 위치한 에스토니아는 인구 130만명의 소국이다. 중세 도시가 잘 보존된 수도 탈린은 전 세계 관광객을 불러 모아 왔으며, 최근에는 방송과 여행 유튜버들에 의해 우리나라에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에스토니아가 한자동맹의 중심지이자 잘 보존된 중세시대 건축물, 활기 넘치는 예술로 유명하지만 '디지털창업 허브'로도 주목받고 있다. 요즘 에스토니아는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통하기 때문이다. 과거 인터넷 영상통화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스카이프(Skype)', 실시간 환율 기반 해외송금 플랫폼인 '와이즈' 같은 스타트업의 본거지이며, 유렵연합 내 ICT (정보통신기술)강국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유럽 내 최고 수준의 인구 대비 창업수를 자랑하고 있는데, 이는 그간 꾸준히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일례가 디지털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한 디지털 행정서비스와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다. 에스토니아는 2007년 세계 최초로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등 I
AI(인공지능)가 우리 생활방식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AI는 의료, 금융, 제조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내는데 이를 이끄는 핵심동력은 바로 AI 스타트업들이다. AI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들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험하며 독창적인 AI 솔루션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인다. 이런 AI시대의 기업가정신은 어디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을까. 1965년 한국이 베트남전 파병을 결정하자 미국은 감사의 표시로 1000만달러의 원조를 약속했고 이는 한국 정부의 출연금과 함께 대한민국 공업발전을 위한 종합연구소 설립자금으로 쓰였다. 이듬해 서울 홍릉에 만들어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보릿고개 시대에도 해외유학을 한 박사들을 적극 모집하고 파격적인 보수와 함께 당시 없던 의료보험까지 제공하며 최고의 연구환경을 만들었다. 이때 삼보컴퓨터 창업자 이용태 박사도 KIST에서 일을 시작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잠재력을 알고 있던 이용태 박사는 KIST 안에 전자
점점 우리 일상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면서 AI 정책이나 규제에 관한 관심도 뜨거워진다. 고유한 기능이나 이해관계를 가진 정부부처들도 각자의 입장에서 AI 정책과 규제를 형성, 집행한다.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을 위한 행정명령을 수행하는 연방기관은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상무부, 백악관 관리예산실, 국토안보부, 노동부, 에너지부, 저작권청, 특허상표청 8곳에 이른다. 행정명령 대상은 아니지만 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 연방통신위원회도 AI 규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책부서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규제기관이 AI 정책과 규제에 관심을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정책과 규제의 총괄부서 역할을 한다. 2019년 'AI 국가전략'을 시작으로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방안, 전 국민 AI 일상화 계획 등 정책은 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