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진칼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금융·기업법 전문가인 김화진 교수가 국내외 경제, 금융, 기업, 사회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코너 입니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금융·기업법 전문가인 김화진 교수가 국내외 경제, 금융, 기업, 사회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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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경영에 불만인 주주들은 주주총회에 와서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소수 주주가 그렇게 목소리를 높일 때 "몇 주 가지고 계세요?" 하고 의장이 물으면 큰일 난다. 소수자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수자를 무시하면 안 되는 것은 정치의 영역에서다. 그리고 정치에서의 소수자는 없다. 모두 다 1인 1표다. 소수자라기보다는 소수집단의 구성원이다. 실제로 주식회사에서도 표결을 할 때는 당연히 1주 보유 주주는 1표의 대우를 받는다. 그랬다고 화를 내는 주주는 없다. 총회에서 발언을 하거나 장외에서 의견을 표명할 때 1표라고 무시당하면 화를 내는 것이다. 즉, 주주의 지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을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어서다. 이 점은 맞다. 그래서 회사는 주주가 1표 주주라도 잘 대해야 한다. 여기에 정치가 반영된다. 소수 주주는 회사에서는 1주 1표지만 선거에서는 1주주 1표다. 법률을 만드는 정치권이 이 점을 놓칠 리 없다. 삼성전자의 소수 주주는 한국 전체 유권자의 1
군대와 병원과 주식회사 이사회는 심심해야 세상이 평안하고 좋다. 그런데 이사회가 심심할 정도라면 이사회가 굳이 없어도 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사회는 있어야 한다. 이사회가 있어야 이사회가 심심할 회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사회 자체는 대체로 사무적이고 따분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전 세계의 모든 이사회 멤버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대다수 회사는 하루하루 루틴으로 돌아간다. 언론에 오를 만큼 드라마틱한 일은 많지 않다. 그래서 회사의 이사회는 대체로 지루하고 천편일률적이다. 해외에서는 주식회사의 이사를 'Board Director'가 아니고 'Bored Director'라고 하는 농담도 있다. 별문제가 없기 때문에 모든 안건이 전원의 찬성으로 통과된다. 그래서 이른바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이 생긴다. 별문제가 없어서 반대가 없기도 하고 우리나라 기업 운영의 특성 때문에 반대가 없기도 하다. 통상 이사회는 이사회 날 이사들이 모여서 안건을 설명받고 검토하고 결정해서 찬반의 표결을
정부효율부(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임시부처다. 규제 철폐, 행정 축소,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연방정부의 지출을 삭감한다는 목표로 활동한다.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설치되었다. 일론 머스크가 공동 수장인데 사실상 머스크가 지휘하고 칭송과 비난을 받고 있다. 19~24세의 젊은 컴퓨터 천재들을 포함, 정부 근무 경험이 없는 약 40명의 인력이 특수공무원 신분으로 DOGE의 일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도지 키즈(Doge Kids)'로 불린다. 이들의 신원은 기밀이지만 이래저래 알려져서 위키에 개략적인 정보가 올라와 있을 정도다. DOGE는 미국 행정부의 조직 개편 작업까지 염두에 두고 활동하고 있지만 일단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몇몇 부서의 비효율과 낭비를 잡아내면서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그리고 조사의 효율성과 자료 폐기 방지를 위해 문제의 부처를 전격 폐쇄하고 직원들의 출입을 금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하 트럼프)이 그린란드 매입 문제를 꺼낸 것은 처음도 아니고 가볍게 다루는 주제가 아니다. 우리는 항상 보는 메르카토르 도법의 세계지도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린란드의 정확한 위치를 잘 모른다. 그린란드의 실제 위치는 지구본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린란드는 미국과 러시아의 중간 지점에 있다. 특히 러시아의 국력이 집중되어 있는 모스크바 중심의 서부지역과 뉴욕, 워싱턴의 미국 동부지역 중간쯤이다. 러시아 동부에는 핵미사일을 포함한 러시아의 전략자산들이 있다. 마하10 정도의 속도로 비행하는 핵미사일이 미국 동부에 닿는데 약 30분이 걸린다. 지금은 캐나다 동부 상공에 왔을 때 요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데 그린란드가 미국 영토가 되면 10분 내 일찌감치 1차 요격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방어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트럼프 취임식날 미국에 도착해서 3주를 지내고 왔다. 그 3주 동안 마치 3년이 지나는 것처럼 많은 일을 하는 것을 현지 언론을 통해 잘
1958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에서 '뱅크아메리카드'(BankAmericard)를 론칭했다. 그때까지는 신용카드 아이디어가 실제로 크게 성공한 적이 없었다. 신용카드를 받으려는 상인이 별로 없어서 소비자들은 사용을 꺼렸고 상인들은 사용하는 고객이 많지 않은 신용카드 결제를 반기지 않았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상황이었다. 선발주자 다이너스나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이하 아멕스)는 은행계가 아니었고 상류층 대상이어서 확장성이 크지 않았다. 할부나 리볼빙도 되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 쓰는 신용카드는 아니었다. BofA는 프레즈노를 찍었다. 시에라네바다산맥이 병풍처럼 보이는 프레즈노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중간쯤에 있는데 주민의 45%가 은행거래를 하는 타운이었다. 당시만 해도 샌프란시스코와 멀고 상당히 고립된 지역이어서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소문이 덜 날 곳이기도 했다. 6만 명의 주민에게 일제히 카드를 발급해 주었고 상인들에게는 카
월초에 영국 런던의 몇몇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방문했다. 12월 3일 오후에 한 운용사를 방문하고 다음 스케줄까지 시간이 조금 비어서 커피집을 찾았다. 특이한 카페가 눈에 띄었다. 교회였다.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몰라도 교회가 예배당 내부에 카페를 차리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손님들은 예배용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인터넷을 들여다 보거나 조용조용 대화를 했다. 교회는 런던의 아기자기한 바틀링스트리트의 세인트 메리 앨더메리(St Mary Aldermary)다. 영국 성공회 교회당의 하나다. 물론 종교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잠시 앉아있다가 커피를 들고 혼자 정문 앞 거리에 나와 한갓지게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 일행이 일제히 교회를 나오더니 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다가왔다. 한국에서 계엄령이 내려졌다는 뉴스가 떴단다.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말인가 했지만 바로 확인하니 실제상황이었다. 서울이 아직 완전히 한밤중은 아니어서 집으로 전화들을 하기도 했다. 밖에 헬기 소리가 크게
남미에서는 브라질 은행들이 가장 규모가 크다. 1위에서 5위까지가 브라질 은행이다. 브라질 7위로 사프라은행(Banco Safra)이 있다. 사프라그룹(J. Safra Group) 계열사다. 유대계인 사프라 패밀리는 시리아의 알레포 출신이다. 오스만제국 시기인 19세기 초에 금융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중동지역 카라반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한다. 성장하면서 베이루트, 이스탄불, 알렉산드리아에 지점을 냈다. 2차 세계대전 후에 유럽, 남미, 미국 순으로 사업지역을 확장해 나갔다. 오늘날의 사프라그룹은 1952년에 사업 거점을 브라질로 옮겨 온 제이콥 사프라가 창립한 것이다. 제이콥 사프라의 아들 에드먼드 사프라는 가업을 이어 은행가로서 경력을 쌓았고 성공적이었다. 어릴 때부터 베이루트에 있는 부친의 은행에서 일했다. 1956년에 스위스 제네바로 이동해 TDB라는 작은 은행을 열었고 100만 달러로 시작해 1980년대에 50억 달러 비즈니스로 성장시켰다. 1983년에 5억5000만
프랑크푸르트를 출발해 마인강을 따라 서쪽으로 한 30분 가다 보면 마인츠 부근에서 라인강과 합류한다. 라인강을 따라 서쪽으로 약 20분 더 가면 외스트리히-빙켈이라는 작은 마을에 닿는다. 요하니스베르크성(Schloss Johannisberg)이 언덕 위에서 그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부속교회도 있다. 성은 지금은 와이너리로 사용되고 있어서 주변 구릉지는 모두 포도밭이다. 성 건물은 그 지방의 음악제 장소로도 쓰이고 있다. 약 40명의 직원이 일하고 포도 수확기에는 120명 정도의 임시직이 고용된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요하니스베르크성은 8세기경 샤를마뉴대제 시절 그 지역 수도원의 와이너리로 출발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저런 곡절을 겪었다. 나폴레옹전쟁이 끝나고 1815년에 비엔나회의가 열렸을 때 이 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의제의 하나였다고 한다. 당시 이미 최고의 명품 산지로 전 유럽에 알려져 있어서 힘 있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차지하려고 나섰기 때문에 결론이 나
인류 역사에서 총이 등장하기 전 가장 많이 쓰였던 병기는 칼이나 창이 아닌 활이었다. 사냥에도 필수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칼은 악당들도 많이 쓰지만 활은 주로 정의의 히어로가 쓰고 낭만적인 느낌까지 있다. 헝거 게임의 캣니스, 어벤저스의 호크아이, 반지의 제왕 레골라스, 그리고 람보다. DC코믹스의 그린 애로우가 종결자이고 국내에도 '최종병기 활'이 있다. 힘과 영웅의 대명사 헤라클레스가 시위를 당기는 유명한 조각상이 활의 에너지를 상징한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올림픽 10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40년 연속 세계 정상'이라는 기록은 다른 어느 종목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드림팀' 미국 남자 농구가 미래에 그렇게 될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그건 지나 봐야 안다. 그리고 한국 양궁팀은 파리에서 금메달 5개를 모두 석권하는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다. 김우진 선수는 통산 금메달 5개로 각 4개를 보유한 사격의 진종오, 양궁의 김수녕 선수를 제치고 한국 올림픽
노르웨이 지도를 보면 나라의 위치와 지형이 불리하고 험해서 경제가 발전하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수많은 피오르(fjord) 때문에 해안선의 길이가 캐나다에 이은 세계 2위다. 섬도 약 24만 개가 있다. 그런데 사실은 정반대로 그 위치와 그 지형이 오늘날 노르웨이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로 만들었다. 1인당 GDP가 국제통화기금(IMF) 추산 9만4660달러로 글로벌 4위다. 미국은 8만5373달러. 노르웨이의 주력산업은 수산업(연어와 킹크랩)과 함께 목재산업이었다. 목재산업은 벌목 후 운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노르웨이의 피오르와 강들은 나라 곳곳을 해안으로 연결했다. 노르웨이는 나라가 남북으로 가늘고 길게 뻗은 형상이어서 내륙에서 바다가 멀지도 않다. 목재는 일단 물에 밀어넣으면 스스로 움직인다. 다음은 에너지다. 노르웨이는 대표적인 수력발전의 나라다. 역시 지형이 뒷받침했다. 나라 전역에 건설한 수력발전소로 노르웨이는 95%의 에너지를 수력발전에서 얻는다
미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국가는 어느 나라일까. 영국? 프랑스? 다 아니고 호주다. 휴스턴에서 시드니까지 비행시간이 17시간 반이나 되지만 호주는 미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다. 할리우드에서도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는 '제이슨 본' 맷 데이먼의 절친이다. 호주는 제1차 세계대전과 태평양전쟁에서 미국과 나란히 싸웠다. 한국전쟁, 월남전, 걸프전, 테러와의 전쟁 모두에서 미국에 지상군 병력을 지원했다. 문자 그대로 혈맹이다. 호주는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정보기관 공동체인 '파이브아이즈' 멤버다. 역사가 제2차 세계대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파이브아이즈의 4개국은 미국 외교에서 1등급 국가로 분류된다. 2021년 9월에 미국, 영국, 호주 3개국만으로 AUKUS라는 안보협의체가 따로 만들어졌다. 파이브아이즈에서 체급이 낮은 뉴질랜드와 프랑스의 측근인 캐나다를 제외했다. 파이브아이즈는 정보동맹이지만 AUKUS는 군사동맹이다. 미국이 호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
영화 '마진 콜'(2013)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소재로 한 수작이다. 제러미 아이언스와 케빈 스페이시를 포함해 앙상블 캐스트인 이 영화 후반부에 스탠리 투치가 폴 베터니에게 하는 인상적인 대사가 있다. 자신이 투자은행에 들어오기 전에는 교량을 건설하는 엔지니어였다고 말한다. 투치가 오하이오에 지은 아치교 하나는 하루에 1만2100명이 이용한다. 그 다리는 35마일 거리를 돌아다니던 운전자들에게 총 84만7000마일을 절약해준다. 한 해에 3억492만마일이다. 다리를 놓은 것이 22년 전이니까 67억824만마일이고 시속 50마일로 그 다리를 넘어간 모든 사람에게 차 안에서 그냥 보냈을 뻔한 총 1531년이라는 시간을 절약해주었다. 투치가 그 많은 숫자를 정확히 암기해서 대사를 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다리라는 인프라가 수많은 사람의 시간을 절약해준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개개인에게는 시간의 절약이고 그 개개인이 일하는 회사에는 업무 효율과 생산성 제고다. 지구상에 있는