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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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최근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아내가 선물해준 소중한 지갑과 현금, 그리고 백화점 상품권이 아깝기 그지없었지만, 아까움은 순간의 탄식이었을 뿐 후속 대응은 정말 괴로운 일이었다. 우선 전화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분실신고 한 다음에 재발행 절차를 진행하였고, 주민자치센터에 가서 주민등록증 분실신고와 재발급 신청을 한 다음 경찰서에 가서 운전면허증 재발급을 신청했다. 그 와중에 딱 하나뿐인 가족사진 원본도 지갑과 함께 날아가 버렸다. 나름 IT 기업을 이끌면서 디지털 최전선에서 있다고 자부했는데, 지갑을 분실해 보니 나는 여전히 아날로그 세상에 살고 있었다. 다시는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지갑이 필요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100% 지갑이 필요 없는 세상은 가능할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잃어버린 신분증, 신용카드, 상품권, 사진, 그리고 현금을 다시는 분실하지 않을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자. 우선 신분
최근 스타트업 업계의 테마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이와 관련된 법률적 이슈 중에 저작권이 있다. 미국에서 다부스라는 AI가 '파라다이스로 가는 입구'라는 엄청난 그림을 그렸다. AI 개발자는 이 그림으로 미국 특허청에 저작권을 신청했지만 거절됐다. AI를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저작물'인지 만약 저작물이라면 그 저작권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지, 반대로 AI가 저작권을 침해하면 누구의 책임인지 등 AI를 둘러싼 저작권 이슈는 다양한 분쟁으로 파생된다. 저작권은 4대 지식재산권(IP) 중 가장 넓고 쉽게 인정되는 권리다.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은 특허청에 등록을 해야만 그 권리가 비로소 인정된다. 반면 저작권은 국가의 개입 없이 저작자가 '저작물을 만든 순간' 생긴다. 아무도 없는 방구석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아무거나 만들었다고 전부 다 저작물이 되지는 않는다. 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는 지도를 좋아한다. 지도를 보며 공간을 파악하고 그 공간에 끼친 지리와 기후의 영향, 그 공간이 지닌 역사적 의미 등을 알아보는 일을 즐긴다. 서울과 위도가 비슷한 유럽의 도시는 어디일까. 런던? 베를린? 파리? 로마? 많은 사람이 로마라고 한다. 그러나 로마는 신의주보다 더 북위에 있다. 심지어 이탈리아 반도의 최남단도 서울보다 위도가 높다. 파리는 하얼빈보다 더 북위에 있고 런던은 그보다 더 북극에 가깝다. 그런데 서울은 왜 파리나 런던보다 더 추울까 등등. 지도에서 위대한 영감을 얻은 역사적 발견도 있다. 1910년 독일 기상학자 알프레드 베게너는 세계지도를 보다 남아메리카의 동쪽 해안선과 아프리카의 서쪽 해안선이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로부터 연구와 답사를 시작해 그 유명한 대륙이동설을 주창했다. 모든 대륙은 원래 하나로 뭉쳐 있다가 오랜 세월에 걸쳐 흩어져 지금의 5대양 6대주가 됐다는 이론이다. 한 기상학자가 제시한 획기적인 판게아(Pangaea) 이론은 당대
우리나라에서 의료행위는, 즉 진료는 서비스업에 속한다. 영리병원 설립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병원의 사업자등록증을 보면 업태는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사회주의적 의료환경이 강하게 조성돼 있지만 예외적으로 환자는 국가가 지정해준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병원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많은 제한적 요소가 있는데 의사는 진료를 거부할 권리가 없고 환자가 진료를 원하면 진료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허가사항이기에 아무리 환자가 많다고 해도 병실 하나도 마음대로 증설할 수 없다. 환자는 전국 어디서나 원하는 병원에서 원하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지만 진료를 선택할 권리도 제한을 받을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119 구급차를 부른 경우다. 응급상황에서 119를 부를 경우 환자가 원하는 병원으로 갈 수 없고 119 업무지침에 따라 환자를 치료해줄 수
과학기술 경쟁력이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핵심요소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과학기술을 실현할 뛰어난 인재확보가 매우 중요해졌다. 전 세계적으로도 과학기술이 경제와 안보의 중심이 되는 기술패권 시대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주요국 간의 핵심인재 확보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하지만 딜로이트의 2023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리더 중 13%만이 필요한 기술인재를 고용,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인재확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우리는 2023년 3분기 합계출산율이 OECD 최저수준인 0.7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소멸 중이다. 인재확보 전쟁과 인구소멸이라는 위기 속에서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사활을 걸 때다. 지금까지 과학기술 인재정책은 부처별 소관분야에 특정해 인재를 분절적으로 양성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과학기술 관련 전공이나 학과별로 양성되는 인력규모 등 공급데이터에 기반해 특정산업을 지정하고 관련학과를 대학에 설치해 필요인
온라인 게임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1994년, 고 김정주 회장은 자본금 6000만원으로 게임회사를 설립한다. 그가 설립한 기업 넥슨은 시가총액 24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2022년 2월, 김 회장은 갑작스레 세상을 등진다. 이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는 소식과 함께였다. 한국 창업계의 큰 별이었던 김 회장의 사망 소식은 창업가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김 회장은 역경을 극복하고 넥슨을 성공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지만, 그 과정에서 겪은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은 간과됐다.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디캠프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이 2022년 발표한 '국내 스타트업 창업가 2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간 수준 이상의 우울을 겪는 창업가의 비율은 32.5%에 달했다. 전국 성인평균 18.1%보다 14%포인트 높은 수치다. 불안, 수면문제, 문제성 음주를 경험하고 있는 창업가의 비율도 모두 일반 성인들보다 높았다
대학마다 '벽 허물기'가 한창이다. 벽은 외부와 내부를 분리하면서 바깥으로부터 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벽에 문(門)과 창(窓)이 없거나 그것이 너무 작을 때다. 바깥 세계와 소통이나 교류를 단절해 고립과 정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벽이 너무 높아도 문제다. 외부환경의 변화에 둔감해져 적응과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 대학에서 벽은 학과나 전공간 경계를 말한다. 학과는 체계적인 교육과 학문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학 공동체 형성에도 이바지했다. 그런데 벽이 두껍고 높아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학문의 융합이나 통섭을 저해하고 학생의 다양한 지적탐색과 상호작용을 막아 융합형 인재양성에 걸림돌이 된다. 학과간 벽이 높고 '주어진' 수업만 들어야 하는 폐쇄적 교육체계와 '한우물 파기'만 강조하는 편협한 교육과정은 탈경계 시대, 융복합 인재가 필요한 시대, 졸업 후 직업을 서너 번 바꾸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넓은 배움의 세계에서 원하는 또는 필요한 공부를 맘껏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인 'CES 2024'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CES는 첨단기술로 전 세계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로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번 행사에는 150여개국에서 3500개 넘는 기업이 참가하고 국내에서도 500여개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이번 CES는 AI(인공지능)가 가장 중요한 주제로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AI를 제품 형태로 보여주는 각축장이 될 것이다. 'CES 2024'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어떤 계기가 될까. 파괴적 기술로 평가받는 챗GPT가 일반에 공개된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생성형 AI의 출현으로 비즈니스 및 기술세계는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 이용자들이 AI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정보검색과 지식습득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기업 또한 정보와 지식을 얻고 사용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AI와 관련된 투자가 많이 필요하므로
올해 미국, 대만의 대통령선거를 비롯해 전 세계 47개국에서 선거가 진행되며 한국도 4월 국민의 대표를 뽑는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이에 여야는 그야말로 다수당을 차지하기 위해 사활을 건 혈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검사 출신 전 법무부 장관이다. 그는 위원장 수락연설을 포함해 여러 자리에서 '국민' 대신 '동료시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본인은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시민들 간의 동료의식으로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재해를 당한 낯선 동료시민에게 자기가 운영하는 찜질방을 내주는 자선, 지하철에서 행패를 당하는 낯선 동료시민을 위해 나서는 용기 같은 것들이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완성하는 시민들의 동료의식"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그의 설명에 따르면 동료의식을 가진 시민을 지칭하는 말이 동료시민인데 그가 강조하는 선민후사(先民後私)와도 일맥상통하는 의미로
세계적으로 촘촘하기로 유명한 일본의 지하철역과 전철역들의 변신이 이채롭다. 일본의 수도 도쿄의 경우 시내를 걷다 보면 거의 5분에서 10분 사이에 한 곳 이상의 전철역이나 지하철역사를 만나게 되는데 전통적으로 역사 주변과 내부에는 주로 식품이나 액세서리 등 소매점이 즐비하고 구석구석 벽면을 중심으로 코인로커가 쭉 설치돼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역사 내부에 공중전화박스 같은 모양의 박스가 곳곳에 설치된 모습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이 박스들의 정체는 다름아닌 '스테이션부스'로 개인들이 유료로 사용하는 일종의 워크박스다. 이 박스들은 2019년 8월부터 JR동일본이 역사공간 활용혁신을 위한 실증실험 차원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도쿄의 4개 역사부터 설치돼 지금까지 전국 약 900개 역사로 확장됐다. 메인유저는 대부분 급하게 화상회의를 한다거나 문서작성이나 e메일 전송 또는 업무상 통화 등을 조용한 장소에서 하길 원하는 비즈니스맨이지만 온라인 영어회화 레슨이나 간단
'경성 크리처'는 미스터리가 됐다. 혹평과 호평을 오가는 정도는 국내외 온도차가 심했다. 하지만 그 혹평과 호평 사이의 온도차를 이해하지 못하면 K콘텐츠의 가능성은 수그러들 수 있을 것이다. 일단 2023년 말 최고의 기대작 '경성 크리처'가 공개됐을 때 혹평에 시달렸다. 700억원이라는 대규모 제작비보다 콘텐츠의 내용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비등했다. 기시감이 드는 내용이 상당히 많은 데다 흥행코드를 대략 조합한 것으로 보였다. '스토브리그'의 정동윤 감독, '낭만닥터 김사부'의 강은경 작가에다 '이태원 클라쓰'의 박서준, '마이네임'의 한소희, 여기에 '오징어 게임'의 위하준까지 쟁쟁했다. 스타 캐스팅보다 서사구조의 짜임새가 촘촘하지 않으며 전개가 답답하고 느린 점이 지적됐다. '스위트홈' 시리즈와 비교해 혹평하는 목소리도 컸다. 한국식 크리처물의 탄생을 알린 '스위트홈'에 '경성 크리처'가 비교되는 일은 숙명과도 같다. 애초 '경성 크리처'는 '스위트홈'과 비슷한 포맷과 구조,
지난 몇 주간 인공지능(AI) 이슈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AI 회사 오픈AI(Open AI)의 수장 샘 알트먼(Sam Altman)은 지배구조 이슈를 뒤로한 뒤, 화려하게 복귀하자마자 더 강력한 AI 서비스를 공개했다. AI를 둘러싼 이슈는 그 성능이나 위협, 가능성뿐만 아니라 지배구조나 글로벌 규제와 합의에 이르기까지 앞으로도 엄청난 화젯거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혁신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는 AI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빼놓고서는 기술과 혁신에 대해서 논할 수조차 없게 된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AI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현실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자리는 투자 유치·검토를 위한 미팅이나 데모데이 등의 행사다. AI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서는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창업가들의 절박한 대응이기도 하지만 AI로 인해 새로이 창출된 시장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