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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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체제, 공급망 재편 등 글로벌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기반의 혁신이 필수다. 그러나 혁신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과학기술 인재확보에는 비상이 걸렸다. 급속히 진행되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주요 원인이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8명으로 세계 최저수준이고 2020년에는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2년 902만명에서 2040년 1725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로 이어져 대학 입학 가능인구가 2021년 43만명에서 2040년 28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과학기술계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수행한 연구·개발 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연구원 수는 2011년 6020명에서 2021년 2만2678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신규 인력양성 중심의 인재정책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풍
서계동 국립극단 부지에 신축될 복합문화시설 내 극장들의 용도에 관해 연극계, 무용계, 뮤지컬계가 전용극장 문제를 두고 논의 중이라고 한다. 전용극장 논란은 전에도 있었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전용극장 계획을 발표했다. 아르코예술극장을 무용전용극장으로, 대학로예술극장을 연극전용극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 공연계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때 문체부의 계획대로 두 극장이 각각 전용극장으로 지정되었다면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두 극장의 용도는 서로 뒤바뀌어야 했다. 즉, 아르코예술극장에 연극을, 대학로예술극장에 무용을 지정했어야 맞다. 그 이유는 공연예술의 미학과 극장의 역사 속에 있다. 최초의 공연예술은 원시시대의 종교행사에서 추어진 춤이었을 것이다. 춤은 모든 방향을 향한다. 그래서 관객들은 무용수를 원형으로 둘러싸고 볼 수 있었다. 그 후 춤과 음악에 스토리텔링이 추가되면서 연극으로 발전했다.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제전에 배우들이 추가되면서 연극이
수업에 앞서 교수들은 강의계획서를 설명한다. 수업목표, 학습내용, 평가방식이 포함되는데 학생들은 대개 평가에 관심을 둔다. 수업 중 발표를 준비할 때 미리 찾아와서 묻는 학생이 있다. 출제 의도에 맞춰 답안을 작성하고 발표를 준비하려는 '모범학생'들이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튀는 관점을 제시하거나 다른 생각을 말하는 '삐딱한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왜 학생들은 모범답안에 집착할까. 아마도 학교에서 '하나의 정답'을 찾는 시험에 적응하면서 만들어진 습관적 반응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미래세대를 틀에 갇힌 인재로 키우는 셈이다. 공직자를 뽑는 면접에 참여했다. 응시자들은 대부분 검은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나 블라우스 차림이었다. 누군가 튀지 말라고 조언했을 법하다. 질문에 답할 때도 찬성과 반대의견을 제시한 후 절충의견을 내는 '정반합'(正反合)의 논리를 택했다. 자기 생각이 담긴 의견을 내기보다 실수를 피하는 전략이다. 집단면접도 마찬가지였다. 적극적인 주장, 날카
초등학교 4학년이 엄마 손에 끌려 초등의대 입시반에 등록하고 수많은 대학 신입생이 첫 수업도 듣지 않고 의대 입시학원에 등록한다. 지방의대에 합격한 경우도 수도권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 학원에 등록한다. 이러한 의대광풍에도 지방과 생명 관련 필수의료에는 심각한 의사부족으로 안타까운 사례가 속출한다. 40여년 전 필자가 의대에 지원할 때는 과학인재들은 본인의 재능에 적합한 공과대학이나 자연과학분야에 많이 지원했고 과학분야를 지원하는 인재들이 본인들의 선택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으로 과학분야 인재가 이탈하는 현상을 초래하고 수련기간이 길고 힘든 필수의료분야 지원자가 감소하는 문제들이 발생해 의과대학으로 원상복귀하는 과정도 초래됐다.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같은 필수의료는 수련기간에 체력적, 심리적으로 힘든 일이 많고 고난도 수술분야는 도제식 장시간 수련이 필수며 예기치 않은 응급상황과 당직 등의 어려움을 오로지 개인이 감수해야 한다. 6시간 이상 소요되는
오는 6월27일 '인터넷 역사 프로젝트 KR50' 워크숍이 개최된다. 1982년 전길남 당시 KAIST 교수가 우리나라에 인터넷을 도입, 개발한 지 벌써 40년이 지났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인터넷 비즈니스모델의 형성과 진화'라는 주제로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과거 인터넷 비즈니스 역사를 검토하고 앞으로 인터넷 생태계와 인적 네트워크에 기여할 미래 발전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과거 비즈니스모델의 형성, 진화가 지금의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올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이 대폭 줄어들었다. 금리인상, 부동산 가격하락, 자금시장 경색 등 1997년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를 알리는 보도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인터넷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혁신 스타트업은 IMF 외환위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여러 초기 벤처창업가들이 강조한다. 갑자기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인재와 자금이 벤처로 이동한 환경적 변화가 '테헤란밸리' 벤
간호법이 대통령에 의해 거부되었다. 간호업무의 탈의료기관화에 대한 우려 및 이로 인한 국민들의 건강 불안감 초래, 간호조무사·의사 등 유관 직업군과 간호사 간 갈등을 포함한 사회적 갈등의 미해결 등을 이유로 들었다. 여야 의원 총 93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법안이라는 사실, 본래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도 포함되었다는 사실은 일단 빼고 보자.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법안인지 아닌지 이런 문제도 굳이 보태지 않으련다. 다시 보니 잘못된 거라면 설사 과거에 법안을 발의했더라도 지금은 반대할 수 있다. 공약이 대순가. 거부권 행사도 필요하면 해야 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다. 문제는 내용이다. 간호업무가 탈의료기관화하면 우려가 생기나? 지역사회, 생활세계에서 간호사를 만나면 국민들에게 건강 불안감이 생기나? 우리 국민은 의료기관 내에서만 간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하는가? 정반대다. 장애인, 노약자 등 병원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사람이 많다. 방문진료, 가정간호, 지역사회
얼마 전 자금이 충분하다며 투자제의를 거절한 스타트업의 대표를 다시 만났다. 9개월 만에 만난 대표의 태도는 매우 달라져 있었다. 여러 투자사로부터 수십억 원의 투자가 확정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다던 여유는 사라지고 절박함이 여실히 보였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투자를 약속한 투자사들이 여러 사정으로 투자를 철회했고 대표는 자금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상황이었다. 9개월 전과 비교해 180도 달라진 시장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이 한둘이 아니다. 곳곳에서 앓다 못해 죽는 소리가 들린다. 투자 쪽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인공지능이나 기후테크 영역에는 자금이 몰리지만 다른 영역은 상황이 다르다. 그간 높은 수익을 자랑한 산업이나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반 토막 났고 내년 시장에 대한 전망이 대부분 부정적인 가운데 자금을 약속한 출자자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출자자들 역시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언제쯤 회복할지 불투명한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은 창업가, 투자자
지난달 일본 도쿄의 미나토구에 '어린이가 돼서 차 한 잔 하지 않을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오픈한 독특한 카페가 등장했다. 카페 이름도 그에 걸맞게 '어린이 시점(視点) 카페'다. 이 '어린이 카페'는 의자나 테이블, 식기들을 어린이 사이즈로 작게 맞춘 일반 키즈카페와는 완전히 정반대로 모든 장치나 음식이 일반적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거대 사이즈다. 이 카페의 기본 콘셉트는 어른들이 아이의 시점에 서서 세계를 볼 수 있는 각종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아이에게 안심되고 안전한 생활을 만들어주는 게 어른 사회 본연의 자세라고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운영된다. 아이의 입장을 상상은 할 수 있어도 실제 체험을 수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시 아이로 돌아간다면 어느 정도의 크기로 느낄지, 얼마나 무거울지를 충분히 체험할 수 있게 아이 입장에서 어른 사이즈로 재현한다. 구체적으로 체험의 예를 들면 이렇다. 우선 '베이비헤드'로 명명한 가장 독특한 체험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인 디지털 자유시민을 위한 연대에는 누구든지 디지털 데이터에 공정하게 접근하고 정의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선언 이후 11월 말에는 빅데이터와 고성능의 컴퓨팅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고도화한 초거대 AI인 챗GPT가 출시됐고 이후 구글, 네이버 등 국내외적으로 초거대 AI 경쟁이 본격화했다. 빅데이터와 초거대 AI의 발전은 우리 경제·산업 및 시장경쟁은 물론 개인의 일상적인 금융생활에도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국내외적으로 데이터에 대한 접근, 개방, 공유를 통해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한데, 특히 한국은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사업을 개시해 전 금융권의 금융데이터를 개방·공유한다. 현재까지 64개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금융권에 신규 진입해 금융혁신과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하고 있
지난 주말 오랜만에 연락이 온 모 일간지 산업부 기자로 근무하는 대학 후배가 단도직입적으로 내게 물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산업과 기업의 구조화, 자본화, 전문화 측면에서 새로운 글로벌 공조화가 구축, 가속화하는 가운데 '창업승계경영'과 '전문경영도입' 중 어떤 경영체제가 더 유리하냐는 것이었다. 후배가 이러한 주제를 화두로 꺼낸 배경에는 최근 22일간 미국에 머물면서 동부의 바이오 클러스터와 서부 실리콘밸리 ICT 클러스터를 횡단하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존슨앤드존슨, BMS, 바이오젠, 오가논 등 바이오·제약, 첨단 ICT, AI(인공지능),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경영진 20여명을 직접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회동이 있었다. 이 기간에 이재용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글로벌 CEO들과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면서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방안을 함께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승계경
장대한 '어벤져스' 시리즈의 시작은 초라했다. 2008년 영화 '아이언맨'(Iron Man)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생소한 배우로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고 말썽꾼에 가까웠다. 따라서 배우의 티켓파워는 기대가 없었고 낯선 소재와 배우에 비해 익숙한 것은 영화에 PPL로 나오는 한국산 제품들이었다. 토니 스타크의 휴대폰은 LG 것이었고 대형 TV 같은 전자제품은 삼성이었다. 당시 마블의 상황은 매우 어려웠는데 한국 기업이 가뭄에 단비 역할을 했다. 이런 배경하에 미국보다 한국에서 먼저 개봉했지만 한국 방문 행사는 눈에 띄지 않아 흔한 레드카펫 행사도 없었다. 하지만 영화 '아이언맨'은 2008년 북미 흥행수익 2위를 기록했고 영화 '다크 나이트'의 417만명을 넘어 430만명으로 당시 국내 최고 외화 흥행작이 됐다. 매우 친숙한 흥행 캐릭터 배트맨을 낯선 아이언맨이 이겨버린 것이다. 이후 한국에서 '어벤져스' 시리즈는 계속 흥행 최고였고 마블은 한국 촬영을 추
"'모노리스'(Monolith·돌기둥 모양의 신비한 물체)는 인류의 발전을 촉진하는 강력한 힘이었다. 원시인이 모노리스를 만지고 도구 사용을 배우는 것부터, 우주비행사가 목성 궤도에서 모노리스를 만나 자신의 육체적 형태를 초월하는 순간까지 모노리스는 인간의 진화를 촉발하는 알려지지 않은 것, 알 수 없는 것, 그리고 기술의 변혁적인 힘을 상징한다. 이런 면에서 모노리스는 생성 AI(인공지능)와 유사하다. 모노리스가 인류의 진화를 인도하고 형성하는 것처럼 생성 AI는 우리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윗글은 챗GPT의 주장이다. 아서 C 클라크의 소설과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로 유명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모노리스는 유인원을 지적생명체인 인류로 진화시키고 인류를 정신만 있는 상태의 생명체인 스타차일드(starchild)라는 초인류로 진화시킨다. 당연히 허구다. 지난해 11월 등장한 챗GPT는 인간의 글과 언어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