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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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의료에서 갈수록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의료는 인간의 생애 전주기에 걸쳐 심지어 태아 때부터 데이터를 측정하기 시작해 사망한 이후에도 문자 그대로 '자궁에서 무덤까지' 데이터를 측정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더 나가 측정하는 데이터의 종류도 다양해져서 더욱 다차원적인 데이터를 다루는 쪽으로 발전 중이다. 의료는 기본적으로 멀티모달(multi-modal)이다. 여기서 모달리티(modality)란 '양식' '양상'을 뜻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의료는 언어, 이미지, 소리, 그래프 등 다양한 방식의 상호작용을 통해 의사가 환자를 진료, 진단, 치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언어, 이미지 등 주로 한 가지 모달리티에 대해서만 개발됐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허가를 받은 거의 모든 인공지능이 그러하다. 하지만 의료의 궁극적 속성에 따라 인공지능도 결국 멀티모달로 발전해야 한다. 최근 기술발전에 따
모든 일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시작은 당연히 창업이다.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스스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로 해결해보겠다 결심하면서 창업가들의 여정은 시작된다. 그렇다면 그 끝은 어디일까. 창업가들의 도전이 모두 성공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높다. 창업 초기부터 각종 위험에서 살아남은 소수만이 여정을 이어가고 실패하면 재도전에 나서거나 다른 길을 찾게 된다.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아니라면 1차적인 종착지는 '엑시트'(exit)다. 스타트업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빠른 혁신과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에 흔히 로켓에 비유된다. 로켓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창업가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하고 많은 동반자를 로켓에 태우게 된다. 대표적으로 벤처캐피탈 등 투자자들과 스타트업 구성원들이다. 이들이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는 단계가 바로 '엑시트'인 것이다. 보통 IPO(기업공개)를 통해 스타트업이 상장기업이 되거나 다른 기업에
후쿠시마에서 방류가 시작됐다. 방류수가 거대한 태평양의 물과 섞이며 방사성물질이 대거 희석되기는 하겠지만 많은 국민이 방류의 안전성에 대해 불신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연안의 방사능 변화에 대한 적절한 감시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방사성물질의 해양확산 영향을 분석했다. 이 분석의 배경은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통과한 처리수에는 제거되지 못하는 삼중수소가 배출기준치를 10배 이상 초과할 정도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그 농도는 평균적으로 리터(L)당 62만㏃(베크렐)이다. 도쿄전력은 알프스 처리수를 바닷물로 충분히 희석해 방류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배출기준치의 40분의1 이하가 되도록 한 후 방류한다고 공표했다. 방류 전 희석은 후쿠시마 인근 주민의 안전 관점에서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입장에서는 방류 후 해양에서 희석 정도가 중요하기에 정량적인 분석이 필요했다. 이 분석의 전제는 알프스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있다. 누군가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보고 누군가는 투자자 관점에서 바라보며 다른 누군가는 기술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우리는 사회변혁운동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블록체인은 단순한 기술적 혁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사회·제도개혁을 야기하는 이데올로기 및 철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먼저 기부실천운동을 시작으로 블록체인이 이끄는 사회변혁운동에 대해 순차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여느 사회변혁운동과 마찬가지로 기부실천운동은 투명성이 생명이다. 기부자와 수혜자가 직접 연결될 수 있고 거래내역이 투명하게 기록된다는 장점으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기부트렌드가 등장했다. 우선 기부 영역에서 블록체인이 야기한 가장 큰 변화는 가상자산(암호화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금품이 등장한 것이다. 가상자산 기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본격화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신속한 자금조달을 위해 가상자산으로 기부금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그간의 도전을 멈추는 것이 좋겠다." 얼마 전 지난 몇 년간 열정적으로 사업을 끌어온 한 창업자에게 건넨 말이다. 꿈의 크기와 달리 이 회사의 매출은 지지부진했고, 실적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했다. 보유 자금마저 바닥이 보인다. 개인 대출까지 받아서 회사를 유지하겠다는 창업자를 마주하며 더 버티라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이미 몇몇 포트폴리오 기업은 문을 닫았고, 또 다른 몇 곳들과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까지 인정받아온 기업가치보다 더 낮은 밸류를 감수하고서라도 현금을 무조건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도 뉴노멀이 되었다.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목격하고 있는 요즘, 특히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스러져간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소풍벤처스에서 투자한 초기 스타트업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몇 년간 힘겹게 사업을 이어왔으나 시장이 얼어붙은 지금, 이제는 실험을 멈추는 것이 현명하게 여겨지는 상황이 많다. 알토란처럼 키워
2020년 2월 대구에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발생했다. 방역은 확진자 여부를 확인하여 격리하는 데서 출발한다. 감당할 인력과 시설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가장 시급한 것이 확진자 확인, 즉 코로나 검사였다. 대구시는 시내 곳곳에 텐트를 치고 임시선별진료소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국의 의료인들에게 검체채취를 포함한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각지에서 도움이 쇄도했다. 그중에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일하는 한의사 70여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공보의로서 이들의 원래 업무는 코로나 검체채취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는 이들의 지원을 거부했다. 의사협회에서 "한의사들에게 검체채취를 허용하면 모든 코로나 진료현장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한의사는 코로나19를 진단하고 검안하고 소독관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제5조 제2항, 제11조 제1항, 제48조 제1항 등). 검체채취는 진단의 시작이다. 그러나 의협의 협박 앞에 정부는 불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규모는 1974년 195억4000만달러에서 2022년 1조6643억3000만달러로 85배 증가했다. 모든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중앙정부 주도의 선택과 집중으로 필요한 산업에 적절한 지원이 적시에 이뤄지며 기업들이 빨리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짐에 따라 중앙정부가 모든 산업과 지역의 현안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해 실행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도 현실이다. 여기에 지역의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지역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지방정부 자체의 주도적 역할과 정책적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인구가 소멸하리라 예상되는 지역이 매년 늘고 있는데 수도권과 광역시 일부 지역도 포함됐다. 수도권과 대전을 제외한 지역의 석박사 비중은 2017년 41.3%에서 2021년 40.1%로 하락했다. 대학생 수가 현재 대비 2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 무렵에는 지역의 석박사 수가 더욱 급격
제목 그대로 극장은 객석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극장을 건축한 고대 그리스인들은 객석을 테아트론(theatron)이라고 불렀고 그것이 그대로 극장(theatre)이라는 단어가 됐다. 테아트론은 '보는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극장이 되려면 객석이 경사지든가 무대가 높든가 둘 중 하나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그래야 다수의 관객이 공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도시국가 근처의 우묵한 산기슭을 이용해 경사진 객석을 만들고 그 아래에 무대를 뒀다. 그리고 그 무대를 오케스트라(orchestra)라고 불렀다. 오케스트라의 뜻은 '춤추는 곳'이다. 문자 그대로 무대(舞臺)다. 무대라는 뜻의 오케스트라는 어쩌다 (관현)악단이 됐을까. 고대 그리스극장의 오케스트라는 르네상스 시대에 이탈리아에서 건축한 실내극장에서 부활했다. 그때도 오케스트라는 말굽형 객석이 3면을 둘러싼 가운데에, 즉 오늘날의 1층 객석에 해당하는 위치에 놓인 무대였다. 그러나 곧 르네상스식의 화려한
지난 칼럼에서 우리 대학원이 위기라고 했다. 낮은 투자와 정책적 무관심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몇 주의 경험을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 올해 교수공채에 지원한 신진 연구자들을 면접하면서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면접은 대학의 교수채용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필자의 대학은 학과평가를 통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총장, 대학원장, 학장 등이 참여하는 최종 면접을 한다. 후보자별로 자기소개서, 연구성과, 추천서, 외부 평가자료까지 검토하고 마지막으로 심층질문을 해서 인재를 뽑는다. 지난 몇 주 동안 학문세계의 주역이 될 젊은 연구자를 많이 만났고 밝은 미래를 봤다. 첫째, 우리 대학원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최종 면접에 오른 지원자 중에는 국내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가 많았다. 상당수는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셀(Cell)을 비롯한 최정상급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고 학문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피인용 횟수도 많았다. 국내에서 학위를 하
다른 스타트업에 엔젤투자를 하는 한 반도체 관련 부품회사 대표가 있다. 그는 최근 자기 회사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스스로 엔젤투자를 해본 경험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했다. 본인이 직접 투자를 해보면서 투자자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됐고 그 경험으로 자신의 회사 투자유치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의 말대로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수월하게 받으려면 투자자들의 입장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투자금은 회사가 마음대로 사용하라고 제공하는 '지원금'이 아닌 회사가 성장하면 수익으로 돌려줘야 하는 '자본'이다. 회사의 성장으로 인한 이익을 투자자와 같이 나눠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스타트업은 투자자들과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투자를 해줄 경우 그들에게 어떤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설득해야 한다. 스타트업 창업자나 경영진이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면서 열정페이를 받아야 한다거나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창업자들과 투자자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협의와 소통이
코로나19에 대한 자연면역 획득비율이 80%에 도달했고 바이러스 활동량이 감소하는 여름철임에도 코로나 확진자 수는 지난 6월 말부터 7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며 일평균 5만여명을 육박하며 미감염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유행파고를 보인다. 감염재생산지수는 여전히 1을 초과해 확산세를 유지하면서 고령층에서 중환자와 사망자 비율이 상승한다. 백신 접종률은 높지만 자연면역 획득률이 낮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전체 확진자의 30% 이상 차지하고 사망자는 초고령층인 80세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다. 확진자는 증가 추세지만 치명률은 과거 대비 3분의1 정도로 낮게 유지돼 의료체계는 안정적으로 운영 가능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정책보완을 통해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현재보다 원활히 될 수 있는 의료여건을 조성해 독감 치명률 이하로 관리돼야 실제적인 감염병 4단계로의 정착이 이뤄질 수 있다. 코로나19는 감염돼도 임상증상이 없는 일부를 제외하면 통상의 호흡기 바이러스처럼 한 번 이
올봄 일본의 편의점업계에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일본 최대 편의점 기업인 세븐일레븐 재팬은 외부기업에 오니기리(주먹밥) 제품의 감수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제품이 아니라 품질을 판매한다고 자랑하는 세븐일레븐이 편의점의 얼굴 격인 주먹밥을 외부회사에 감수를 해달라고 요청한 놀랄 만한 사건이다. 그 회사는 바로 에도 시대부터 이어온 교토의 노포 쌀가게에 뿌리를 둔 쌀 전문기업 '8대째 기헤이'라는 곳이다. 이 회사는 아주 독특한 방법으로 여러 종류의 쌀을 블렌딩(blending, 혼합)해 만든 쌀을 백화점과 레스토랑에 판매함으로써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 최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이 회사는 세븐일레븐이 구입한 약 70종류의 쌀 중에서 오니기리에 가장 적합한 블렌딩 방법을 고안하고 정미방법도 전수해가며 어느 공장이든 전국적으로 같은 맛이 나도록 시험생산을 반복해 기존 편의점 쌀과는 확연히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결과 감수한 제품을 포함한 오니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